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동경은 아침부터 맑고 최고기온 27도까지 올라간 더운 날이었다. 내일 항암치료 예약이 있는 날이다. 내일 아침에 병원 가서 혈액검사를 받고 그 결과를 봐야 항암치료를 받을 수 있는지 알 수 있지만 말이다. 항암치료를 받는다고 생각하고 오전에 집을 청소하고 빨래도 했다. 항암치료를 하는 동안에 먹을 죽도 어제 국물을 내는 닭뼈를 사다가 국물을 내고 냉동한 배말 창자를 으깨서 국물을 더했다. 이걸 더하면 보말 국물처럼 된다. 아침부터 죽을 많이 끓여서 오늘 먹고 소분해서 냉동했다. 청소를 수채 구멍까지 하고 베란다도 아침에 더워서 물을 끼얹고 솔로 밀었다. 다 내일 항암치료를 받을 생각으로 하는 것이다.
오후에 들어서야 일을 하다가 4시 넘어서 산책을 나갔다. 오늘은 버섯이 나왔는지도 보고 싶고 부추도 자르고 싶었다. 항암치료를 하는 동안 시간이 지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좀 먼 공원까지 나무 그늘을 따라 걸었다. 다행히 버섯이 몇 개 있었다. 부추는 좀 더 자랐으면 싶었지만 항암치료를 하면 토요일까지 못 자를 것이라서 오늘은 모기도 없을 것 같아 자르기로 했다. 풀을 깎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다른 풀들이 자라지 않아서 부추를 분별하기가 쉬워서 다행이다. 돌아오는 길에 요전에 땄던 박하 냄새가 나는 풀을 좀 뜯고 요새 어디에나 많이 핀 삼백초를 좀 꺾었다. 박하 냄새가 나는 풀은 보울즈 민트라고 박하의 종류인 모양이다. 또 하나는 이름을 모르는데 노랑꽃이 많이 피는 것도 좀 꺾어서 방에 꽃을 바꿨다. 역시 화려한 색감이 더해지니 방이 확 밝아진다.
오늘 산책을 시작할 때 보니까, 볼래나무에 볼래가 빨갛게 익었다. 이틀 전에는 오디를 많이 따서 먹었는데 열매는 컸지만 달지 않았다. 오늘은 볼래를 갈 때도 한 줌 따서 먹고 올 때도 많이 따서 먹었다. 아마, 내일 병원에서 돌아올 때도 많이 딸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밖에 나가서 이것저것 채취하다 보면 시간이 가는 줄 모른다. 오늘 돌아온 시간이 밤 7시였다.
오늘 소개하는 내용은 어제에 이어 B섬사람들의 귀국을 둘러싼 당시 한일 경제 상황이다.
큰 파도의 시작과 끝남- B섬사람들을 중심으로
3. 근래 한일관계와 B섬사람들의 귀국-2
여기에서 도일 제주도인 ‘제4세대’가 한국으로 귀국하는 것과 관련해서 한일의 경제상황을 보기로 하자. 일본은 장기간 불경기에서 회복한다는 징조를 보인다고 하지만 ‘제4세대’가 하는 일에는 영향이 별로 없다. ‘제4세대’에게는 일본 경제 전체의 움직임이 그들의 일에 파급할 것이라는 추상적인 것보다 그들이 하는 일이 많고 적거나 임금이 오르거나 내리는 구체적인 것이 중요하다. 그들은 체재기간이 장기화해서 ‘고토부키초’나 그 외 지역에서 하고 있는 일(예를 들어 가방 제조나 음식점 경영)에 계속 종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대로 일본에서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경제적인 의미에서 어려운 일은 아닐 정도로 기반을 잡았다. 일본에서 장기체류를 하고 있다는 것은 단지 오래 있다는 것만이 아닌, 일본 사회에서 서바이벌하는 역량도 늘었다는 의미다.
그러면 그들이 돌아갈 한국의 경제상황을 보기로 하자. 한국경제는 IMF에서 회복했다고 하지만 근래 세계적으로 가속화하는 경제의 세계화로 한국경제도 통째로 그 파도에 흔들리고 있다. 한국경제의 동향을 숫자로 보기로 하자. 2000년 이후 수출액은 증가하는 경향이고 무역수지도 1998년 흑자로 전환된 이후 증감이 있지만 흑자이고 외화보유고도 급격히 증가해서 2006년 1212월 말 2,389.6억 불로 외화보유고가 높은 주요국에 포함된다. 경제성장에 비해 물가상승률은 4% 이하로 억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건 어디까지나 전체적인 통계의 수치로 사람들이 생활하는 레벨에서 실감하는 것과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IMF 이후 한국 기업은 ‘구조조정’이라는 명목으로 많은 해고가 단행되었다. 그리고 한국의 민주화가 진전되어 노동환경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노동조건 개선과 임금도 높아져가며 노동집약적인 사업은 싼 임금과 기업의 사활을 걸고 중국이나 베트남, 동유럽으로 해외 진출해서 나갔다.
그런 한편, 노동력 산출면에서 근래 한국의 진학 상황을 보면 희망하면 대부분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실제로 나 자신도 진학률 수치를 확인하고 놀랐지만 근래 한국의 대학 진학률은 82%를 넘는다. 대학에 진학해서 졸업하는 일은 당연하지만 취직하는 일을 점점 더 어려워진다고 할 수 있다.
또 한편, 한국의 저변 노동에 외국인 노동자가 들어와서 저임금으로 힘든 노동조건하에서 일하고 있다. 그 수를 보면 1999년 15만 명 정도에서 늘기 시작해서 2003년 25만 명으로, 2004년에는 급격히 43만 명으로, 2006년에는 50만 명에 달한다. 한국에서도 외국인 노동자가 일하는 곳은 저임금에 힘든 노동조건이라서 한국인이 일하고 싶지 않은 곳이다. ‘제4세대’는 일본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일하지만 한국에 돌아가면 외국인 노동자가 일하는 노동시장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여기에는 일을 고른다기보다 외국인 노동자가 하는 일을 하면 한국에서 생활을 재생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외국인 노동자로서 다른 사람들 눈을 의식하지 않고 생활을 절약할 수 있고 한국처럼 주위 사람들과 교제하며 관혼상제를 챙기지 않아도 된다. 그런 한편, 한국에서 생활은 당연히 다른 사람들과 같이 교제하고 친척의 관혼상제나 자녀의 교육 등 일본 생활보다 훨씬 돈이 많이 든다. 그리고 그들이 돌아가서 취업을 생각하면 매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 오래 종사한 직업이 있어서 그 일에 대한 기술 축척이 있다고 해도 그건 일본에서 일이고 한국의 노동시장에서 적용되는 일은 적은 모양이다. 즉, 케이스에 따라 다르지만 취업을 생각하면 한국에 돌아가서 취직하는 것은 일본에 있는 것보다 오히려 어렵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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