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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

스트레스 우체국

2016/05/16 스트레스 우체국

 

오늘 동경은 아침에 흐리고 비가 오면서 추운 날씨였다. 오후가 되면서 맑게 개고 기온도 올라갔다

오늘은 월요일, 도서관에 가는 날이다. 도서관에 가면서 우체국에 들러서 호주로 소포를 보내려고 소포를 들고나갔다.. 지난주 월요일에도 시드니 친구가 주문한 옷을 완성해서 EMS로 보냈다. 가까운 우체국에 가면 약간 스트레스를 받아서 가기가 싫다. 그래도 가장 가까운 우체국이라서 쓴다. 우편물을 발송하는 창구에는 아줌마 직원과 아가씨 직원이 있다. 내가 가면 아줌마 직원이 내가 원하는 방식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보내도록 강요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우체국 물건을 하나라도 더 팔려는 것이다. 내가 돈 내고 보내는 우편물인데, 직원이 원하는 방식으로 비싸게 보내야 한다는 것이 싫다. 아가씨 직원은 말귀를 알아들어서 그런 불편함이 없다. 그래서 나는 되도록 아가씨 직원과 상대하려고 한다. 아가씨 직원은 눈치가 있어서 내가 우표를 좋아하고, 우편물도 많이 발송해서 보내는 방법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다. 아줌마 직원은 외국인이니까, 무조건 가르쳐야 된다는 사람이다. 우편물 내용도 별 걸 다 체크하고 난리를 친다. 오늘도 내용물에 "목걸이"라고 썼더니, 비싼 것이 아니냐고 물어서 "아이들이 하는 장난감 같은 것"이라고 했다. "장난감?" 이냐고 다시 묻는다. 일본 말을 못 알아듣는 모양이다. 답답하다. 아줌마는 자기가 일본말도 이해를 못 하면서 나를 서류도 못 읽는 사람으로 취급한다. 아주 무례하다.

오늘도 피곤한 실랑이가 있었고, 결국은 우편물을 보내지도 못하고 들고 왔다. 국제우편에서 가장 빠른 배달은 EMS로 요금도 비싼 편이다. 호주에 보낼 때는 SAL이라는 것이 있어서 비교적 저렴했다. 대신에 SAL은 보통으로 가는 것이라,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도 모르고 배달상황이 추적도 안된다. 그런데 오늘 가져간 것 우편요금이 너무 비쌌다. 호주달러로 50불이나 한다. 내가 생각했던 요금의 두 배나 된다. 요금을 듣고 깜짝 놀라서 우편요금표를 달라고 했다. 옆에서 아가씨 직원이 EMS가 더 싸다고 한다. 우체국에서 패킹을 다시 하기도 번거로워서 요금표를 받고 그냥 집으로 가져왔다. 이렇게 단순한 일도 한번에 못 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요금표를 보니 EMS가 훨씬 싸다. 아니, 요금이 이상하다.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배달이 되는 EMS가 싸고, 언제 도착할지 모르는 보통이 비싸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 내가 우편요금을 저렴하게 하려고 SAL를 택했는데, EMS가 저렴하다면 먼저 알려줘야 할 것이 아닌가? 우체국에 직원이 몇 명이나 있지만, 손님은 한 명도 없어서 한가했다. 오늘도 우체국에 가서 물건도 못 보내고 화가 나서 돌아왔다. 나처럼 평일에 일하는 사람은 우체국이 열린 시간에 맞춰서 가기도 어렵다. 모처럼 시간을 내서 갔는데, 보내지도 못하니 화가 난다

엽서용으로 귀여운 새 우표라도 사지 않았으면 정말로 열만 받았을 것이다. 동경에서 이렇게 단순하고 간단한 일도 한 번에 못한다. 너무 말이 통하지 않아서 불편하고 불쾌하다. 가장 편한 것은 ATM이나 무인판매다

학교에서 돌아와 저녁을 먹고 독일 아마존에 바늘 세트를 주문했다. 독일어는 전혀 모르기 때문에 약간 불편한 점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영어라서 원하는 걸 주문하는 것이 전혀 어렵지 않았다. 같이 배달해줬으면 하는 상품도 있느냐고 묻는 메일도 썼다. 참고로 같은 바늘세트는 일본 국내에서는 가격이 두 배나 된다. 말이 통하는 일본에서 산다면 두 배의 가격을 주고 눈치 보면서 어렵게 사야 한다는 것이다. 요새 동경에서는 많은 것들이 이런 상황이다. 필요한 물건을 편하게 사기도 힘들다. 세상이 엉망진창이 되고 말았다

어제 저녁 무렵에 찍은 창밖의 느티나무 사진이다. 베란다와 방에서 찍었다. 내가 컴퓨터 앞에 앉아서 보이는 각도도 찍었다. 밖에 나가면 스트레스를 받아서 이런 창밖의 느티나무에게 위로를 받는 느낌이 든다. 고맙다, 느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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