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4/18 봄에 일어나는 사건
오늘 동경은 갑자기 날씨가 더워졌다.
너무 기온이 급하게 올라서 전철도 냉방이 안 나오고 햇볕은 따갑고 사람들이 피곤해서 늘어졌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 전철에서 사람들이 늘어져서 다 잤다. 물론, 나도 학생이 옆에 있는 데도 불구하고 입까지 벌리고 잤다.
그저께 주로 강의를 하는 대학에서 사건이 일어났다. 작은 사건과 큰 사건이 같은 날 일어났다. 작은 사건은 정말로 사사로운 것이었다. 새로 온 선생이 있었다. 내가 마침 옆에 있어서 이것저것을 안내했다. 그런데 이 분이 인사를 하자마자 내 몸을 만지고 약간 오버를 한다. 나는 같은 여자라도 내 몸을 만지면 아주 긴장한다. 복사실에서 복사를 하다 보니 화장실에 갔다 왔나 보다. 스커트를 팬티에 넣어서 뒤는 완전 다 보였다. 이런 상황은 지금까지 살아도 본 적이 없는 데, 살짝 알려줬다. 나중에는 내가 옷매무새를 고쳐줬다. 뭔가를 할 때마다, 사람을 불러대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수선이다. 근데, 나에게는 반말이다. 웃긴다. 가만히 지켜봤더니 아주 젊은 직원에게도 정중한 말투인 데, 나에게는 반말이라, 흥, 내가 외국인이라는 거지… 다른 외국인 선생에게는 인사조차 안 한다. 그냥 지켜본다. 다른 선생들이 들어오면서 다 나에게 인사를 한다. 가만히 보니 분위기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걸 인식했나 보다. 약간 긴장감이 맴돈다. 나는 그래도 모른척하고 있다. 자기 수업에 학생수가 많다고 잘난 척 방방 뜨면서 난리를 친다. 그래서 몇 명이냐고 물었다. 100명이란다. 다른 수업을 담당하는 선생님께도 물었다. 200명이다. 이것도 아주 많은 편이다. 나는 500명이 넘어요. 숨소리도 안 낸다. 처음부터 잘난 척하려고 난리를 치다가 약간 부끄럽게 되었다. 가끔 이렇게 웃기는 사람들이 있다. 봄이라서...
큰 사건은 다른 선생에게 일어났다. 피해망상증인 선생이 있는 데, 이 사람이 주위 사람들과 문제를 일으킨다. 주위 사람들과 싸운다. 다른 선생은 작년에 온 사람이라, 그 사실을 몰랐던 것. 요즘 피해망상증 선생이 피해를 입은 선생에게 너무 접근을 해서 주위에서는 걱정스러운 눈길로 보고 있었다. 지난 금요일에도 피해를 입은 선생 얼굴을 가까이 보고 얼굴이 어쩌고 저쩌고 했다. 이건 실례인 데… 다른 사람들은 놀래서 눈짓을 했다. 피해를 입은 선생은 스트레스를 받아 위가 아파 학교에 오고 싶지 않았단다.
그러더니, 갑자기 복도에서 학생들도 많이 있는 앞에서 피해를 입은 선생에게 당신 인격을 인정할 수 없다는 등, 전혀 관계가 없는 말을 퍼부었다는 것이다. 피해를 당한 선생이 나에게 이런 일이 있었다고, 왜 그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단다. 수업이 있어서, 수업이 끝나서 집에 가는 길에 말을 하자고 안심시키고 수업에 들어갔다. 나도 파랗게 질린 선생이 걱정이 되어 칠판에 쓰는 한자도 틀리고 집중이 안된다. 그 사이에 학교는 발칵 뒤집혀서, 피해를 입은 선생에게 사정을 듣고 카운슬러가 가고 난리가 났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피해를 입은 선생의 말을 듣고 상처 입은 마음을 달랬다. 피해망상증 선생은 병적으로 피해망상이니까, 그 사람을 이해하려고 하지 말라고, 병이니까, 우리는 의사가 아니라서 고칠 수가 없다고. 피해망상증인 사람은 봄이 되면 증상이 심해져서 사건을 일으킨다. 학교에서는 파악을 하고 있다.
피해망상증인 사람은 그냥 인사하고 필요한 용건만 말을 할 뿐이지, 다른 사람들과 친하지 못한다. 나에게도 처음에 가깝게 접근해 왔는 데, 이상한 말을 해서 상대하는 것을 그만뒀다. 그런데, 그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은 데, 자기가 따돌림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모두가 조심하는 것은 사실이다. 느닷없이 폭발해서 폭력사태가 일어나니 어쩔 수 없다. 우리는 피해자니까. 그 사람에게는 우리가 가해자인 모양이다. 그러나, 우리가 말을 할 때 껴들어도 그냥 같이 말을 한다.
현실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할 사람도 같이 일을 한다는 것이다. 정상인 사람이 피해를 입어 병이 날 지경이다. 병이 되지 않게 가끔 마음을 털어놓고 말을 하라고, 혼자서 고민하지 말라고, 그 정도밖에 할 일이 없다. 그 게 일을 하는 현실이다.
봄이다. 민들레 피고 지는, 벚꽃이 피었다 진다. 사람들의 마음속 울분도 싹이 트고 꽃이 피나 보다. 봄이라서... 고양이도 야옹야옹 친구를 찾아서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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