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19 평범한 토요일
오늘 동경은 좋은 날씨였다.
오전 중에는 맑고 바람도 살랑살랑 불어서 베개를 말리고 빨래도 했다. 그리고 늦은 아침 겸 점심을 많이 먹었다. 집에는 어제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시장을 봐와서 먹을게 많다. 나는 주말에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밖에 나가기가 싫다. 그래서 학교에 갔다오는 길에 시장을 봐온다. 어제는 운좋게도 지역에서 생산한 아침에 밭에서 캔 신선한 야채가 많이 있었고 닭도 싸서 시장을 좀 많이 봐왔다. 신선한 야채를 많이 살 수 있으면 행복해진다. 야채가 신선해서 마트에서 사는 것과 달리 부드럽다.
신선한 야채로 루콜라와 작은 당근, 고마츠나, 엔도우 마메 등 야채에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후추와 소금, 레몬을 하나 짜서 샐러드를 만들었다. 후추와 소금은 넣을 때 갈아서 넣는다. 후추 향기가 좋다. 삶은 닭고기와 같이 먹으니 닭고기 기름진 걸 개운하게 중화시켜준다. 이래서 서양사람들이 고기를 먹을 때 샐러드를 같이 먹는구나. 닭고기도 양념을 해서 구워 먹으면 더 맛있는 데 나는 그냥 삶아서 먹는다. 이 닭고기는 안전하게 키워진 것이라서 그런지 냄새가 전혀 안 난다.
닭을 삶을 때는 마늘과 생강을 넣는데, 요새는 거기에 다시마를 넣는다. 다시마를 넣으니 국물에서 감칠맛이 난다. 닭고기를 먹고 난 다음에 국물에 당근과 양파, 샐로리, 감자를 넣어서 수프를 만들 거다. 수프를 먹다가 싫증이 나면 토마토 통조림을 넣거나 허브를 넣어서 맛에 변화를 준다. 닭을 한 마리 사 오면 며칠을 먹어서 편하다. 어제 만든 샐러드를 오늘까지 먹었다. 내일은 토마토와 햇양파를 많이 넣은 샐러드를 만들 작정이다. 요새가 토마토가 많이 나오고 양파도 햇양파라서 맵지도 않고 아삭아삭 맛이 있다.
오늘은 오전에 집안일을 조금 하고 집안에 바람이 잘 통하게 창문과 벽장, 문이란 문은 전부 열어놓고 낮에 도서관에 갔다. 빌려온 책을 반납하고 새로 들어온 책들을 보고, 책을 몇 권 읽었다. 그리고 새로 책을 다섯 권 빌려왔다. 그중 한 권은 연구회에서 읽을 책이다. 그런데, 책이 엄청 두껍다. 조금 일찍 빌리길 잘했다. 저자가 아주 유명한 사람이다. 나도 일을 같이 한 적이 있고, 저녁도 한 번 같이 먹은 적이 있다. 책을 읽은 인상과 많이 달랐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 보니 어느새 저녁이 되었다. 나는 시간이 아직 이른 줄 알았는데, 갑자기 어두워져서 비가 올 조짐으로 보여 서둘러서 집을 향했다. 오는 길에 헌 책방에도 잠깐 들렀지만 살 게 없었다. 강을 건너고 공원을 지나서 집으로 오는 길에 보니까, 공기가 습기를 머금고 있어서 무겁고 축축하다. 집에 도착해서 서둘러 아침에 열어놓고 간 문들을 전부 닫았다. 시간을 보니 어두워질 시간이 되었던 것이다.
저녁 공기가 너무 무겁고 시간이 늦어서 산책은 안 갔다. 삶은 닭다리 하나와 어제 만든 샐러드로 저녁을 먹었다. 후식으로 유자차를 넣은 유자향이 나는 요구르트를 먹었다.
특별한 일이 없이 평온하게 보낸 평범한 토요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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