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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생활/캔버라생활

하트를 찾아서

2011/04/13 하트를 찾아서

 

캔베라는 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들었다

어제 아침 일본에서 지진이 있었다고 한다.

 지진이 언제 끝날지 예측을 못한다.

동경에 다녀온 사람 말로는 동경이 평온하다고평상시와 다르지 않다고한다.

내가 맡았던 학생중  명이 쓰나미가 발생했던 지역 출신(이시마키)이었다.

어제 메일이 왔다.

자기 집은 괜찮았다고그런데 어릴 적부터 보고 지내온 고향 모습은 사라졌다고 한다. 고향에 살던친구는 복구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오히려 나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한다. 오랜만에 그 친구를 걱정해서 모이는 모임에는 못 온다는 연락이었다. 일하는   24시간 체제이다시간 조정이 되면 온다고 한다 (결국 모임에 와서 모두가 위로를 전하고 기뻐했다).

고향이 휩쓸려간  되찾을 수는 없다새로운 걸, 보다  좋은  만들수 밖에 없다.

지진이 계속되는 생활에 익숙해진다고 해도 불안함이 남아있다그리고 익숙하게 대처하는 것이지 익숙한게 아니다비정상적인 조건하에서도 생활하려면 많은 것을 무시해야 한다. 불안한걸 불안하다고 느끼고 인식하면 잠도 잘 테니까, 다른 사람들도 사는  괜찮겠지 뭐 스스로 다독인다.

나도 동경에 돌아갈 시간이 가까워진다.

지진도 너무 많이 나니까, 불안하기보다 체념이 든다.

이보다 나쁘기야 하겠어.

그러나 원전은 다르다도대체 어떻게 되어가는 건지 와중에도 원전에서 일 할 사람을 모집했더니 시간수당이 좋다고 금방 사람이 모였단다. 아무리 우리가 살아가는게 자신의 목숨을 깎아먹는 것과 같다고 해도 어떤 위험과 후유증이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아무리 현실을 필드웍하는 사회학자라 해도, 가끔 현실을 부정하고 싶을 때가 있다.

요즘이 그렇다세상이 미쳤나 보다, 지구도 화가 났나 보다. 자연재해는 그렇다 쳐도, 원전사고는 인재인 것을... 거기에다 언제까지 여진이 계속될지서서히 미쳐가라는 건지 모르겠다.

오늘은 점심약속이 있었다 교수님이 한국에 다녀와서 피곤해서 몸이 아프단다.

약속을 미뤘다.

그래요저도 한국 갔다 오면 일 주일 아파요

나는 일주일이 넘었어

교수님은 저보다 길게 있었고저보다 바빴잖아요.

근데 한국 갔다오면 아플까?

제가 보기에는 정신적인 피로 같아요, 바빠서 정신이 없잖아요?

한국사회가 마치 조울증에 ‘조’현상 같아요일본은 이지만,

그러니까한국에 가면 무당이 굿하듯 계속 날뛰다가 오는  같아요.

요즘한국사회를 보면 죽는다는게  간단한  같아오늘도 나보다 젊은 사람이 죽었데,

기분이  착찹해....

일본(동경)은요매일 사람들이 (자살해서) 죽어가요.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좋은 것만 보고 마치 좋은 일만 있는 선택받은 민족이고국가인 것처럼 살아요 학생이   시에 전화가 와요선생님 죽고 싶다고....저도 언제까지 살아 있을지 자신이 없어요거기에 있다보면 죽어 가는 게 매일 바로  앞에 있어요그러니 사람들이 우울증이  걸리고 베기겠어요?

그래세상이  말이 맞는  같아살아있는 동안 얼굴을 봐야지금요일에 만나자.

세상에서 보면 성공했고, 부족한게 없을 지 모르나 위태롭게 살아간다.

인간이기에 그렇다.
그러니  순간 앞에 있는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고 싶다.

오늘 아침 교정에서 하트를 찾기 시작했다.

요전 날은 행운으로 굴러온 것이지만오늘은 적극적으로 찾았다.

그리고 하트들을 모았다.

행운처럼 완벽한 하트는 아니었지만, 짖밟혀서 상처도 입었고 찢어진 것도 있었다.

사랑의 모습은  가지가 아니리라.

하트형 낙엽에서 자연이 가르쳐주는 사랑의 다양한 형태를 보고싶다.

사실 하트형 낙엽은 정상적인 형태가 아니다.

 나무 잎사귀는 거의가 하트형이 아니니까.

잎사귀에 정상적인 형태가 있다면하트형은 이상한변형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상한 형태를 보고 꿈을 꾸려고 한다.

환상을 가지려 한다.

인간이기에 그렇다.

예쁜  보고싶다.

꿈을 꾸고 싶다.

악몽 같은 현실에서 도망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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