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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일본의 애국심

2015/08/23 일본의 애국심

 

오늘 동경은 흐리고 눅눅한 날이다. 최고기온은 31도로 그다지 덥지 않아도 청소를 하거나 조금 움직이면 땀이 줄줄 나는 날이다. 어제는 갑자기 맑고 더운 여름 날씨가 돌아와서 최고기온이 34도로 아주 더운 날씨였다. 며칠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오거나 흐려서 선선한 날씨가 계속되었던 것이다. 지난 목요일은 최고기온이 25도로 내려갔었다. 사람이라는 것이 단순해서 며칠 선선한 날씨가 계속되어 한여름 무더위가 한풀 꺾인 줄 알고 좋아했더니, 어제 갑자기 한여름 무더위가 되돌아와서 견디기 힘들었다.


오늘은 일어나니 날씨가 흐리다. 앗싸, 어제보다 지내기 수월하겠다. 눈을 뜨고 그대로 누워서 지난 밤에 읽던 책을 마저 읽고 일어났다. 가을학기에 참고자료로 쓸 책을 주문했더니 도착해서 읽었다.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청소를 하고 손톱을 깎고, 빨래를 해서 널었더니 대충 하루가 지나간다. 하루가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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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중순에 읽은 책을 소개하려고…근래, 일본에서 다시 회자되고 있는 ‘애국심’에 대해서 알고 싶어서 읽은 책으로 제목이 ‘일본의 애국심- 서설적 고찰’이다. 저자는 책 뒤에 나오는 해설에 의하면 “현대 일본의 대표적인 보수”라고 한다. 보수는 ‘애국심’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어 졌다. 

책이 읽는 것이 어려웠다. 딱히 내용이 어렵다기보다, 그냥 읽히지가 않는 책이었다. 부분적으로 보면 공감이 가는 곳도 많았고 새롭게 안 사실도 꽤 있었다. 예를 들어 전후에 좌파가 는 것은 전쟁으로 피해자가 많은 것에 대한 ‘죄악감’으로 인한 것이란다. 전후에 좌파가 되는 사람들은 전쟁 때는 ‘애국자’ 즉, 우파였단다. 여기서 ‘애국자’는 우파라고 한다. 그러나, 좌파든 우파든 애국심이 있고 ‘애국자’가 있다. 단지, 무엇을 애국이라고 생각하는지 관점의 차이라고 보는 데, 여기서는 우파만이 ‘애국자’라고 선을 그은 모양이다

책은 문고판이지만, 410페지에 가까운 대작이었다. 일본어는 띄어쓰기가 없어서 한국어보다 글자가 더 많이 들어간다. 대작으로 많은 것에 관한 고찰이 있었지만, 결국 저자가 연연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을 어떻게 보고 칭하느냐였던 것 같다

아시아태평양전쟁이라고 칭하는 것은 좌파적 시점으로 ‘침략전쟁사관’에 의한 것이고, 대동아전쟁이라고 칭하는 것은 우파적 시점으로 ‘해방과 자위의 전쟁사관’에 의한 것으로 대립해왔다고 한다. 그러나, 이 두 ‘()사관’은 영원히 화해하지 못할 것이란다. 거기에 애국심과 관련시켜 침략전쟁사관=반애국파, 대동아전쟁 긍정론=애국파로 너무 단순한 편 가르기가 지배하고 말았다. 그렇지만,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은 눈 앞의 전쟁이 침략전쟁이냐, 해방전쟁이냐를 생각하며 전쟁에 임한 것이 아니며, 전쟁의 의미를 정의라는 관점에서 평가하려고 했던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정도의 차는 있어도 ‘애국심’을 발휘하려고 했던 것이란다

사실 나는 일본 보수라는 사람들이 전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특히, 식민지지배를 했던 대만, 조선, 만주(중국)에 대해서…혹시나 ‘위안부’에 관해서도… 그런데, 그런 부분에 관해서 거론 자체가 없다. 다른 나라에 어떤 피해를 끼쳤는지, 그걸 어떻게 생각한다는 것에 관한 부분이 아예 없다는 것이다. 아직도 그들은 자신들의 전쟁이 어떤 의미의 전쟁이었느냐에 연연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어쩌면 지금도 자신들이 만들어낸 ‘대동아전쟁’이라는 아시아를 유럽 열강의 식민지에서 해방시키며 자위를 위한 전쟁이었다는 즉 ‘성전(聖戰)’이라고 우기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다. 그런 분위기를 많이 느껴왔지만, 지금도 그렇다는 것에 대해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전쟁이 명칭이 어떻든 여러나라를 침략하며 전쟁을 한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자신들이 일으킨 전쟁이 잘못된 전쟁이었다고 반성하고 뉘우치는 점이 없다는 것이다. 허탈하다. 일본의 애국심은 너무나 자폐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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