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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생활

일본, 일상 회복? 고삐가 풀렸다!

NHK에 따르면 11월 11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31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381,900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3,158명으로 사망률 0.83%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216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1,725,302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8,335명으로 사망률 1.06%이다. 오늘 발표한 일본 백신 접종 실적은 1차 인구의 78.2%이고, 2차 인구의 74.5%이다.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2,520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388,351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3,033명으로 사망률 0.78%이다. 한국 백신 접종 실적은 1차 인구의 81.3%이고, 18세 이상 인구의 92.8%이다. 2차 인구의 77.4%이고, 18세 이상 인구의 89.8%이다. 오늘도 한국 사망자가 21명으로 많이 나왔다. 중증자가 늘고 있어서 앞으로도 사망자가 늘 것 같다.

 

 

나는 일주일에 4일 강의가 있다. 이번 학기 처음에는 코로나가 안정되지 않아서 전부 온라인 강의를 하다가 대학에서 일부 수업을 대면으로 바꿨다. 그래서 일주일에 이틀은 온라인 강의를 하고, 이틀은 대면 수업을 위해 대학에 간다. 동경에서 주변을 관찰하는 것은 내가 사는 지역에서 주위 사람들의 변화와 전철을 타고 이동하면서 주위 변화를 살피는 걸로 나뉜다. 내가 사는 주변 사람들 생활은 크게 변함이 없다. 출퇴근하는 사람이나 자가용으로 움직이는 사람이나 그다지 변화가 없다. 신규 확진자가 거의 없다고 이전보다 더 자유롭게 움직이지도 않는다. 전철을 타고 다니면서 보니까, 가장 가까운 전철은 큰 변화가 없다. 그래서 일상 회복이라는 말이 실감이 나질 않았다.

 

오늘 아침에 다치카와를 지나면서 봤더니 큰 터미널 역이라서 역이 연결되는 길도 아주 크고 사각형으로 연결이 된 곳이다. 파칭코가 새로 오픈을 하는지 사람들이 미어터지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개나 주고 거진 밀착된 사람들이 너무나 많아서 옆은 지나는 것도 공포스러웠다. 이런 게 일상 회복인가? 

 

다음 전철을 탔더니 아침 9시 넘은 시간에 건너편 자리에 나이를 먹은 아저씨가 맥주를 마시면서 큰 목소리로 전철 차량 전체에 들릴 정도로 공산당을 비웃고 있다. 말도 문장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내용이 문제가 아니라, 공산당을 비난하면서 잘난 척 허세를 부리는 게 목적인 모양이다. 지난주에도 같은 요일 집에 오는 전철에 선생을 했던 사람이 퇴직한 모양이다. 나이를 많이 먹은 아저씨 둘이 맞은편 좌석에 아예 거의 눕다시피 해서 자기네 학교 선생 중에 기미가요가 나오면 불편하다는 사람이 있었다고 다른 사람에게 다 들으라고 비웃고 있다. 그러면서 공산당을 까고 있었다. 선생이나 했던 사람이 대중교통에서 기본적인 매너도 지키지 않으면서 이전 동료를 비웃으며 잘난 척하는 걸 꼴보기가 싫었다. 내가 보기에 아마 이 사람들은 골수 자민당 지지자가 아닐까 싶다. 왜냐하면 중의원 선거 유세에서 자민당 유력 정치가들이 입헌 민주당과 공산당이 연대해서 야당 대표를 후보로 내는 것에 대해 공산화된다는 식으로 유언비어를 유포했다. 이건 완전히 중상모략에 속한다. 자민당 유력 정치가들이 공개적으로 중상모략을 했으니까, 지지자들이 나서서 지원사격을 하고 공산당을 욕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정말로 눈 뜨고 볼 수가 없을 정도로 가관이었다. 그런 사람들은 하나 같이 왜 기본적인 매너도 지키지 않으면서 잘난 척을 할까? 자민당 지지자는 그런 특권이 있나?

 

그다음에 갈아 탄 전철에서는 맞은편에 앉은 나이 든 아줌마가 좌석을 3개나 차지하고 있다. 좌석을 3개나 차지하기 위해서는 좌석과 좌석 사이에 앉아야 하는데, 앉기가 불편하다. 그래도 그런 식으로 좌석을 3개나 차지해서 자신의 방이라도 되는 듯 천연덕스럽게 행동한다. 지난주에는 맞은편에 얼굴을 전체 검정천으로 가리고 거기에 큰 선글라스를 써서 독서에 열중하는 사람을 봤다. 그런데 집중이 안되는지 연신 검정천을 만지고 책을 뒤적인다. 나이도 많은데 그렇게 짙은 선글라스를 끼면 글이 잘 보이지 않겠지. 

 

오늘 아침 전철역에 들어섰더니 안내방송이 나온다. 전철이나 역구내에서 이상한 사람이 있으면 역무원이나 운전수 등에게 알리라는 방송이다. 요새 전철에서 흉악범죄가 일어나다 보니 이런 안내방송을 한다 싶었다. 오늘 아침에 학교에 가는 길에서만 이상한 사람을 얼마나 많이 봤는지 모른다.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지 몰라도 수상한 사람이 한 둘이 아니었다. 

 

스쿨버스를 타는 역에 내려서 체온 측정을 하고 버스에 탔다. 시간이 일러서 버스에 탄 사람은 몇 명 되지 않는다. 나는 앞 쪽에 앉았는데 가까이서 어젯밤 술독에 빠졌다가 나온 냄새가 난다. 나는 지금 아침에 스쿨버스에 타고 학교에 가는 길인데 이게 맞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강의에서 피드백을 하면서 나도 동경에 오래 살았지만 요새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광경을 본다. 예를 들어 전철에서 큰 소리로 공산당을 욕하는데, 나는 공산당 지지자가 아니다. 하지만, 일본에서 공산당은 오랜 기간 정당활동을 한 정당이다. 공산당이 테러나 범법행위를 해서 욕먹을 일이 있는지? 그냥, 공산당이라고 해서 선거에 졌다고 그렇게 욕을 해도 되나? 허긴 자민당 유력 정치가들이 선거 유세에서 공산당을 비방했으니 일반 사람들도 그렇게 해도 된다는 사인으로 알았나? 정치가들이 다른 정당에 대해 욕하도록 유도하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했더니 학생들이 깜짝 놀란다. 자민당 정치가들이 야당을 비방한 것도 모른다. 그렇게 일본인은 룰과 매너를 지킨다더니 이게 매너와 룰이냐.

 

학교에서 돌아오는 전철에서도 바로 옆자리에 술이 고주망태가 된 아저씨가 와서 앉는다. 아직 오후 4시밖에 되지 않은 시간이라서 깜짝 놀랐다. 바로 자리에서 일어서서 멀리 떨어진 곳에 가서 앉았다. 동경에서는 이런 식으로 일상 회복으로 돌아가는 모양이다. 갑자기 사람들이 그동안 묶였던 고삐가 풀렸는지 너무 자유분방하게 행동한다. 일상 회복이라는 게 대중교통에서 남에게 민폐를 줘도 된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사람들이 갑자기 안하무인으로 행동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뭔 말인가 할 정도다. 

 

보통 돌아오는 길에 환승하는 역 바로 옆에 있는 마트에 들른다. 하지만, 오늘 전철에서 일어나는 행태를 보고 붐비는 시간이 되기 전에 집에 오려고 마트에 가지 않고 서둘러 돌아왔다. 전철에서 내려 안심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내가 같은 요일 같은 시간대에 같은 전철을 이용한 지 10년이 넘는데 오늘 본 광경은 상상하기 어렵다. 갑자기 뭔가 물밀듯 한 변화로 느껴진다. 사람들이 자유롭고 싶은 욕망을 주체할 수가 없어 전철에서 펼치는 건가? 이게 일상 회복이라면 전철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길거리에서 이상한 사람은 피하기 쉽지만 전철에서는 여의치 않을 때도 있다. 사람들이 고삐가 풀린 것 같아서 위험하다. 일본에서는 유독 남성의 음주에 관해서 매우 관대하다. 하지만, 어느 정도라는 선은 있을 것이다. 술을 마시는 건 자유지만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거나 민폐는 끼치지 말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