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5/30 동경에서 장마철 지내기
지난 금요일부터 오늘 아침까지 3일 연달아 비가 왔다.
집 안팎으로 칙칙하다.
장마철이라서 그런가 했더니 규슈 쪽에 왔던 태풍 때문이었다고 한다.
요즘은 태풍도 철을 가리지 않고 오나보다. 오늘도 비가 올 줄 알았다. 그래도 빨래나 청소를 미룰수가 없어 늦은 아침밥을 먹고 청소를 하다 보니 날씨가 개어왔다. 세탁기를 돌리는 동안에 목요탕도 청소를 하고 얼른 빨래해서 바람이 불때 널고 장바구니를 가지고 시장을 보러 갔다. 장마철에는 습기가 많아 집안을 청결히 하지 않으면 냄새가 나고 곰팡이가 슬기 쉽다. 그래서 평소보다 더 청결히 해야 한다.
우선은 구마모토에 김을 보내고 나서 시장을 본다.
역 가까이에 지역복지센터에서 운영하는 작은 가게가 있다. 그 가게에는 이 지역에서 생산하는 신선한 채소가 있고, 가게 안에는 식품, 장애인 시설이나 노인시설에서 손으로 만든 것이라든지, 리싸이클 의류 등 여러 가지가 놓여있다. 나는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우선 여기를 둘러보고 마트로 간다. 오늘 간 것도 식빵이 떨어져서 사러 간 것이다. 그 가게에서는 식빵만 사고, 마트에서 카레, 과자와 아이스크림 등을 샀다.
집에 와서 단골 메뉴를 만들어 점심을 먹었다.
내가 자주 만들어 먹는 단골 메뉴는 어묵을 넣은 야채볶음이다. 우선, 달구어진 프라이팬에 생강을 넣는다. 그다음에는 어묵과 야채를 넣고 조금 볶다가 야채가 숨이 죽으면 맛술을 넣는다. 그다음은 간장을 넣어서 마무리한다. 마지막에 후추를 친다. 국수를 삶아서 같이 먹어도 좋은데 오늘은 빵과 같이 먹었다. 이렇게 하면 야채를 많이 먹을 수 있다. 밥을 잘 안 먹는 편이라 밥을 안 먹고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러고 나서 오늘 마감인 학회 보고 요지를 쓸 준비에 들어갔다. 우선 기초자료를 보고 어떻게 윤곽을 잡아야 할지 며칠 생각을 했는데도 학회 측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시킬 묘안이 없다. 초대를 받아서 가는 거라 최대한 학회측 요청을 충족시킬 노력을 해야 한다. 걸으면서 생각을 하면 몸과 같이 머리도 움직이니까, 걸으면서 생각하려고 산책을 나갔다. 요 며칠 비가 와서 산책을 못했더니 몸이 찌뿌둥하다. 요사이는 산책코스를 걷는 중 공원에서 윗몸일으키기도 한다. 오늘은 40번했다. 한 시간쯤 걸으니까 몸이 풀리는 것 같다.
집에 와서 학회 보고 요지를 썼다. 전혀 만족할 만한 것은 못썼지만 마감을 지키는 게 중요하기에 메일에 첨부해서 보냈다. 본격적인 건 지금부터 준비해서 써야 한다.
장마철에는 집에서 냄새가 안 나게 청결히 하고 통풍에 주의한다.
비가 개였을 때 필요한 일들을 재빨리 해야 한다. 그리고 몸과 마음이 축 처지지 않게 맛있는 음식을 먹고 운동을 해서 기분을 전환한다. 요사이 동경에서 오는 비는 방사능이 있어 가능하면 안 맞는 게 좋다. 비를 안 오게는 할 수가 없고, 일을 안 할 수도 없는 일.
그래도 속이 상한다.
말 그대로 비도 맞으면 안 되고, 숨도 맘 놓고 못 쉬는 세상에서 무얼 바랄 수 있을까?
어떤 희망과 기대를 가질 수 있을까?
내가 희망과 기대를 가질수 없는데,
어떻게 학생들에게 미래를 기대하고 희망을 가지라고 전할 수 있을까?
정말로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