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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스가정권

일본, 표류하는 스가 정권 1

NHK에 따르면 3월 1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121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111,797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395명으로 사망률 1.25%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698명으로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을 포함한 확진자 누계가 434,129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7,961명으로 사망률 1.83%이다. 일본의 코로나 백신 접종 건수 누계는 31,785이다.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355명으로 내역을 보면 지역감염이 338명이고 해외유입이 17명이다. 확진자 누계가 90,029명이 되었고 사망자 누계는 1,605명으로 사망률 1.78%이다. 한국의 코로나 백신 접종 건수 누계는 21,177건이다.

 

동경도의 신규 확진자가 지난주보다 57명이 적다. 사망자는 10명이 많다. 동경도 신규 확진자는 많았을 때에 비하면 대부분 줄었지만 사망자는 여전히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일본 전국 신규 확진자는 지난주보다 42명이 줄었다. 사망자는 5명이 줄었다. 월요일 신규 확진자가 가장 많았을 때가 1월 18일 4,925명이다. 그에 비하면 현재는 7분 1 정도로 줄었다. 하지만 사망자는 그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오늘 신규 확진자가 100명 이상 발생한 지역은 치바 127명, 동경도 121명이다. 치바가, 아니 지금까지 다른 어느 지역도 동경도보다 신규 확진자가 많이 나오는 일을 상상도 못 했는데 치바가 동경도보다 많이 나왔다. 수도권 신규 확진자가 전체의 51.7%를 차지한다.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지역은 동경도 19명, 사이타마 7명, 효고와 아이치 각 4명, 치바 3명 등으로 합계 51명이다. 수도권 사망자가 전체의 60.8%를 차지한다. 

 

작년 여름에 코로나에 감염해서 증상이 악화되었다가 회복한 40대 남성의 경우, 갑자기 고열이 나서 평소에 다니던 병원에 가서 몇 번이나 상담을 하고 10일 뒤에 겨우 PCR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 후 바로 입원해서 폐렴이 돼 있어 '중등증'으로 일시적으로 산소마스크를 써야 할 정도였는데 2주일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고 한다(www3.nhk.or.jp/news/html/20210301/k10012891221000.html?utm_int=all_side_ranking-social_005). 기사의 주된 내용은 회사에서 감염했던 사람에게 가진 편견에 대한 것이었다. 검사를 받는데 걸린 시간을 생각하면 주위에 전파했을 가능성도 있고 본인도 불안해서 힘들었을 것이다. 거의 상태가 나빠지는 걸 기다렸다고 볼 수 있는 시간이다. 일본의 코로나 대처는 나중에 여러 경험자를 통해서 밝혀질 것 같다.

 

요새 코로나 관련 뉴스에서 가장 핫한 것은 백신 접종이다. 일본에서 그 귀중한 백신 1,000회분 이상을 버려야 하는 사고가 발생했다(www3.nhk.or.jp/news/html/20210301/k10012892311000.html?utm_int=all_side_ranking-social_001).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의료종사자에게 선행 접종으로 사용할 백신을 보관한 초저온 냉동고가 고장 나서 최대 1,032회분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접종할 의료기관에서 백신을 보관하는 초저온 냉동고가 26일 심야에 고장이 났다고 오늘 보고받았다고 한다. 한국처럼 특수 주사기를 사용할 수도 없고 부족한 백신이 냉동고 고장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되다니, 아깝다. 

 

 

오늘 스가 총리의 호위무사 격인 내각 홍보관 야마다가 건강상 이유로 사직한다고 한다(news.yahoo.co.jp/articles/f02e0316db0ee867be370c6008a948fa9547c8bc). 스가 총리는 그녀의 사직에 대해 국회에서 사죄했다(www3.nhk.or.jp/news/html/20210301/k10012890861000.html?utm_int=news-ranking_social_list-items_008). 아베 총리는 사죄를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사죄하는 것 같으면서도 자기가 잘했다는 식으로 말을 바꾸는 재주를 가진 인물이었다. 그래서 스가 총리가 사죄를 해서 처음에는 신선했다. 하지만, 사죄를 한다고 해서 행동을 고치지 않기에 사죄가 아니라 우롱하는 걸로 보일 정도다. 성의 없는 사죄는 하지 않는 것보다 못하다. 딱 그런 사죄를 스가 총리가 하기에 사죄하는 의미가 없다. 야마다는 요즘 일본 국회에서 가장 뜨거운 화제가 된 스가 총리 장남의 뇌물성 접대와 관련해서 국회에 나와서 답변했던 인물이다. 그 답변이 너무 기가 막힌 내용이라서 사람들의 공분을 사고 말았다. 그녀가 사직하는 걸로 일련의 스가 총리 장남의 뇌물성 접대 사건이 정리가 될지는 모르겠다. 스가 총리는 자신의 호위무사를 지키려고 애썼다. 야마다에게 "여성으로서 활약하길 바란다"라고도 했다. 야마다를 지키기 위해 기자를 향해서 격한 감정을 고스란히 노출시키는 추태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 여성이 스가 총리의 총애를 받았다는 인물이다. 스가 총리와 야마다의 스토리는 꽤 긴 것 같다. 아주 간단히 요약해 보기로 하자.

 

스가 총리가 총무성 장관으로 있을 때 알게 되어, 2기 아베 정권 초기 13년 11월에 스가 총리의 추천으로 야마다가 일본 헌정사상 첫 여성 수상 비서관이 되었다. 일본 사회의 남녀평등, 여권 신장의 상징으로 그녀의 사진이 중학교 사회 교과서에 실렸다고 한다. 그녀는 총무성 넘버 2까지 승진하고 퇴임한다. 그런 그녀를 스가 총리는 내각 홍보관으로 기용한 것이다. 스가 총리와 인연이 깊다는 걸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녀는 스가 총리의 기자회견에서 사회를 보면서 질문자를 정한다. 질문 내용에 따라 총무성에서 그 기자가 속한 언론에 총무성의 인/허가를 무기로 압력을 가할 수 있기에 기자는 회사를 대표하는 입장인 걸 잘 알아서 스가 총리가 대답하기 껄끄러운 질문을 할 수가 없다.

 

사실, 3월말로 NHK 간판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두 캐스터가 일본 정부의 압력으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한다. 한 명은 아리마 캐스터로 'NHK 뉴스 워치 9'이라는 뉴스를 담당하는 NHK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다. 작년 10월 26일 스가 총리에게 일본 학술회의에 관한 질문을 해서 궁색한 답변을 이끌어 냈다. 그 후 야마다가 NHK에 전화해서 항의했다고 한다. 여기서 스가 총리를 위한 야마다의 활약이 보인다. 다른 한 명은 NHK의 장수 간판 프로그램 '클로즈업 현대+'를 담당하는 다케다 캐스터다. 그는 아주 인기가 있어서 '좋아하는 남성 아나운서' 2위로 뽑히기도 했다. 그는 1월 19일 니카이 간사장에게 질문한 내용에 니카이 간사장이 짜증 나게 해서 권력의 역린을 건드렸다고 한다. 그전에 구니야 히로코라는 '클로즈업 현대+'를 23년간 담당한 아주 신뢰받는 캐스터가 있었다. 그녀도 14년 당시 관방장관이었던 스가 총리에게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에 대해서 예리한 질문을 던진 것이 프로그램을 하차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라고 한다. 당시 몇 명인가 신뢰받는 캐스터나 방송인이 정권의 눈밖에 나서 프로그램을 하차한 것만이 아니라, 아예 볼 수가 없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블랙리스트'라고 떠들기라도 하지만 일본에서는 그런 말도 없이 조용히 처분을 당하고 만다. 이건 수상 관저의 인사개입이라고 할 수도 있다. NHK 경영진의 정권 눈치보기이기도 하다. 공영방송 NHK가 무너진 것에는 아베 총리의 공헌이 절대적이었다. 

 

NHK에서 2001년 1월 30일 방송한 ETV 시리즈 '전쟁을 어떻게 단죄할까' 두 번째 방송 '죄를 묻는 전시성폭력' 위안부 문제를 여러 나라에서 온 위안부 경험자와 학자 등이 모의 법정을 열어서 일본군 성노예제를 단죄하는 여성 국제전범 법정에 관한 내용을 프로그램을 방송하기 전에 방송 내용을 바꾸도록 아베가 NHK 간부를 불러서 지적했다는 것이 나중에 아사히신문에 의해 밝혀진다. 그 후 길고 긴 재판을 하게 되지만 당시만 해도 정치가 직접 공영방송에 개입해서 압력을 가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 하던 시기였다. 아사히신문과 아베가 천적이 되는 건 이때부터였는지 모르겠다. 아베가 '위안부 문제'에 관해서 과민할 정도로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는 것도 여기서 알게 된다. 아베 정권이 된 후에는 NHK 회장을 아예 친구인 극우로 바꿔버리기도 했다. 그래서 요새는 NHK가 다른 언론보다 더 앞장서서 정권의 나팔수가 된 느낌이 들 정도다. 

 

다시 야마다와 스가 총리로 돌아오면 야마다가 내각 홍보관으로 스가 총리 기자회견을 지휘해서 정해진 시나리오처럼 스가 총리가 곤란하지 않게 진행했다. 중요한 안건에 대해 질문이 남아도 끝낼 시간이라면서 중단하는 일도 여러 번 있었다. 스가 총리의 눈빛만 봐도 야마다는 총리의 의중을 읽을 수 있기에 야마다와 호흡을 맞춰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던 것이다. 가뜩이나 일본어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고 쓴 원고도 읽지 못해서 간단한 한자도 틀리는 스가 총리에게는 야마다가 있어서 얼마나 든든했겠나? 그렇기에 장남이 총무성에 뇌물성 접대에 대해 국회에서 기가 막힌 답변을 해서 사람들의 공분을 사도 계속 그 자리에 유임시킨다고 야마다를 지킨다고 기자들 앞에서 공갈 협박하는 것 같은 태도까지 보였다. 스가 총리에게 야마다는 없어서는 안 될 인물인 것이다. 

 

야마다는 총무성에 있을 때 스가 총리 장남과 몇 명이 동석해서 일인당 74,203엔이나 하는 고가 음식 접대를 받았다고 한다. 총무성과 총리 장남의 회식은 발각된 것만 13명에 38건이라고 한다. 그중 11명이 처분을 받았다. 예전에 대장성이라는 현 재무성의 전신이 있었다. 관료 중에 관료라고 불리던 엘리트 관청이었다. 그런 대장성이 '노팬티 샤부샤부' 접대받은 것이 탄로가 나서 대장성이 날아가고 말았다. 단순한 접대가 아닌 '노팬티'라는 '성접대'를 받은 것이 크다. 총무성에서 이 정도 처분을 받았다는 것은 총무성이 날아가는 것과 같다. 총무성 간부들이 처분을 받고 총리 장남이 다니던 회사 사장이 사퇴했고 총리 장남은 해임되었다고 한다. 그 정도로 끝날 사안이 아니지만 현직 총리가 관계된 일이라서 야마다의 사직으로 끝날지도 모른다.

 

야마다가 국회에서 스가 총리 장남에게 접대를 받은 것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답변했다. 스가 총리 장남이 동석했는지에 대해서 "몰랐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는 답변에 사람들이 기가 막혀했다. 거기에 회식하는 상대가 어떤 인물인지 별 상관이 없다고도 했다. 국가 공무원으로서 정말로 기가 막히는 답변이다. 왜냐하면 스가 총리 장남 외모가 어깨까지 오는 장발에 수염까지 길러서 아주 남달랐기 때문이다(mamanochiwatashi.com/masago-suga-face/). 기억이 나지 않을래야 안 날 수가 없다. 공무원이 회식하는 상대가 어떤 인물인지 상관이 없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스가 총리 장남은 이전에 기마구렌이라는 밴드를 했다고 한다. 2006년 총무대신이 된 스가 총리는 무직이었던 장남을 25세라는 젊은 나이에 총무대신 비서관으로 채용했다. 그 후 스가 총리에게 정치헌금을 하던 아키타현 출신 사장이 창업한 도호쿠신샤라는 영상제작과 위성방송회사에 들어가 '미디어 사업부 취미 엔터 커뮤니티 총괄부장' 직책을 맡는다. 이런 경위도 스가 총리와 남다른 인연과 이권을 공유하는 관계에서 생긴 걸로 보인다. 스가 총리 장남이 총무성 간부를 접대하면서 그게 공무원의 '윤리규정 위반'이 될 것이라는 걸 모를리는 만무하다. 그야말로 총리의 장남이기에 그런 직책을 맡았고 총무성과 굵은 파이프로 연결되어 이권을 도모한 것이라고 밖에 볼 수가 없다. 그 총무성은 다름 아닌 스가 총리가 2005년부터 부장관으로 있으면서 인사권을 행사했고 2006년 아베 1차 내각에서 총무성 장관이 되었기에 스가 총리의 안방과 같은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총무성 장관 시절부터 NHK에 대한 언론 장악이 시작되었다. 

 

총무성에서 총리 장남에서 뇌물성 접대를 받은 것은 총무성 쪽에서도 싫은 일이 아니었을 거라고 한다. 총무성 인사권을 총리 관저에서 행사하기 때문에 총리 장남에게 잘 보이는 것이 자신들의 출세와 직결된 일이라서 접대받는 걸 오히려 좋은 기회로 여겼을 거라고 한다. 이런 구조는 예전에 일본을 '관료 국가'라고 칭했던, 정치가가 무능해도 우수한 '관료'에 의해 운영되었다고 여겨진 것이 무색하고 실체가 없어지고 말았다. 권력이 총리에게 집중한 결과 측근이나 가족이 부정부패를 하기 쉬운 구조가 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관료가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으면 안 되는 구조다. 그런데 정말로 이상한 것은 검찰이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올해 일본 국회가 열려서 하는 일이 온통 스가 총리 장남 관련된 일이다. 이 정도로 난리가 나면 검찰이 존재감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뭔가 해야 한다. 검찰이 있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조용하다. 쓰다 보면 끝이 없을 것 같아 우선은 여기까지 한다. 총무성 징계처분과 더불어 농수성 징계도 남았다. 요새는 이런 일밖에 없다. 스가 정권이 정처 없이 표류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