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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아베정권

일본의 시커먼 속내

2018/06/08 일본의 속내

 

오늘 동경은 맑은 날씨였다. 이번 들어서 교실 냉방이 들어온다. 지난 주까지는 냉방을 켜도 냉방이 아닌 송풍이었다. 분명히 표시는 냉방이었지만 송풍이었는데 이번 주부터는 냉방이 표시대로 냉방이다. 학교 내부에서 냉방에 대해 정해진 규칙이 있나 보다.

 

오늘 아침도 강의를 가는 날 시간대로 일어나서 아침으로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고 천천히 커피까지 마셨다. 점심도 준비했지만 학교에 가기가 싫어서 늦장을 부리고 있었다. 현재 왕따와 이지메를 당하는 처지라, 학교에 가는 것이 정말로 싫어진다. 내가 왕따와 이지메를 당하고 있다는 것은 이지메를 하는 사람과 이지메를 당하는 나 밖에 모른다. 원래, 일본 이지메 중에서 기술 점수가 높은 것은 이렇다. 이지메하는 사람이 가장 순진무구한 척한다. 당하는 사람이 피해망상인 것으로 몰고 가는 것이다. 내가 휴강도 아닌데 나타나질 않는 걸 아는 미국선생은 신경이 쓰이는지 교실에 와서 인사를 한다. 무슨 일이 있는지 눈빛으로 묻고 있었지만, 학생들 앞이라, 그냥 고개만 숙이고 인사했다. 말은 하지 않지만 뭔가 있다는 걸 느끼는 것이다. 중국연구를 하는 선생은 요즘 바쁘냐고, 얼굴을 보기가 힘들다고 한다.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 내가 바쁘다고 한 모양이다. 참 하는 것들을 보면 웃긴다. 자기네가 작당 아닌 작당으로 나를 몰아 세우고 화를 내면 이상한 사람이 되고 같은 곳에 있으면 보기 싫어서 나타나지 않으니까, 바쁜 사람이 되었네. 참으로 각본이 잘되어 있다. 이지메를 당하는 내가 현장에 없으니까, 마냥 좋을 줄 알았는데 좀 캥기는 게 있나?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학교에 가기 싫어서 나가는 준비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좀 늦게 전철을 탔더니 하필이면 전철이 사고의 영향으로 늦는다. 속으로 잘됐다 싶었다. 지각이나 휴강할 명분이 생길 것 같아서다. 버스를 타고 학교에 도착했더니 정확히 수업시간에 도착했다. 교실에 가는데 계단 위에 여학생이 짧은 스커트를 입었는데 팬티가 다 보이는 정확히 말하면 앉아서 오줌을 누는 자세로 앉아있다. 아이고, 맙소사! 계단을 올라가는 입장에서는 스커트 속만 확대되어 보인다. 이 학생은 정상인가? 왜 이렇게 앉았나 싶어 말을 걸었다. 왜 이렇게 앉아 있어? 옆에 남학생이 있다. , 좀 현기증이 난다고 해서요. 내가 뭐 도와줄 일이 없니? , 괜찮아요. 조금 있으면 나아집니다. 근데 앉는 방향을 좀 틀어서 앉아. 내가 여학생 몸을 계단에서 스커트 내부가 보이지 않게 돌렸다. 그러면서 나도 여자라서 그랬더니 여학생이 의미를 알고 부끄러워한다. 다행이다. 정신이 이상한 것은 아니구나. 대학에서 가끔 이상한 사건이 일어나기도 한다.

 

강의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전철에서는 피곤해서 정신없이 잠을 잤다. 읽던 책을 다 읽었기 때문에 할 일도 없었다. 잠깐 잠을 자면 한결 피로가 풀린다. 마트에 들러서 장을 봤지만 그다지 살 것이 없었다. 토마토 한봉지에 완두콩이 든 것과 우엉이 든 어묵을 한봉지씩 사고 달걀을 한줄 샀다. 오늘 횟감용 오징어가 두 마리에 298엔으로 쌌지만, 오징어가 작아서 사지 않았다. 근래는 오징어도 비싸서 사기가 쉽지 않다. 보통 때는 오징어 한마리에 298엔이다.

 

집에 와서 어제와 오늘 입었던 옷을 벗어서 손빨래를 해서 널었다. 일기예보에 의하면 주말에 비가 온다고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스트레스가 있을 때는 손빨래를 한다. 손빨래나 청소를 하면 스트레스가 좀 풀린다. 저녁으로 소면을 삶고 오쿠라를 데치고 토마토를 잘라서 먹었다. 완두콩이 든 어묵도 먹었다. 후식으로 작은 파인애플 반을 먹었다. 주말에는 잘 먹고 쉬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 쓰고 싶었던 것은 어제 올린 '우울한 아이들' 속편에 해당하는 것이다. 오늘도 강의에서 학생들에게 '연애 사정'을 물었다. 이틀 전에 100명에게서 받은 자료를 집계하고 분석한 것도 소개했다. 학생들이 대체로 수긍한다. 나는 학생들이 수긍하지 않길 바랬는데..... 학생들이 대답한 젊은이의 '연애 사정'에 대한 답변에서 많은 걸 읽을 수 있었다. 현재 진행형인 사회문제와 더불어 상상을 초월하게 일본사회가 급변하고 있다는 걸 알려준다. 다음에 자세히 쓰기로 하겠다.

 

 

다른 한편을 쓰고 싶었던 것은 아베 총리가 미국에 가서 미일정상회담을 마치고 기자회견을 한 것에 대해서다. 거기서 북한과 대화를 하고 싶다고 했다. 일본이 아닌 미국에서, 역시 가장 효과적인 무대를 가릴 줄 안다. "일본인 납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과 직접 마주보며 대화하고 싶다. 납치문제 해결은 아베 내각 최중요 과제다. 최종적으로 김정은위원장과 북일간에 해결해야 한다고 결의했다"라고 한다. 그리고, 북한과 "평양선언에 의거해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국교 정상화해서 경제협력을 할 용의가 있다. 일본이 가능한 역활을 수행할 생각이다"고 했다. 정말로 끝까지 대단하다. 15년 전 평양선언을 어긴 게 누군데? 지금 와서 뻔뻔스럽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기사에 단 댓글에서 일본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명확히 드러났다. "이 발언은 북한을 향한 것이 아니라, 일본 국내를 향한 것이라고, 지금 이 타이밍에 이런 발언을 하는 것이 센스가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북한에 대해 '강압적으로 제재'를 외치던 사람이 하루 아침에 다르게 하는 말을 어떻게 믿겠냐"는 것이다. 일본 사람들이 알려준다. "어디까지나 가짜 포즈"라고 한다. 이런 걸 보면 '조작질'을 참으로 잘한다는 걸 새삼 느껴진다. 도대체 정치가 몇 단인지 모르겠다.

 

다른 기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사람은 세계에 몇 명 없는데 그 중 한명이 아베 총리란다.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서 북한에 속지 말라고 한단다. 한편으로 외교팀이 싱가포르에 가서 강경파로 북미정상회담을 파토내고 싶은 볼튼을 잘 구슬려서 일본이 원하는 걸 회담에 적용시킨다고 한다. 믿음직한 볼튼이 결국 북미정상회담을 좌우할 것 같이 보도한다. 일본 정부가 대단한 활약을 하면서 아주 잘하고 있다는 기사였다. 요는 북미정상회담을 성공해서 한반도 평화로 가는 길을 죽자고 막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북한과 대화하겠다고 기자회견을 한다. 마치 북미정상회담도 일본 손바닥 안에서 이루어지는 느낌을 준다. 일본에서 이런 쇼를 참 잘한다. 다른 말로는 '왜곡'이라고 한다. 일본이 하는 걸 냉정하게 봐야 한다. 교묘한 이지메처럼 상상을 초월하는 끈질김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죽자고 방해할 것이다. 아베 정권은 지금 그 걸로 똘똘 뭉쳐서 목숨걸고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일본은 죽을 힘을 다해 남북이 사이가 좋아지는 걸 막을 것이다. 납북문제 어쩌고, 비핵화 저쩌고는 표면적인 것이고 최중요 과제가 아니다. 속내는 남북분단 유지에 북한을 고립시키는 것이다. 일본의 방해공작이 성공하는 것이 바로 아베 정권 연장이 될 것이다. 이웃나라에 그런 이지메하는 능력을, 자국 국민들 행복을 위한 정치에 10분에 1만 활용해도 일본사람들이 감지덕지해서 행복할텐데...... 에효, 한숨만 나온다.

 

또 다른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언급한 것에 대해 한국과 북한, 미국의 '종전선언'은 한국 문 대통령의 아이디어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문 대통령을 '종전선언'에서 빼고 싶어 한다고 노벨상을 독차지하기 위해서라도 북한과 미국 둘이서 '종전선언'을 하고 싶을 거라고 한다. 일본이 바라는 것이다. 미국과 한국을 이간질하는 것도 일본의 중요한 역할이구나! 한국과 문 대통령을 무시하고 뺀 '종전선언'을 트럼프 대통령이 하길 바라는 일본의 속내가 보인다. 한국과 문 대통령을 까고 밟아야 하는 속내도 보인다. 종전선언에 중국이 들었던 것이 못마땅했는데 중국이 없어졌다. 한국을 없애면 한국의 존재감을 덜어내면 일본이 더 살아나나? 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한국, 문 대통령의 노력은 세계가 알고 있다. 일본이 훼방을 놓느라고 쓸데없이 바쁘다. 지금 일본 매스컴에서는 북미정상회담에 관한 보도, 주로 일본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 보도하느라고 바쁘다. 완전 생기가 나서 펄펄 뛰고 있다. 죽어가는 일본 국내정치에도 관심을 가져 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