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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기시다 정권

황금연휴, 기시다 총리는 외유 중

오늘 동경은 최고기온 17도로 오전에는 흐렸지만 낮이 되면서 맑아졌다. 오전에 청소하고 점심을 먹고 쉬다가 2시 반에 산책을 나갔다. 기온이 낮아서 옷을 껴입고 나갔는데 바람도 강하게 불어서 좀 추웠다. 우선 가까운 공원에 가서 금난초가 얼마나 폈는지 보고 사진을 찍었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서 금난초가 흔들려 사진을 찍기가 어려웠다. 산책 나가기 전에 코스를 어떻게 할지? 오늘도 뭔가 채취할지? 했는데 오늘은 금난초를 보고 산책만 하기로 했다. 밖에 나가서 마스크를 잊은 걸 알았다. 한국에서는 오늘부터 야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뉴스를 듣고 착각한 것은 아닌데 현관을 나서면서 딴생각을 하다 보니 잊었다. 오늘은 사람들이 걷지 않는 길을 골라서 걸어야지. 근데, 날씨가 쌀쌀해서 그런지 산책하는 사람들을 거의 만나지 않아서 다행이다. 산책하는 것이 운동 겸 중요한 일과라서 가능한 많이 걸으려고 한다. 좀 먼 공원에 올라가는 길에 금난초가 있었다. 그곳 금난초는 올해 처음 본다. 옆에 나뭇가지에 상태가 좋은 목이버섯이 있어서 따려다가 금난초를 발견해서 잊고 말았다. 공원을 한 바퀴 돌고 골프장 옆을 지나서 고등학교 옆 길에서 다시 상태가 좋은 목이버섯을 발견했다. 양이 적으면 그냥 손에 들고 오려고 했더니 많아서 가방에서 비닐봉지를 꺼내서 담았다. 이렇게 상태가 좋은 목이버섯을 많이 딴 것은 처음이다. 산초잎도 땄다. 집에 와서 목이버섯을 씻고 살짝 데쳐서 냉장고에 보관했다. 처음에 본 목이버섯을 따지 않은 것이 아깝다. 내일이면 녹거나 상태가 변할 텐데, 다시 공원에 가서 목이버섯을 따기로 했다. 공원에 가는 도중에 다른 목이버섯을 발견해서 땄다. 양이 꽤 된다. 공원에서도 목이버섯을 땄다. 집에 와서 목이버섯을 씻고 데쳐서 오이와 삶은 죽순을 넣고 중화풍 샐러드를 만들어서 먹었다. 오늘은 먹을 것이 있어서 채취할 생각이 없었는데 좋은 목이버섯을 땄다. 요새는 금난초가 피는 시기라서 주변 금난초를 다 찾아보고 있는데 작년까지 많았던 곳이 올해는 볼품이 없어지고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장소에 금난초가 핀 걸 발견한다. 올해 금난초를 많이 발견해서 많은 수확을 한 것처럼 괜히 기분이 좋다. 

 

 

일본은 지금 일 년 중 가장 긴 휴일인 '황금연휴'이다. 달력상으로는 오늘이 평일이지만 '황금연휴'를 끼고 휴가를 받는 경우가 많기에 길게 보면 '황금연휴'에 속한다. 휴가를 받지 않아도 내일부터 3일간은 연휴로 명실공히 '황금연휴'가 된다. 다행히 날씨도 3일간 맑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외출하고 가족과 즐길 수 있는 휴식시간이 되길 바란다. 

 

기시다 총리는 '황금연휴'를 이용해서 동남아 순방 중으로 방문한 나라에서 정상 회담했다는 뉴스가 매일 올라오고 있다. 오늘 뉴스에 한국 대통령 취임식에 하야시 외무상이 출석한다는 것이 떴다(https://news.yahoo.co.jp/articles/d713d129ad0a4b5b23c333a4ce85da700790b3e6). 나는 이런 뉴스를 보면 다음 한국 정부와 기시다 정권은 어떤 딜을 했을까 한다. 기시다 총리가 아닌 하야시 외무상이 출석한다지만 한국에서 받는 것이 없다면 기시다 정권 외교에서 마이너스가 되기 때문이다. 기시다 정권에서는 시급한 국내문제가 산적한데도 불구하고 손을 쓸 수가 없으니 '외교'에서 점수를 따서 다음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해서 정권을 연장하려는 심산이다. 그런 흐름에서 기시다 정권에서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는 것이 하야시 외무상이다. 사실, 다른 각료들은 아베 정권과 스가 정권에서 대물림한 인물들이라, 기시다 정권 컬러라고 보기도 힘든 사람들이다. 기시다 정권에서는 하야시 외무상과 기시다 총리만 움직이는 느낌이 들 정도다. 

 

'황금연휴'에 외유 중인 것은 기시다 총리만이 아니라 다른 각료들 10명이나 외유를 하는 모양이다(https://www.jiji.com/jc/article?k=2022042700898&g=pol). '외유 러시'라는 걸 보니 많은 각료들이 물밀듯 '황금연휴'를 이용해서 해외로 나간 모양이다. 기시다 총리가 총 8일간 인도네시아, 베트남, 타이를 방문한 다음 이탈리아와 영국을 방문한다고 한다. 다른 각료들은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외유를 못했는데 올해는 외유를 나갔다고 한다. 하야시 외무상도 중앙아시아, 몽골, 태평양 제도를 방문한다고 한다. 하야시 외무상의 외유는 많기에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다. 기시다 총리가 '황금연휴'를 이용해서 5개국을 방문하는 목적은 중국과 러시아 압박에 대해 연대하는 모양새를 연출하고 싶은 것 같다(https://www.nippon.com/ja/news/fnn20220429353958/). 러시아와 중국에 압박하기 위해 상대국과 연대를 강화한다고 한다.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위해 결속을 확인하고 영국 수상과는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정세에 대해 깊은 논의를 가질 예정으로 기시다 총리 실력이 판가름 난다고 한다. 국내에서 발휘하지 못하는 실력을 외국에서 발휘할 수 있을 거라니, 참 이상하다. 한국에서는 집에서 새는 바가지 바깥에서도 샌다고 본다. 

 

아베의 장기 집권에서 자랑한 사기와 같은 '아베노믹스'와 '외교의 아베'라는 것이었다. '아베노믹스'가 허망한 사기와 같다는 것은 당시에도 아는 사람들은 알았다. '외교의 아베'에 관해서는 성과를 체감하기가 어렵기에 매스컴에서 떠들면 그런가? 할 정도였다. 시간이 지나서 '외교의 아베'는 개뿔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특히,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막역하다고 자랑했던 아베가 러시아에 대해 뭔가 할 필요가 생긴 결정적 상황에서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베노믹스'도 이름이 그럴듯한 것뿐으로 매스컴에서 들썩들썩거렸지만 그게 뭔가? 오히려 해악이 되고 있다는 걸 요새 엔저로 인해 절실히 느끼고 있다. 기시다 정권도 출범 시에 '새로운 자본주의'라는 알쏭달쏭한 명칭으로 뭔가 할 것 같은 포즈를 취했다. 기시다 정권이 집권해서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어느 때보다 현실적인 경제 부양책이 필요한 시점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새로운 자본주의'도 단지 뭔가 한다는 포즈를 보이기 위한 명칭이었나 보다. 국내에서 하는 것은 결과가 보이기에 판단을 할 수가 있다. 하지만, 외교는 성과를 체감하기 어렵기에 성과가 있는 것처럼 포장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일본은 요즘 엔저가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20년 만에 130엔대를 돌파해서 150엔대를 바라본다고 한다(https://news.yahoo.co.jp/articles/18df2439519cb49a0fc2c573edbf82a862253a2a). 작년 말부터 공과금이 인상되었고 기름값이 올랐다. 밀가루 값이 올랐다고 4월부터 각종 물가가 인상되었다. 공과금, 전기세와 가스세가 5월부터 다시 대폭 인상이라고 한다. 의료보험도 올랐다. 3월과 4월 한 달 사이에 미국 달러에 대해 13% 이상 엔저가 되었다. 이 영향은 아직 전혀 반영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과금을 비롯한 물가가 대폭 인상되었다. 현재 진행형인 엔저가 다시 물가를 대폭 인상시킬 것이 예상된다. 일본에서 엔저가 급격히 진행되는 건 미국이 금리를 인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겠지만 일본 경제나 엔저가 다시 회복할 전망이 보이지 않는 상태이기에 문제가 심각하다.

 

거기에 아주 재미있는 뉴스가 나왔다. 메가뱅크 주택론 대출금 이자가 인상된다(https://news.yahoo.co.jp/articles/1ffb5e36653cba6cc19c05af4a5edd58e0bf7f03). 미쓰비시UFJ은행이 3.69%, 미즈호은행이 3.05%가 되었다고 한다. 보통 대출금 이자 인상은 예금이자 인상과 세트다. 일본에서는 예금이자 인상은 없는데 대출금 이자, 그것도 많은 사람에게 부담이 커지는 주택론 대출금 이자만 인상이 된다. 작년에 장기 주택론으로 주택을 구입한 사람들에게 있던 세제혜택이 대폭 줄고 말아서 해당하는 사람들은 실질적으로 지출이 대폭 늘게 되고 말았다. 거기에 급료 인상은 없는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각종 세금과 물가가 대폭 인상되었다. 일본의 엔저가 단지 수출기업에게 유리하고 수입 물가가 비싸지지만 사람들 생활에는 크게 영향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사람들 목을 조르게 생겼다. 일본 경제는 수렁에 빠져서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말이다. 지자체에서 재정부족으로 고령자에게 지급하던 대중교통 요금우대를 폐지하거나 축소한다고 나왔다(https://news.yahoo.co.jp/articles/f4908635d4b32beb44383f4c166cc16bbbac2d63). 초고령화 사회 일본에서 재정부담이 크다는 걸 알지만 고령자가 교통비 부담이 커지면 외출을 하지 않거나 운전면허를 반납하지 않아 다른 문제로 발전할 것이다. 사실, 내가 주변에서 버스를 타서 보면 대부분이 요금을 내지 않는 고령자로 나처럼 요금을 내는 사람은 한두 사람인 걸 본적이 많다. 물론, 출퇴근 시간에는 다르겠지만 버스요금이 비싸다. 한국과 달리 환승해도 버스요금은 별도로 기본요금부터 낸다.

 

한국에서는 코로나가 급격히 안정되어 가는데 일본에서는 소리 없이 '제7파'가 진행되고 있다(https://huiya-kohui.tistory.com/2933). '황금연휴'에 관광객이 많은 오키나와에서는 구급 외래가 진료를 받기까지 5시간이나 걸린다고 펑크 하기 직전이라고 한다(https://news.yahoo.co.jp/articles/cf31b2c14f82434d33eaa8456ac23fcea983db4a). '구급의료'가 구급이 아닌 상황이 되었다. 이전에 소개한 일본 코로나 '제7파'에 대한 내용을 보면 지방에서 '황금연휴'가 시작되기 전에 코로나 감염이 크게 증가했다. 지방에서는 코로나 감염 확산이 두렵지만 '황금연휴'에 관광객이 오지 않을까 봐, 코로나 감염 확산에 대한 보도를 크게 할 수가 없는 상황이 아닌가 한다. 지방의 코로나 감염 확산에 대해서는 '황금연휴'가 끝난 다음에 크게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시다 정권에서는 위험한 엔저에 대해 긴급대책을 강구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방치한 상태다. 왜냐하면 금리를 올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국채 발행으로 빚을 져서 나라를 운영하고 있는데 국채 이자가 인상되면 인상분 이자만 해도 5조 엔인가 는다고 한다. 일본에서 엔저를 방치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한다. 일본은 아베 정권부터 의도적으로 엔저를 유지했다. 수출기업에 유리하게 한다고 해서다. 수출기업에 유리하게 되었다기보다 수출기업이 과잉보호로 약체화했다고 할 수 있다. 수입이 많은 것에 대해서는 눈을 감았다. 그렇다고 경제가 좋아진 것도 아니다. 그런 부담은 다 국민에게 돌아왔다. 일본의 엔저에 아무런 대책도 할 수 없는 것은 자신들의 꾀에 자신들이 속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코로나에 대해서도 4차 백신 접종을 5월부터 시작한다는 뉴스가 나왔지만 거의 방치 수준으로 보일 정도다.

 

기시다 정권은 국내에 긴급을 요하는 문제가 산적한 걸 방치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좋은 기회로 삼아 '외교'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에 가장 앞장서서 깃발을 흔들고 다른 나라에도 동참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적극적으로 하고 난민을 받고, 유학생을 받기 위해서 대학 입학에 필요한 수학 연수를 우크라이나 학생에 맞춰서 12년에서 11년으로 변경했다. 요새 보면 모든 것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심으로 일본이 돌아가는 느낌이 들 정도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 외유에서 첫 번째 방문국인 인도네시아와 정상회담에서 중국과 러시아 문제를 협의했다고 한다(https://txbiz.tv-tokyo.co.jp/wbs/newsl/post_250756). 다음은 베트남을 방문,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에 대한 압력행사에 동참할 것과 중국에 대한 대응도 일본처럼 강력하게 할 것을 요구했다지만, 베트남은 러시아와 같은 사회주의 국가다. 중국에 대해서도 경제적인 관계가 깊은데 일본과 같은 대응을 하라는 건 무리다(https://news.yahoo.co.jp/articles/d7a7fd590cbfba04faae63b6e637efc40ef9d449). 그러면서 베트남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이끌어 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오늘은 타이에 도착해서 정상회담에서는 중국과 러시아 대응에 일본과 연대할 것을 촉구할 모양이다. 하야시 외무상도 몽골,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해서 러시아에 대한 압력, 제재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한다(https://news.yahoo.co.jp/articles/194c9a037883ebd3ea7988ceed04633d91926ba2). 몽골과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3개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아주 깊다. 러시아에 맞설 필요가 있는 나라들도 아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일본과 동조할 수가 없는데 일본 외교는 일본 입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상대국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와 하야시 외무상은 참의원 선거에 승리해서 정권 재창출하기 위해 국내문제에 눈을 감고 '외교'에서 동분서주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이 일본의 안보를 뒤흔드는 인상을 심어서 헌법 개정을 해서 군비 확충할 명분을 확보하고 싶다. 거기에 다른 나라를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것이라는 걸 기정 사실화하는 데 성공했다. 러시아가 일본을 공격할지도 모른다는 여론을 조성하는데도 성공했다. 나는 한국이 북한을 공격하지 않는 것처럼,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러시아가 일본을 공격하는 일도 일어나기 힘들다. 그런 걸 알면서 일본에서는 국내 정치를 위해 오히려 그런 안보위협을 부추기고 있다. 북한이 한다는 벼랑 끝 전술인가 할 정도다. 그런 의미에서 북한은 벼랑 끝 전술의 달인이다. 북한이 벼랑 끝 전술을 한다고 일본이 흉내를 냈다가 어떤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지 상상해야 한다. 북한도 항상 벼랑 끝 전술을 쓰는 것은 아니다. 정말로 결정적일 때만 쓰는 위험한 전술이다. 근래 일본 정치를 보고 있으면 당장 눈앞에 닥친 일만 보고 올인해서 위험하기 짝이 없다. 기시다 총리가 김정은처럼 정치적 수완이 좋게 보이지도 않기에 그들의 동분서주하는 '외교'가 일본에 득이 될 것 같지 않다. 기시다 총리와 하야시 외무상이 자신들 정권유지를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인상을 심기에는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