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4/26 제주도 4.3항쟁 65주년 추도회
오늘 동경 날씨는 낮에는 더웠다가, 오후 늦게 바람이 거세졌다.
비가 온다는 예 보였는 데, 아직 비가 오진 않는다.
지난 수요일에 500명 넘는 수업을 끝내고 연례행사가 된 4.3 항쟁 추도회에 갔다. 올해로 65주년이다. 행사를 돕는 입장이라, 일찌감치 행사장으로 갔다. 너무 일찍 가서 점심을 사다 먹고 학생들 감상문을 읽고 있었다. 3시에 행사를 돕는 사람들이 모여서 맡은 일을 분담하기 시작했다. 나는 올해도 안내데스크를 담당했다. 맨 앞에 앉아서 예약한 사람들에게는 예매표를 팔고, 그냥 온 사람들에게는 당일 표를 파는 일이었다. 양옆에 당일표 담당과 예매표 담당이 있고 나는 가운데서 양쪽을 하는 것이었다. 여기서 4.3 항쟁 추도회 때 만 만나는 사람들이 있다. 일 년에 한 번, 4.3 항쟁 추도회를 돕는 사람들이다. 그중에는 먼 지방에서 행사를 도우러 오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모두를 잘 안다기보다 대충 아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워낙 낯을 가려서 모르는 사람과 말을 안 섞기 때문이다. 그래서 몇 년을 보는 사람들과도 잘 모르는 사람은 그냥 그렇게 지낸다. 나는 행사가 끝나서 가는 뒤풀이를 가는 일도 거의 없다. 행사가 끝나면 시간이 늦어진다. 집이 멀어서 그대로 돌아가도 밤 11시가 넘는다. 뒷날은 아침부터 일이 있다. 보통 뒤풀이를 가면 이튿날 아침까지 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이 번에 김석범 선생님이 못 오셨다. 건강이 좀 안 좋으시단다. 오랜만에 선생님 얼굴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더니 조금 걱정이 된다.
내 옆에 앉았던 분이 많이 야위었다.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으니, 작년에 남편분이 갑자기 돌아가셨단다. 혼자서 외출한 상태에서 돌아가셨다고 한다. 마음의 준비가 없던 상태에서 갑자기 돌아가셔서 아주 힘들었다고 한다. 지금은 아주 힘든 상태에서 벗어났지만, 아직도 힘든 모양이다.
잘 아는 선배분이 오셨다. 그런데 암이란다. 수술을 하려고 했더니, 전이된 상태라 수술을 못했단다. 젊은 나이는 아니지만, 갑작스럽다. 이렇게 일 년에 한두 번 만나는 분들의 안부였다.
사진은 행사 전에 연습장면을 찍은 것이다.
재일동포의 무용과 합창이 있었고, 동경대학 다카하시 데쓰야 교수의 기념강연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제주도에서 심방이 와서 귀양풀이를 했다. 행사는 65주년 기념이라, 평소보다 훨씬 내용이 좋았던 것 같다. 그러나 사실은 잘 모른다. 나는 계속 밖에서 표를 팔고 안내를 하는 역할이라,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파악을 못하고 있다.
개장하기 전에 벌써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분이 적지 않다. 공연이 시작되기 한 시간 전부터 자리를 잡고 앉아 기다린다. 350명 좌석이 차서 앞에 앉아서 볼 수 있게 요가 나왔다. 계단에 앉아서 볼 사람들을 위해서 방석도 사 왔다. 입장권을 세어보니 약 440명이다. 바깥에서 보는 사람들도 있다. 세상에나, 나는 매주 그보다 100명이나 더 많은 강의를 하고 있다.
'재일 제주도 사람들 > 일본사회와 제주도 사람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도 4.3항쟁 68주년 (0) | 2020.05.01 |
---|---|
올해도 4.3항쟁 추도모임 (0) | 2020.05.01 |
4.3항쟁 기념 추도회 (0) | 2020.05.01 |
4.3 추도회 in 동경 (0) | 2020.04.25 |
봄이 왔다 - 제주 4.3항쟁 70주년 (0) | 2020.04.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