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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아베정권

아베 정권이 바뀐다고?

2018/05/09 아베 정권이 바뀐다고?

 

오늘 동경은 아침부터 가랑비가 오면서 추운 날씨였다. 비는 오후까지도 계속 내렸다.

 

오늘은 한중일 정상회담이 열리는 날이다. 나는 난생처음 문재인 대통령이 동경에 오는데 마중을 가고 싶을 정도였다. 누가 온다는데 공항까지 마중을 간다는 걸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유명 연예인이 오면 마중 나가는 팬의 심정을 아주 조금 알 것 같다. 마중 가고 싶은 마음이 든 것이다. '팬심'이라는 미지의 세계를 살짝 맛봤다.

 

 

한중일 정상회담 결과 어떻게 될 것인지, 귀추를 주목했다. 아베 정권이 태도를 바꾸지 않을,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을까? 현재 아베 정권은 국내외로 막히고 막혀서 돌파구가 필요하다. 여기서 한반도 정세의 평화무드에 숟가락을 얻고 가고 싶을 것이다. 아베 정권이 공짜로 숟가락을 얻는 것은 좋지만, 한국이나 중국을 통해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킬 수는 없다. 미쳤나, 손가락도 안 대고 코를 풀 수는 없는 일이다.

 

한국신문에는 아베 총리가 평양선언에 맞춰서 북일 대화를 재개하고 북일 정상회담까지 하겠다고 나왔다. 거기에는 필수적으로 부수된 역사를 청산해서 북일 수교를 하겠다고도 했다. 과거에 아베 총리가 뒤엎은 일을 다시 해야 하는 굴욕적인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평양선언을 뒤집어 엎고 북한과의 약속을 어긴 것도 일본, 아베 총리가 주도했던 것이다. 만약에 그 때에 북한과의 약속을 지켜서 평양선언을 이행했다면 전혀 다른 북일관계가 성립했을 것이다. 평양선언을 하고 납치 피해자 일부가 일시 귀국으로 일본에 돌아왔을 때, 일본이 일방적으로 영구귀국을 시켜버렸다. 성의를 보인 북한을 묵사발로 만든 것이다. 그 후로 날이면 날마다, 매일 같이 김정일, 북한에 대한 비방과 조롱으로 매스컴을 총동원해서 국민들에게 북한이 얼마나 나쁜지 각인시켰다. 북한과의 관계개선 따위는 하늘이 두 쪽이 나도 없을 것처럼 돌아갈 다리를 자르고 불태운 것은 일본, 아베 총리였다. 그런 소동은 고스란히 일본에 살고 있는 재일동포에게 안겨졌다. 재일동포에 대한 차별, 한국인이나 중국인에게도 얼마나 포악했나. 재일동포가 가족을 만나러 북한으로 가는 배편 만경봉호도 왕래를 못하게 했다. 아이들 교육에 대한 지원금도 잘랐다. 일본에 사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권 조차 깡그리 무시했지만 일본에서 아무도 그런 지적조차 없었다. 재일동포를 짓밟고 또 짓밟아서 겨우 살아가는 지경이 되었다. 자국에 사는 마이놀리티를 정부가 주도적으로 탄압하는 것은 자신들 사회를 파괴하는 행위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을 뒤집어야 하는 것이다. 속이 뒤집히겠지. 자신이 뿌린 씨앗을 거둬야 하게 생겼다. 뿌린대로 거두겠지.

 

지금 북한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판세가 심상치 않다.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고 아무래도 성공적인 결과로 가야 할 흐름이다. 일본은 오늘까지도 자신들의 요구만을 관철시키고 싶어서 안달이 났지만, 판세는 뒤집혔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양치기 소년인 일본의 거짓말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 같다. 절친이라 여겼던 트럼프 대통령도 자국의 이익이 가장 중요하다. 8년만에 어렵사리 일본을 방문한 중국 총리,, 때마침 북중 정상회담이 열린 때 일본의 순 억지를 받아 드릴 이유가 없다. 7년만에 일본을 방문한 한국 대통령은 가야 할 길이 확고하다. 아베정권의 악마 같은 꼬임과 술수에 넘어갈 인물이 아니다. 일본이 갑자기 숟가락을 얻고 손도 안 대고 코를 풀겠다는 시중까지 다 들어줄 수가 없다. 지금까지 일본, 아베정권이 어떤 자세였나? 한국과 위안부문제에 대한 사죄도 않는 정권이 북한과 과거를 청산하고 수교를 맺겠다는 말이 믿기겠나? 국내에서 궁지에 몰린 자신들 지지율 올리기용으로 남북한과 중국을 이용해야 하게 생겼다.

 

그동안 미친듯이 '혐한' '혐중'을 하고 '북풍'으로 지지율을 유지했던 정권이다. 그런 일이 언제 있었냐는 듯이 손바닥을 뒤집고 주변국과 관계 개선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내심은 관계 개선 따위 하고 싶지 않다. 넷우익이 지지기반의 중심인지라, 관계 개선을 한다는 자체가 '굴욕'인 것이다. '굴욕'적인 길로 돌아서야 하게 생겼는데, 과연 돌아 설 수 있을까? 이 것은 한국의 자한당 대표가 지금까지 했던 발언을 그만두고 갑자기 건설적인 발언을 하면 신뢰할 수 있을까? 와? 같은 문제다. 현 지지기반도 잃고 다른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을 수도 없다. 그런 처지에 놓인 것이다.

 

일본 국내 기사로는 아베 총리가 주도적으로 뭔가 한 듯한 뉘앙스를 풍기며 자화자찬하고 있다. 일본이 옳다, 지금까지 해왔던 압력을 가하는 노선을 지지해야 한다. 압력을 가하니까, 남북정상회담도 하고 북미 정상회담도 하는 것이라는 거짓말을 언제까지 하고 있다. 제팬 패싱이 아니라, 스스로가 지구 밖으로 나가고 싶은 것이다. 히키코모리인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설득당했다. 더 이상 일본의 억지주장을 부리지 못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한국의 입장을 그다지 큰 차가 없을 걸로 보인다.

 

일본이 적어도 지금까지 정부와 매스컴이 한통속이 되어 주도했던 '혐한' '혐중'에서 한중일 정상회담을 열 수 있었다는 자체가 큰 성과다. 중국과 한국이 얼마나 대인배인지 보여줬다. 아베 정권도 언제까지 미국에 따라 꼬리만 치지 말고 주변국과 '정상적인 관계'를 회복해야 되지 않겠나 싶다. 싫으면 관두고........

 

 

지난주에 찍은 붓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동경 방문을 축하드리는 의미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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