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09 밥을 먹었다
오늘 동경은 아침부터 비가 오면서 기온도 낮은 선선하다 못해 좀 춥게 느껴지는 날씨였다. 요새 날씨가 심하게 들쑥날쑥하다. 지난 목요일은 최고기온이 37도나 되었다가 뒷날은 최고기온이 28도였다. 오늘은 최고기온이 24밖에 안된다. 최고기온이 하루 차이도 10도나 차이가 나게 들쑥날쑥거려서 사람들이 정신이 없다.
요새 더위는 아주 공격적인 느낌이다. 인간이 살아남기가 힘든 더위라고 동료들도 짜증을 낸다. 더위를 상대로 짜증을 낸다고 해서 뭔가 달라지는 일은 전혀 없지만, 짜증을 내는 마음은 너무 공감이 간다.
나는 3 주만에 토요일 집에서 편하게 쉬면서 지냈다. 그리고 정말로 오래간만에 밥을 해서 먹었다. 어제 학교에서 돌아오면서 현미를 사고 눌린 보리를 샀다. 어젯밤에 콩을 물에 담가서 불렸다. 오늘 아침에 현미에 잡곡과 콩을 넣어서 밥을 했다. 현미밥을 처음 했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걸 알았다. 한꺼번에 밥을 많이 해서 한번 먹을 만큼 랩에 싸서 냉동했다. 요즘은 주로 샌드위치를 도시락으로 가져갔는데, 다음은 현미밥이 도시락이 될 것이다. 현미밥은 반찬이 별로 없어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오늘은 밥을 먹느라고 생선도 굽고 양념된장에 양배추를 삶아서 쌈을 싸서 먹었다. 미역국까지 챙겨서 먹었으니 아주 잘 차린 밥상이 되고 말았다. 밥을 하는데 시간이 걸려서 아침밥은 아점이 되고 말았다. 그래도 오랜만에 밥을 해서 반가운 느낌이 들었다. 현미밥이 맛은 별로였다. 그러나 흰쌀밥처럼 무겁지 않아서 좋았다. 현미밥을 먹는 친구에게 맛있게 하는 방법을 물어야지.
흰쌀밥을 먹을 때는 먹지만,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찰진 쌀밥은 무겁고 반찬을 필요로 한다. 반찬을 먹으면 염분 섭취가 늘고 손도 많이 가서 귀찮다. 그래서 밥을 할 때는 잡곡과 콩을 많이 넣어서 했다. 이번에 현미로 바꿔본 것이다.
저녁에는 가지와 튀긴 두부를 된장 맛으로 볶아서 레타스에 싸서 먹었다.
오랜만에 토요일 집에서 천천히 쉬어서 참 좋았다. 비가 왔지만 날씨가 선선해서 더 좋았다. 밥을 해서 먹었더니 왠지 마음이 뿌듯하다. 밥을 안 먹는다고 굶는 것은 전혀 아니지만, 아무래도 밥의 존재감이 확연히 다르다. 아무래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밥을 오랫동안 먹었던 기억이 어딘 가에 쌓였을 것이다. 그래서 밥을 하는 것이 손이 가고 귀찮아도 반갑고 뿌듯한 기분이 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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