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동경 날씨는 최고기온이 14도에 최저기온이 8도로 겨울 날씨다. 기온도 기온이지만 날씨가 흐렸다가 저녁이 되면서 비가 와서 추운 날씨였다. 주변은 단풍이 들어서 아주 예쁜 계절이다. 흐린 날씨에도 예쁜 단풍으로 주위를 밝혀서 전혀 어둡지가 않다. 어제 날씨가 좋았을 때 이불을 말리고 빨래를 해서 오늘 날씨가 궂어도 괜찮다. 일요일에 정해진 행사인 청소를 하고 집에서 멍하니 지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침대에 이불속에서 책을 읽었다. 오후에 시간이 나서 낮잠을 좀 잤더니 너무 정신없이 기분 좋게 자서 놀랐다. 내가 피곤할 일은 없는데 낮잠을 잘 자서다. 더군다나 어젯밤에는 정말로 얼마만인지도 모르게 12시 전에 이불에 들어갔다.
요새 몸이 상당히 나쁜 것 같아서 조금 일찍 자기로 했다. 목표는 12시 전에 이불 속에 들어가는 거다. 이전에는 밤늦게 아침까지 일하기도 했지만 나이를 먹고 그렇게 일하지 않기로 했다. 피로 회복에 시간이 걸려서 더 피곤하고 효율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코로나가 오면서 매일 일본 코로나 상황을 지켜보며 글을 쓰느라고 꼬박 1년 6개월 이상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너무 늦게까지 일을 했다. 사실 글을 쓰다 보면 집중해서 시간이 가는 줄 몰라 금방 2-3시가 되고 아침 4시가 되기 쉽다. 코로나로 집에서 온라인 강의를 하면서 그래도 어떻게 버텼는데 내가 생각해도 너무 심각하게 혹사한 것 같다. 그래서 조금은 내 몸을 돌보려고 목표를 밤 12시 이전에 침대에 들어가는 걸로 정했다.
자기 전에 항상 욕조에 몸을 담아서 몸을 따뜻하게 해서 이불 속에 들어간다. 지금 이불은 겨울용이라서 아침에 맑은 날이면 암막커튼을 쳐도 햇볕이 들어와서 덥게 느껴진다. 요즘 수면의 질이 좀 떨어진 느낌이다. 물을 많이 마셔서 그런지 잠을 자다가 화장실에 자주 간다. 물을 자주 마시는 건 날씨가 건조해진 탓도 있다. 집에 있는 날은 물을 많이 마시지만 밖에 나간 날은 물을 자주 마시지도 못한다.
요새 주위 풍경이 아주 예쁠 시기라서 밖에 산책을 많이 다니고 싶은데 밖에 산책도 다니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다. 그래서 안타깝다. 다음 화요일이 휴일이라서 계획에도 없던 4일 연휴가 된다. 그래도 내일은 월요일이라서 도서관에 가기에 휴일인 것은 아니지만 화요일 강의를 가지 않으니 나에게는 연휴나 마찬가지다. 연휴라고 해서 특별히 할 일은 없고 도서관에 가서 새로 온 책을 빌려다 읽거나 집 주변에서 지내는 거다. 읽던 책을 마저 읽고 심심하게 보낸다. 가끔은 완전히 멍하니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다.
그동안 베란다에 내놨던 화분도 가을이라고 잎이 노랗게 변해서 집안에 들여놨다. 요새 무가 실해서 보라색 무도 사서 피클을 만들기 시작했다. 피클을 아주 심심하게 만들어서 샐러드처럼 야채를 많이 먹는다. 요전에 공원에서 딴 감 4개를 껍질을 벗기지 않고 잘라서 말리고 있다. 오늘 비가 와서 집안에 들여놓다가 먹어 봤더니 껍질에 아직 떫은 맛이 남았다. 원래 껍질을 벗겨야 했던 모양이다. 몇 년 전에 많이 따서 곶감과 감말랭이를 만들었을 때는 껍질이 있어도 떫지 않았는데 종류가 다른 감인지 아니면 아직 덜 말라서 그런 건지 모르겠다.
마트에서 큰 고구마가 싸게 나와서 한꺼번에 가져올 수 있는 최대한의 양을 샀다. 그래 봤자 무거워서 5-6개 밖에 살 수가 없다. 고구마를 쪄서 먹으려고 한번 쪄서 먹었더니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속이 거북했다. 그래서 고구마를 쪄서 잘라서 고구마 말랭이를 만들었다. 고구마 말랭이를 만드는 건 처음이라서 몰랐는데 밤고구마가 아닌 물고구마가 고구마 말랭이에는 더 좋을 것 같다. 일본에서는 주로 밤고구마이지 물고구마를 파는 건 모르겠다. 그동안 날씨가 건조해서 고구마 말랭이 만드는 것이 재미있었다. 그래서 다시 큰 고구마가 싸서 사 왔다. 지금 5개 있는데 일기예보를 보고 맑은 날씨가 계속되면 고구마를 쪄서 말릴 생각이다. 큰 냄비가 없어서 큰 고구마 5개를 찌려고 해도 잘라서 쪄도 몇 번에 나눠서 쪄야 한다. 베란다에는 어제까지 찐 고구마를 말렸던 신문지가 그대로 있다. 여기까지 쓰고 내일 아침 출근 시간대에 폭우가 쏟아진다는 일기예보를 봐서 신문지를 걷어서 보관했다.
코로나가 내 생활도 많이 바꿨다. 이전이라면 고구마를 사다가 쪄서 말랭이를 만들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코로나로 대부분 집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그런 것도 하게 된다. 고구마를 쪄서 말랭이를 만들었으니 집에 있는 호박도 그렇게 해도 좋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호박은 실패하기 싫으니까, 하기 전에 인터넷에서 검색해보고 해야겠다. 이렇게 겨울 간식을 만들고 있다. 이렇게 작은 일들이 생활에 미미하지만 변화를 주는 것 같다. 마트에서 사 오는 과자도 있지만 특별할 것이 없는 건강한 간식거리도 좋은 것 같다. 이런 것들이 있으면 든든해지는 느낌이 든다.
오늘은 일본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걸 쓰려고 준비한 자료에 형광펜으로 표시까지 했지만 내가 연구했던 분야라서 가벼운 기분으로 쓰기가 힘들다. 외국인 노동자 착취를 합법적으로 국가와 대기업이 선도하는 걸 보면 일본에서 희망을 느끼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자신들이 설계한 잘못된 제도를 고칠 일도 없을 것이라, 죽어나는 건 외국인 노동자이며 그중에는 범죄자가 되는 사람들도 늘게 된다. 그들은 외국인만 나쁘다고 하겠지만 원래 그런 설계를 해서 단물을 빨아먹는 사람들이 훨씬 나쁘다. 국가범죄나 마찬가지다. 지금 이 시대에 강제노동이라니 기가 막혀서 말이 나오지 않는다. 이런 일을 일본에서는 옛날부터 쭉 지금도 하고 있다.
오늘도 12시 전에 침대에 들어가기로 했다.
NHK에 따르면 11월 21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20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382,089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3,163명으로 사망률 0.83%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143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1,726,830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8,359명으로 사망률 1.06%이다. 일본 백신 접종 실적은 주말이라서 업데이트되지 않았다. 일본은 오늘 사망자가 없었다고 한다.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3,120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415,425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3,274명으로 사망률 0.79%이다. 한국 백신 접종 실적은 1차 인구의 82.3%이고, 18세 인구의 93.2%이다. 2차 인구의 78.9%이고, 18세 이상 인구의 90.9%이다. 한국 백신 접종 통계에는 추가접종이나 18세 이하 접종도 나오고 있지만 별도로 쓰지 않을 예정이다. 오늘도 사망자가 30명 발생했고 중증자가 500명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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