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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

어쨌든 올림픽?

NHK에 따르면 9월 10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276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22,444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379명으로 사망률 1.68%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저녁 6시 반 현재 692명으로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을 포함한 확진자 누계가 74,738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429명으로 사망률 1.91%이다. 같은 날,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155명으로 내역을 보면 지역감염이 141명이고 해외유입이 14명이다. 확진자 누계는 21,743명이 되었고 사망자 누계는 346명으로 사망률 1.59%이다.

 

동경도의 신규 확진자 추이를 7월 하순부터 목요일에 보면 8월 27일 250명, 9월 3일 211명, 10일 276명이다. 일본 전국을 보면 8월 27일 865명, 9월 3일 657명, 10일 692명이다. 전체적으로 8월 하순보다 줄었지만 현재 상태는 앞으로 늘지 어떨지 모르는 상태로 보인다. 8월이 폭염이었던 걸 생각하면 사람들이 밖으로 나다니질 못했으니까, 상당한 억제 효과가 났을 것이다. 근래는 코로나 19에 대해서 거의 언급을 하지 않는 수준이 되었다. 코로나 19에 익숙해졌다고 할 수 있다. 동경도가 오늘부터 경계 단계를 하나 내렸다. 배제당했던 Go To 캠페인에도 10월 1일부터 동경도도 포함이 된다고 한다. 그에 대한 동경도 지사가 하는 말이 아주 현실과 동떨어진 치적을 하고 있는 것에 역시 '정치적인 퍼포먼스'를 잘하는 인물인 것을 확인한다. 8월 폭염으로 사람이 얼마나 죽었나? 폭염으로 외출을 할 수가 없어서 억제된 걸 일정 수준의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Go To 캠페인에서 동경도가 빠지면 그 캠페인 자체가 성립되기가 어렵다. 

 

요새 일본에서 도코모 계좌에서 연계한 예금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일이 다발했다고 한다. 지방은행이 많았는데 우체국 통장에서도 빠져나갔다고 해서 오늘 낮에 우체국 통장을 가지고 ATM에 가서 거래내역을 찍었다. 나는 그런 걸 쓰지 않지만 통장에서 빠져나갔는지 확인할 길이 없기 때문에 통장을 찍어 봐야 알 수 있다. 가는 길에 세금 통지서가 와서 들고나갔다. 우체국에서 돈을 뽑아서 세금도 낼 생각이었다. 동네 우체국에도 몇 달 만에 가는지 모른다. 나는 종종 우체국을 이용하는 편이다. 우체국에 갔더니 손님이 한 명도 없다. 달랑 나 혼자다. 아무리 작은 우체국이어도 이런 일은 없는데, 사람들이 우체국에 오는 것도 꺼린다는 걸 알았다. 세금 고지서는 새로 온 것만 아니라, 이전에 받은 걸 합쳐야 낼 수 있어서 세금은 내지 않았다. 새로 나온 우표를 사고 국제우편으로 한국과 호주에 왕래가 있냐고 물었더니 금방 모르니까, 알아보겠다고 한다. 우체국에서 일하는 사람도 세 사람으로 대폭 줄었다. 아마, 우체국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하니까, 좁아서 더 이상 사람이 있을 수 없는 게 아닌가? 어차피 손님도 적다. 나는 밖에서 다른 볼 일을 보고 다시 우체국에 갔다. 호주에는 비행기 편이 없고 선편 밖에 없다고 한다. 한국에는 다 보낼 수 있다고 한다. 한국으로 가는 우편물도 접수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그런 문제가 없는 모양이다. 우표를 산 영수증이 필요하냐고 해서 필요하다고 했더니 기다리라고 한다. 보통은 우표와 영수증을 묻지도 않고 한꺼번에 준다. 그런데 영수증을 손으로 쓰기라도 하나 했더니, 기계로 뽑는데 한참 걸렸다. 손님도 없고 바쁘지도 않은데 간단한 일을 하는데도 시간이 걸리는 걸 이해하기가 힘들다. 오늘 세금을 못 냈으니 조만간 다시 우체국에 가야 한다. 

 

우체국에 가는 길에 유치원과 중학교를 지나간다. 유치원 마당에는 오랜만에 아이들이 다 나와서 짹짹거리면서 뛰어다니고 놀고 있는 걸 봤다. 아이들은 마스크를 하지 않았지만 보육교사는 다 마스크를 하고 있었다. 너무나 당연한 광경인데도 곁눈으로 천천히 보고 말았다.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는 걸 보니, 동네가 다 활기 있고 밝아지는 느낌이 든다. 우체국에서 돌아오는 길에 보니까, 아이들이 단체로 공원에서 놀고 있었다. 내가 사는 주위에는 차가 다니지 못하는 길로 둘러싸여 있어서 아이들이 안심하고 뛰어다닐 수 있다. 중학생은 폭염으로 더울 때는 마스크를 하지 않은 학생도 많았는데 이제는 다시 마스크를 하고 있다. 물론, 사람이 다니지 않는 골목에 가면 마스크를 벗기도 한다. 유치원이나 학교에 주말이나 방학이 아닌 시기에 아이들이 없는 것은 이상한 느낌이 든다. 허전하다고 할까, 학교가 빈 것은 그 자리가 더 크게 느껴진다. 바로 근처에 초등학교가 폐교가 되어 빈 적이 있었다. 이제는 전문학교에 교사를 빌려준 모양으로 학생들이 있다. 주위에는 고령화로 나이 든 사람들이 많아도 아이들이나 학생들이 있다는 것만으로 동네 활기가 전혀 다르다는 걸 코로나 19를 경험하면서 실감하게 되었다.

 

 

요새 다시 일본 정부와 IOC에서 내년 동경올림픽 개최에 관해 화제가 되고 있다. 먼저, 9월 7일 동경올림픽은 코로나와 관계없이 개최한다고 IOC 부회장이 "대회는 코로나 19와 관계없이 개최되고 내년 7월 23일에 개막한다"라고 했다(news.yahoo.co.jp/articles/dc7ea74e4b642717e6482fcde8488b743dcd6079). 거기에 동일본 대지진에 "동경올림픽은, 테마인 쓰나미 피해로 인한 황폐에서 부흥 올림픽이 될 것이다. 동경올림픽은 코로나 19를 극복한 대회가 되어 터널의 끝이 보이는 한 줄기 광명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동경올림픽을 하면 세계적인 코로나 19도 끝이 날 모양이다.

 

그에 화답하듯 같은 날, 일본에서도 만약 코로나 19로 십수개국이 참가를 하지 못해도 수적으로 보면 동경올림픽은 성립한다는 전 올림픽 장관의 코멘트를 실은 기사가 있다(news.yahoo.co.jp/articles/5db44880545fa6b26b74c65c1522075097091522).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을 서구권에서 보이콧한 것과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동구권에서 보이콧한 예를 들면서 한 말이다. 정치적인 문제와 코로나 19는 전혀 다르지만 같이 취급한다. 그니까, 일본은 코로나 19와 상관없이 참가할 나라만 참가하더라도 동경올림픽을 개최하는 걸로 밀고 갈 모양이다. 정작, 일본에서도 내년 올림픽 개최에 대해 회의적인 분위기인데도 정치가들은 밀고 나가고 싶을 것이다. 9월 8일 하시모토 올림픽 장관이 IOC 부회장의 발언을 "확실히 실시할 수 있다는 확신에서 한 발언이다"라고 했다. "관계자가 하나가 되어 준비를 하고 있다. 선수들도 대회를 향해서 주어진 환경에서 노력을 하고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개최해야 한다고 본다"라고 중지나 재연기를 원하는 목소리가 있는 가운데 내년 개최를 강조했다. 나는 기사를 보면서도 IOC 부회장이 했다는 말이 믿기지 않았다. 코로나 19와 관계없이 개최를 하다니? 그렇다면 올해도 할 수 있었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불쌍하다. 그랬더니 오늘 기사가 떴다. IOC 회장이 나와서 "모든 관계자에게 안전한 환경에서 내년 여름에 대회를 개최한다는 원칙을 계속해서 지킨다"라고 했다. 안전한 환경이 개최하는 조건으로 한다는 종래의 견해를 재삼 강조했다(https://www3.nhk.or.jp/news/html/20200910/k10012610231000.html?utm_int=news-ranking_access_list-items_006). 너무나 당연한 일이 아닌가? 

 

동경올림픽은 후쿠시마의 부흥을 목적으로 한 것인데, 정작 후쿠시마는 안전한가 보면 그렇지도 않다는 것이 나온다. 동일본 대지진 이전과 비교해서 지진 이후 후쿠시마에서 '위암' 발생률이 6년 연속 전보다 많아졌다(news.yahoo.co.jp/articles/60ed8cc1bd32099621e73e6422f5418037cbb817?page=1). 적은 해는 전국 평균보다 10%에서, 많은 해는 40% 가까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위암 이외 다른 병에 대해서 상세한 내용은 주간지 [금요일] 9월 11일 호에 실린다. 

 

일본 정부와 동경도, 이익을 공유하는 기업에서는 어쨌든 동경올림픽 개최를 밀고 나갈 것 같다. 거기에는 어쨌든 동경올림픽을 개최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바람도 있다. 아마, 폭염 따위는 문제가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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