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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자유한국당의 망언

오늘 동경은 아침은 맑고 낮이 되면서 흐렸다가 오후 늦게 비가 오는 날씨였다. 오늘도 집에서 인터넷으로 기사를 읽으면서 지냈다.

 

오후 늦게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했던 말이 기사가 되어 나왔다. '자유한국당 해산 청원'에 대해 물타기를 하는 발언은 어제부터 나왔다. 청와대가 조작하고 있다느니, 베트남에서 어쩌고 하는 것이다. 거기에, 더불어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를 합치면 그 정도 숫자는 금방 나온다. 소셜미디어 계정을 동원해서 몇 번이나 할 수 있다는 등이다. 나도 청원에 동의했지만, 민주당 당원도 아니고 민주당 지지자도 아니었다. 동경에 살고 있다. 민주당 지지로 돌아설까, 생각 중이다. 자유한국당과 맞서 싸워줄 곳이 민주당밖에 없을 것 같아서다. 소셜미디어 계정을 사람마다 그렇게 몇 개나 갖고 있을까? 나는 한 번 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보통 사람들은 그렇게 조작하는 것 생각도 못한다. 국민의 목소리를 아주 깔아뭉개는구나. 성난 민심을 달랠 생각이 아니라, 아주 짓밟는다. 

 

그런 것에 정점을 찍은 것이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발언이다. 어제까지는 청와대가 조작을 하고 있다고, 배후가 청와대라고 하더니 오늘은 "북한이 하라는 대로 대한민국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한다. 기가 막히다. 어제까지는 청와대가 조작했다더니, 오늘은 북한이야? 그러면, 청와대가 북한의 명령을 받고 조작했다는 것인가? 나도 동경에서 한밤중에 했는데, 나는 어디서 명령이나 부탁을 받은 게 아니다.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생각이 나서 바로 간 건데, 명령이고 자시고 할 시간도 없었어. 나 스스로 태어나서 처음으로 청와대 홈페이지에도 가보고 그런 청원에 동의를 누른 것도 처음이다. 북한이 하라는 대로? 내가 왜 북한의 말을 들어야 하는데? 나도 북한을 모르지만, 북한에서도 나 알지도 못할 거다. 댓글을 보면 나처럼 나이를 먹고 그런 일에 참여한 적도 없는 아줌마들도 처음으로 했다는 걸 많이 봤다. 자기네가 시민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는 반성은 조금도 없다. 북한에서도 웃을 것 같다. 자유한국당의 영향력은 대단해서 북한에 까지 웃음을 주는 맹활약이다. 개그맨들은 초긴장 상태일 것이다. 

 

북한 개입설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이렇게 허무맹랑하게 생성된다는 걸 보고 힘이 빠졌다. 말도 어지간하게 아귀가 맞아야지. 150만이 넘는 숫자를 무시해도 너무 무시한다. 어떤 사람은 150만 해봐야 국민의 2. 몇 퍼센트밖에 안된다나? 다른 나라면 하루 사이에 100만이 넘으면 나라가 뒤집어진다.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사람들이 자기네가 해야 할 일을 안 하는구나. 이런 사람들이 어떻게 국회의원이 되었지? 다음 선거에서 당선을 포기하는 건가? 아니면, 무슨 일이 있어도 당선이 될 거라고 생각하니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겠지. 

 

가짜 여론몰이라고도 했다. 눈 앞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고 가짜라고 하면 뭐가 진짜인가. 자기네 입맛에 맞는 것만 진짜겠구나. 그렇게 몰아가고 있다. 

 

국민들이 언제까지나 무식한 줄 착각하고 있다. 일부 무식한 사람이 있는 것 인정한다. 그런데, 국민들도 눈이 있고 귀가 있어, 거기에 공부도 해요. 각자가 판단해서 의사표시를 할 정도의 주관에 행동력까지 갖췄다. 국민들을 속이려고 해도 잘 속지 않을 것이다. 한국사람들이 정치를 잘 모른다 해도 그동안 드라마와 영화를 보면서 갈고 닦은 실력이 있다. 거기에 현실정치를 지켜보고 있다. 모르는게 있으면 바로 검색한다. 댓글을 보면 분석이 거의 전문가 수준에 이르고,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기까지 한다. 이쯤되면 행동하는 '집단지성'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정치하는 사람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지 않으면 국민들의 눈높이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장외로 나가 국민에게 진실을 알린다고 많은 퍼포먼스를 준비하는 모양이다. 삭발식을 비롯해서 많은 행사를 하느라고 국회에는 안 가겠지? 문재인 정부가 뭔가 하면 자유한국당 지지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댓글에 "쇼를 한다"라고 쓰더라. 나는 그걸 읽으면서 지금까지 쇼라도 이런 일을 했냐고 묻고 싶었다. 이번 자유한국당이 하는 것이야 말로 '쇼'로 보인다. 그런데 '쇼'도 진정성이 있어야 먹히지, 진정성이 없으면 반대의 효과가 난다. 다음 선거도 있으니까, 국회에서 국민을 위해서 일을 하면 안 될까? 

 

세상에서는 월급 받고 일하지 않으면 바로 잘리는데, 자유한국당이 단단히 믿는 구석이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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