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15 대학의 벚꽃
어제는 날씨가 화창하게 좋았다. 기온도 아주 높게 올라갔다. 이번 주가 본격적으로 개강한 첫 주였다. 아무래도 개강하는 날은 학생도 나도 긴장한다. 강의를 할 때는 집중해서 잘 모르지만, 끝나면 아주 피곤하다. 거기에날씨도 춥다가 덥다가를 반복해서 피곤함을 더한다. 무엇보다도 힘든 것은 출퇴근 시간에 타는 전철이 각종사고로 인해 지연되거나, 멈추는 일이 다반사다. 이번 주 개강한 주에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타는 전철마다 사고의 영향으로 늦거나 가끔 멈추기도 했다. 단지 전철이 늦거나 멈추는 것은 그렇게 큰 일이 아니다. 전철이늦거나 멈추는 이유는 사람들이 자살하거나, 각종 사고나는 일이 일상화된 것이다. 사람들이 출퇴근길에 눈앞에서 죽어가는 걸 체감하면서 살아가는 너무나 힘겨운 사회인 것이다. 이런 것을 누구에게 말도 못하고 엄청난 스트레스를 안겨준다. 그런데, 어제는 출근길에 사건 사고에 휘말리지 않고 무사히 학교에 갔다. 단지 그 것만으로 너무 기뻐서 학생들에게 오늘 출근길은 사고가 없이 무사히 와서 좋은 날이라고 했다. 직업상 학생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본다. 그러나, 보통 일을 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이 다른 사람들이 죽어가는 걸 곁눈으로 봐야 한다는 일상은 뭐라고 말로 표현하기 힘들게 잔혹하다. 살아가는 것이 매일 총성 없는 전쟁터를 누비는 것이다.
벚꽃이 피는 계절은 현실의 잔혹함과 강한 콘트라스트를 보인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계절은 현실의 잔혹함이라고는 전혀 없을 것 같은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인 것이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풍경에 현실의 잔혹함을 날려버리고 싶다. 아름다움이 눈부신 만큼 현실의 어둠의 깊이도 가늠을 못할 정도로 깊고 어둡다. 환상적인 벚꽃을 보면서 현실의 어둠이 부디 꿈이길 바란다. 올해 벚꽃도 마지막 화사함을 한껏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