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동경은 최고기온 26도로 따뜻한 날씨였다. 어제 오후에 친한 이웃과 주변을 산책했는데 일주일 전에는 볼 수 없었던 변화를 볼 수가 있었다. 나무에 새순이 하루가 다르게 막 올라와서 주변이 전체적으로 서둘러 봄을 알리고 있다. 주변에 있는 야산에는 아직 벚꽃이 핀 곳도 있어 옅은 핑크색과 새순이 올라오는 노란색, 연두색이 어우러진 주단처럼 보인다. 이 시기에만 볼 수 있는 환상적인 풍경이다. 이번 주에 들어서는 일교차가 매우 심해서 정신없이 더워질 것 같은 예감이 들 정도로 날씨가 따뜻하다. 어제 산책길에서 느낀 것은 벌써 햇살이 따갑다는 것이다.
일본의 '지역별 차등 최저 임금제'의 사회적 영향에서 가장 피해를 보고 있는 사람들은 지방에 사는 상대적으로 약한 입장에 있는 여성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코로나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지만 가장 먼저 그런 피해를 입는 것은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여성들이었다. 그래서 여성의 자살이 크게 늘었다. 가정에 문제가 있어도 도망갈 곳이 없는 여고생의 자살도 늘었다. 여성의 자살이 는 것은 다름 아닌 '생활고'라고 본다. 하지만, 21세기에 아무리 코로나로 힘들다고 해도 일본에서 '생활고'라는 말은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시대착오적인 단어로 보일 것이다. 그래서 여성들의 자살이 는 것에 대해 '경제적인 이유'라는 식으로 표현하지만 '생활고'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 시대를 겪고 여성들이 어떻게 힘든 상황에 처해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아직, 코로나가 끝난 것도 아니라서 아마 나중에 코로나 시대에 여성들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밝혀질지도 모를 일이다.
일본의 동경을 비롯한 대도시는 항상 지방에서 풍부한 노동력이 제공되었다. 1차 산업에 종사하면서 지방에서 가족들과 살고 있던 사람들이 도시로 이동해 값싼 노동력을 제공한 대가로 일본이 빠르게 경제성장을 할 수가 있었다. 대도시와 지방의 관계는 지방이 대도시의 식민지 역할을 함으로 성립되는 것이기도 했다. 물론, 민주주의가 발전하고 인권이 존중되며 자원이 공평하게 분배된다면 지방에서 대도시로 올라온 사람들의 노력에 의해 사회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받고 계급 이동을 할 수가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 발전과 경제가 동반해서 침체되어 양극화가 진행되면 사람들의 능력과 노력의 결과보다 이전 신분제처럼 소속된 계급에 의해 인생이 결정되는 일이 많아진다. 일본이 그런 상황이다.
일본 대도시와 지방의 관계처럼 회사에서도 파견직이나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낮은 임금을 비롯해 불리한 노동조건에서 희생하면서 정규직을 보호하는 구조다. 여기도 권력관계를 보면 불리한 조건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식민지와 같은 처지다. 남성과 여성의 관계에서도 남성우월주의, 가부장제가 힘을 가진 사회에서, 아니 세계적으로 여성이 불리한 처지에 놓인 식민지와도 같은 관계에 있다. 이건 남성들이 여성을 지배하려고 하지 않아도 그런 사회구조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일본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대표적인 여성들은 '싱글맘'이라고 할 수가 있다. 일본에서는 남성의 4분 1은 평생 미혼이고, 4분 3은 결혼하지만 그중 1은 이혼한다고 한다. 이혼한 여성이 재혼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본에는 '싱글맘'이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싱글맘' 중에는 고학력에 가족으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싱글맘'은 아이를 데리고 일하기가 어렵고 일을 해도 비정규직으로 임금이 낮기에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 놓여있다. 일본에서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이라는 건, 단지 경제적인 의미만이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빈곤'하다고 할 수 있다. 사실, 가난해도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다면 '가난'이나 '빈곤'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 '싱글맘' 같은 사람들 중에는 짧은 시간에 상대적으로 높은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섹스산업'에 접점을 가지는 경우가 꽤 있다고 한다. 알기 쉽게 '섹스산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들자면 풍속점이나 그런 가게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섹스산업'에서 볼 때 가게에서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매우 '터프한'사람들이라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섹스산업'에서 매일 일하는 환경에 견디기가 어렵다고 한다. 지방에서 '개인적'으로 성매매에 종사하는 '싱글맘'에 관한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지방에서는 주위 눈도 있기에 생활이 힘들어도 '생활보호'를 받는 걸 꺼려한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생활보호'를 받는 걸 사회적으로 낙인이 찍히는 것처럼 받아들이는 풍조가 강하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온라인으로 연락해서 성매매를 하는 식이 된다.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크지만 그런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고립된 상황에 놓여 있는 경우도 많아서 다른 사람과 교류를 원하는 측면도 있다고 한다. 고립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은 정신적이나 육체적으로도 건강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아이를 봐야 하고 돈도 벌어야 하지만 다른 사람들처럼 일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 것이다. 개인적인 성매매는 그만큼 위험에 처할 확률도 높지만 그들에게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한다.
옛날부터 '섹스산업'에는 가난하고 상처받은 여성들이 종사해왔다. 그런 노동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권리를 인정받고 안전한 노동 환경이 아닌 이상, '섹스산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은 사회적으로도 많은 편견과 부딪쳐야 한다. 일본에서는 한국보다 '섹스산업'에 진입하는 장벽이 낮다. 그렇다고 일본 여성들이 꼭 성적으로 개방되어 그런 일에 종사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서가 아니다. 다른 일을 할 수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성매매를 하는 여성들에게는 자신과 가족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차등 최저 임금제'로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지방에 사는 여성들이라고 할 수 있지만, 단지 그들의 피해로 끝나지 않는다. 약한 입장에 처한 남성들의 목소리는 들리지도 않고 아예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되어있다. 약한 입장에 있는 사람들을 더욱 곤경에 빠뜨리는 것은 사회 전체가 약해지는 결과로 연결된다. 지방이 경제적 사회적으로 피폐해져 가는 악순환이 더욱 가속될 뿐이다.
작년에 찍은 벚꽃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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