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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위안부 관련

위안부 피해자를 죽이지 말라

6월 7일 NHK에 의하면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14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5,383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311명으로 사망률 5.78%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38명으로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을 포함한 확진자 누계가 17,914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929명으로 사망률 5.18%이다. 같은 날,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57명으로 그중 4명이 해외유입, 53명이 지역감염이다. 확진자 누계는 11,776명, 사망자 누계가 273명으로 사망률 2.32%이다.

 

오늘 아침 일어나서 아침을 챙기고 컴퓨터를 켜서 한국 뉴스를 보자 한겨레 신문에 [정의연 마포 '위안부 피해자 쉼터' 소장 숨진 채 발견]이라는 기사가 떴다. 아, 올게 왔구나 싶었다. 그동안 언론이나 추측성 기사에 달린 댓글, 검찰의 쉼터 압수 수색 등으로 윤미향 의원과 정의연 관계자를 얼마나 공격했나? 언론과 정치가는 이용수 할머니를 내세워 윤미향 의원과 정의연을 저격했다. 죽으라고 저격하고 공격을 했으니까, 그 결과가 나왔다. 아마,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에도 마음이 아프고 상처를 많이 받았을 것이다. 할머니들을 돌보는 입장에서는 자신의 노력이 부족해서 그런 결과가 되었을 걸로 생각하지 않았을까? 이용수 할머니를 직접 돌보는 입장이 아니어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이기 때문에 남의 일이 아닌 걸로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이용수 할머니를 탓하는 것이 아니다. 이용수 할머니는 거기까지 하셨으니 인권운동가로서 할머니가 뜻이 맞는 사람들과 가고 싶은 길을 가시면 된다.

 

한국 언론에서 일본 극우의 앞잡이가 되어 칼춤을 출 때, 진보언론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같이 날뛰는 걸 보면서 참담하기 짝이 없었다. 윤미향 죽이기가 목적이었다. 윤미향이 30년간 몸담았던 정의연을 죽이고 싶었던 것이다. 왜 윤미향과 정의연을 죽이는데 한국 언론이 앞장섰을까? 윤미향과 정의연을 저격하고 공격하는 기사의 몇십 분의 일이라도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운동을 해온 단체에 관심을 가진 기사를 쓴 적이 있었나? 사건은 윤미향이 더불어 시민당 비례대표 후보가 되었을 때부터 시작되었다. 한국에서는 윤미향 씨가 비례대표 후보인 줄도 몰랐는데, 일본 언론에서 한일 관계를 들먹거리면서 벌써 협박을 하고 있었다. 정의연과 같은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시민운동을 해온 인물이 국회의원이 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 한국 국회의원은 한국 국민이 알아서 뽑는다. 일본을 위해 한국 국회의원을 뽑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한일관계는 항상 일본에서 망치고 있다. 일본 극우와 그들의 지지하는 극우 정권이 원하는 한일관계가 무엇인가? 일본이 식민지 지배와 전쟁을 통해 저지른 만행에 대해 인정도 하지 않고 반성도 하지 않는데 한국은 얼마나 그들을 용서하고 그들의 노예가 되라는 말인가? 일본 극우와 그들이 원하는 한일관계는 한국이 일본에 종속된 관계를 뜻하는 것이다. 아직도 그들은 한반도가 자신들의 '식민지'로 알기 때문에 한국의 국회의원 후보에 대해서 제멋대로 국회의원이 되면 안 된다고 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내정간섭'이 된다는 짓거리도 서슴지 않는다. 자신들에게는 한국이 아직도 '식민지'라는 망상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일본 극우와 일본 언론의 뜻을 받들어 한국 언론에서 윤미향 의원을 공격할 때, 윤미향 의원 죽이기라는 걸 알았다. 윤미향 죽이기는 윤미향이 아니라, 위안부 피해자를 죽이는 것이다. 한국 여성의 목소리를 죽이고 결국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것이라는 걸 안다. 그래서 윤미향 의원이 죽을 까 봐 걱정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다스뵈이다에서 나서 한국 언론의 보도에 대해 팩트체크를 해서 얼마나 다행으로 여겼는지 모른다. 정의연의 원로들이 발표한 성명문에 대해서도 오마이뉴스에서 본 것뿐이다. 포털에서 그 뉴스를 본 것 같지 않다. 한국 언론의 보도 행태에 대해 해외에서 정의연과 연대했던 시민단체가 나서서 정의연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표명했지만 한국 언론에서는 거의 다루어지지 않았다. 윤미향과 정의연이 뭘 잘했고 잘못했느냐가 아니라, 그냥 죽이고 싶은 대상이기 때문이다. 

 

안성 쉼터에 관한 보도를 보면서 윤미향 의원의 고령의 부친이 컨테이너에서 지내면서 박봉을 받으며 관리했다는 걸 보고, 윤미향 의원은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운동에 자신만이 아니라, 가족까지 희생시키면서 했구나 싶었다. 한국 언론에서는 윤미향 의원을 처음부터 위안부 할머니들을 이용해 등쳐먹은 천하에 못 된 사기꾼으로 정해놓고 있었다. 시민단체에서 언제부터 나라에서 보조금을 받을 수 있었을까? 정의연은 윤미향 의원 혼자서 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만약 그런 일이 있었다면 내부에서 알게 되어 있다. 시민단체에 모여 시민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정의감이 남달라서 그런 부정이 있었다면 내부 고발이 되어도 몇 번 되었을 것이다. 역대 정권 중에서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시민단체가 껄끄러웠던 정권에서 왜 정의연을 해체시키지 못했을까? 그간 윤미향 의원의 부정이 있었다면 그 걸 빌미로 정권이 개입해서 얼마든지 해산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정의연이 현재까지 활동을 계속할 수 있었다는 것이 정의연이 부정을 하지 않았다는 걸로 보인다.

 

오늘 아침에 뉴스가 한국에서 보도가 나오자 마자 거의 같은 시간에 일본에서도 기사로 떴다. 일본에서 보면 한국의 좋은 일은 기사가 되지 않거나 보도가 돼도 늦지만, 한국의 좋지 않은 기사는 동시에 뜬다. 윤미향 의원이 한국 언론에 저격을 당하고 공격당하는 뉴스를 일본 언론에서는 마치 윤미향 의원과 정의연을 공개처형이라도 하는 듯이 망나니 칼춤을 추고 있었다. 한 번은 분석을 해야 할 것 같아서 기사를 보고 모았지만 너무나 비열해서 도저히 글을 쓰지 못했다. 지금 이 시대에, 위안부 피해자가 아닌 윤미향 의원과 정의연을 향한 행태를 보면 전쟁에 끌려간 위안부를 어떻게 대했을까? 대부분의 위안부는 죽여버렸기 때문에 살아남은 사람들이 적다. 살아 남아도 차마 조국에, 가족 품에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살아 남아도 보통 사람들처럼 평범한 삶을 살 수 있었을까? 전쟁 중에 수많은 일본군에게 당한 성폭행이라는 끔찍한 트라우마를 안고 힘든 삶을 살지 않았을까? 일본과 일본군에게는 전쟁이 끝났지만, 위안부 피해자에게도 전쟁이 끝났을까?

 

한국 언론과 검찰, 그들 편에 선 사람들이 윤미향 의원과 정의연을 저격해서 공격할 때, 죽으라고 때리는 것이니까, 견디지 못한 누군가에게 불행한 일이 생길 줄 알았다. 김어준이 일당백으로 싸워줘서 정말 다행이었다. 검찰이 쉼터를 압수 수색하는 걸 보도하는 사진을 보고 쉼터에 계시는 할머니가 충격을 받아서 돌아가시는 일이 생길 줄 알았다. 5월 26일에 나눔의 집에 계셨던 할머니 한 분이 돌아가셨다. 이번 소동과 인과관계가 궁금하다.  윤미향 의원이 21대 국회가 시작하기 전날 기자회견을 할 때 땀을 비 오듯 흘렸다. 그에 대해, 외모 비하와 거짓말을 하고 있어서 땀을 흘렸다고 한다. 수많은 기자가 잡아먹을 듯이 있고 스포트 라이트로 뜨거워진 상황에 윤미향 의원은 대단히 긴장해서 땀이 났을 걸로 본다. 나도 5월 일교차가 심한 어느 날 땀을 비 오듯 흘리며 학교 화장실에서 쓰러졌던 적이 있었다. 범죄를 저질러서나 거짓말을 해서가 아니라, 날씨와 스트레스 때문이었다. 학교 소파에 누웠다가 일어났더니 땀으로 물이 흥건하게 고였더라. 요새도 온라인 강의를 하는 데, 같은 시스템이라도 학교에 따라 다르거나, 타이밍에 따라 상황이 달라서 제시간에 강의를 시작하지 못해 대학에 연락을 하면서 트러블을 해결할 때, 나도 모르게 땀에 젖어 끈적끈적한 몸으로 강의를 할 때도 있다. 예상하지 못한 트러블로 긴장을 한 때도 자기도 모르게 땀을 흘리고 있더라. 

 

오늘 뉴스를 전하는 기사 중에 검찰에서는 쉼터 소장에게 출두하라고도 하지 않았고 압수 수색을 할 때 현장에 없었다면서 검찰이 압력을 가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압수 수색 현장에 없었다고 압력을 받지 않을 수 있을까? 할머니들을 생각하면 할머니보다 더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윤미향 의원과 정의연을 죽으라고 공격하는데, 그 영향을 받지 않을 수가 있을까? 기자들이 취재를 하느라고 카메라를 들이대고 초인종을 눌러대는데, 영향을 받지 않을 수가 있을까. 오늘 윤미향 의원 사진을 찍은 각도도 어디서 이런 사진을 찍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 정도였다. 정의연이 범죄의 소굴이고 윤미향 의원이 수괴라도 된다는 말인가? 그렇게 정해 놓고 보도를 하는 기사를 많이 본다. 윤미향과 정의연 죽이기는 위안부 피해자 죽이기다. 위안부 피해자는 일본군에서 피해를 입은 것도 모자라서 일본 극우의 앞잡이 같은 자국 언론과 자국의 권력에 의해 다시 짓밟히고 유린당해도 된다는 말인가? 일본을 위해서 위안부 없애기에 앞장서서 사람을 죽이고 있다. 

 

오늘 돌아가셨다는 분은 강한 정의감과 사명감, 자부심으로 자신을 희생하면서 그 일을 해온 것이 아닐까? 그렇기에 언론에서 부당한 공격을 받고 검찰의 압수수색을 경험하면서 느낀 모멸감도 강하지 않았을까? 자신의 인생을 희생하면서 해온 일에 대해 공격을 받는 것은 자신의 인생이 송두리째 부정을 당하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정말로 얼마 되지 않는 박봉으로 얼마나 큰 부담을 안고 그 일을 해오셨을까? 도저히 일에 대한 보수로 생각하기가 어렵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돌보는 걸 자신의 인생을 걸고 헌신하는 마음으로 해온 것이 아닐까? 그에 대해 오늘 본 기사나 댓글에도 여전히 윤미향 의원과 정의연을 공격하고 있다. 고인에 대해서도 죄가 있으니 그렇게 된 것이 아니냐는 글을 본다. 어떤 죄가 있는지 묻고 싶다. 그분의 헌신과 노고, 그동안의 희생에 대해 머리 숙여 감사한다. 부디 평안한 여정이 되시길 바랍니다. 이 세상에 살아남은 사람들이 그분 몫까지 해야 할 숙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