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06 장마철 쾌적하게 지내기
오늘 동경 날씨는 맑다.
어제는 저녁때 같은 단지에 사는 선생이 집에서 차를 마시고 같이 산책을 했다. 어제 날씨는 그야말로 장마철 특유의 칙칙한 날씨였다. 어젯밤에는 비가 왔다.
날씨가 번갈아서 춥다가 덥다가를 반복한다. 그래도 여름을 향한 것은 틀림이 없기에 오늘은 드디어 방에 깔고 있는 겨울용 카펫을 목욕탕에서 발로 밟아서 빨았다. 그리고 방에는 여름용 카펫으로 바꿨다. 다다미방에 큰 테이블을 놓고 거기서 일을 하고 밥을 먹는 생활을 해서 카펫을 깔지 않으면 의자 때문에 다다미가 상한다. 어제 아침에는 겨울 바지들을 상자에 집어넣고 좀약을 넣었다. 여름바지 들은 꺼내 놓았다. 그동안 하고 싶었는데 날씨가 꾸물거려서 차일피일 미루었던 일들이다.
오늘은 오랜만에 집 청소도 제대로 했다.
나는 청소를 좋아한다. 청소를 좋아한다기 보다 더러운 걸, 특히 먼지를 싫어한다. 청소는 일주일에 한번 밖에 안 하지만, 청소하기 편리하게 모든 걸 배치했다.
그리고 청소에도 단계가 있다. 청소는 하다보면 끝이 안나는 일이기도 해서, 제일 간단히 하는 청소는 저녁때 안경을 벗고 청소기를 돌리는 것이다. 저녁 때 안경을 벗으면 모든 게 잘 안 보인다. 그래서 간단한 청소인 것이다. 제대로 하는 청소는 날씨 좋은 날 아침에 먼지떨이로 높은데 먼지를 쓸어내는 것부터 시작해서 집안에 있는 매트들을 밖에다 내놓고 청소기를 돌린 후 물걸레로 닦는다. 현관도 구두를 정리해 넣고 물걸레로 닦는다. 물론 베란다도 쓸고 씻는다. 유리창 청소도 자주 하는 편이다. 화장실 청소는 매일 하는 게 기본이다. 부엌은 쓰고 나면 그때그때 가볍게 주위를 훔친다.
항상 신경을 쓰는 건 더럽히지 않은 것과 통풍이다.
쾌적한 생활을 위해서다.
그러나 정리정돈을 잘하지는 않는다.
정리정돈을 잘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다. 서랍에 놓인 옷은 색상별로 정리되어있다. 옷도 엄청 많으나 뭐가 어디 있는지 대충 안다. 병원에 입원했을 때 아는 사람에게 집에 가서 어느 서랍을 열면 뭐가 있으니까 가져다 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다. 그 정도 일은 차질이 없을 정도로 정리되어있다. 빨래를 널 때도 색상이 조화스럽게 넌다. 널린 빨래가 색상 조합이 예쁘게 되어있으면 기분이 좋다. 그걸 위해서는 집에서 평소에 입는 옷도 색상 조합이 잘되야한다.
그릇도 한눈에 알기 쉽고 쓰기 쉽게, 꺼내고 집어넣기 쉽게 정리해서 가능한 예쁘게 수납을 한다. 나는 그릇도 서랍에 정리해서 넣는다. 자주 쓰는 그릇이나 컵은 항상 나와있다.
그런가 하면 정리방식이 아주 다른 것도 있다. 내 책상에는 하는 일들이 쌓여있다. 그래서 일을 할 때는 책상 위를 뒤져가면서 한다. 물론 뭐가 어디 있는지 대충 안다. 쓰고 난 다음에도 제자리에 놓아야 한다.
근데 나는 몇 가지 일을 동시에 진행한다. 하는 일 종류가 많다. 담당하는 과목도 다양하지만, 필드 워커라서 자료들도 만만치 않다. 거기에다 취미로 하는 것도 놓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넘쳐난다. 진짜로 말 그대로 재료를 집어넣을 데가 없다. 남이 보기에는 정리가 안된 것처럼 보이지만, 나름대로 정리가 되어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은 어디까지나 관심을 가지고 있다. 싫어하는 일 그러나 필요한 일도 있다. 다리미질 같은 일이다. 빨래도 빨아서 너는 것 까지는 좋아하지만 걷어들여서 빨래를 개키고 정리하는 건 관심이 없다. 그래도 정리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수습이 안되니까, 그런데 다리미질은 미룬다. 옷을 살 때부터 다리미질을 하지 않아도 되는 걸 고른다. 그래도 필요한 게 있지만, 가능한 한 미룬다. 그러다 보면 잊는다.
쾌적한 생활은 모든 걸 완벽하게 하지 않는 것에, 적당히 하는 데 있다.
그것도 자기 기준으로다.
청소를 깨끗이 하지 않아도 별지장이 없다.
정리정돈도 마찬가지다.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된다.
물론 안 해도 된다.
어디까지나 자신의 선택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