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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생활

사람을 경계하는 생활

10월 11일 NHK에 따르면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146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27,715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421명으로 사망률 1.51%이다. 일본 전국의 신규 확진자는 437명으로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을 포함한 확진자 누계가 90,203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643명으로 사망률 1.82%이다. 같은 날,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58명으로 내역을 보면 지역감염이 46명이고 해외유입이 12명이다. 확진자 누계가 24,606명이 되었고 사망자 누계는 432명으로 사망률 1.76%이다. 

 

오늘도 비가 오는 날씨였다. 청소는 했지만 빨래를 하지 못했다. 일기예보를 보면 다음 주 거의 매일 같이 비가 오는 걸로 나온다. 주말은 학생의 컴플레인에 놀란 여파로 아무 생각도 못하고 지냈다. 동경에서 오래 살고 일본 사회의 변화를 쭉 지켜보면서 많을 걸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막상 대학, 그것도 자신의 강의에서 부정할 수 없이 연달아 일본 사회에 만연한 '혐오'가 나를 향할 때 쇼크를 받는다. 봄학기에서도 매일 강의마다 '혐한' 학생 코멘트에, '헤이트 스피치'가 나와서 매 강의마다 주의를 하다가 나중에는 포기하고 말았다. 사회 전체가 '혐한과 혐중'인데 대학 강의를 듣는 학생들이 그렇지 않다면 이상한 일이다. 사회의 조류, 혐오의 파도가 매일 일렁이는 사회로 모두가 그러는 걸 어떻게 그걸 막을 수가 있다는 말인가? '헤이트 스피치'는 거리에서 극우단체만 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에서 교수가 한국인 교수에게, 학생이 한국인 선생에게 하는 것이 암묵적으로 지지하고 정당화되고 말았다. 아마, 일본 사회에서는 이런 사실을 모르는 척 왜소화하고 있다. 자신들 사회가 건전하고 정상적이라고 보고 있을 테니까 말이다. 이게 일본에서는 정상적 일지 몰라도 다른 나라나 사회에서 보면 아주 이상하다. 다른 나라에도 그런 케이스가 가끔은 있을 것이다. 일본에서는 매일 강의마다, 매주 그런 일이 있기에 너무나 당연한 일상이 되어 있다. 일본 사회에서 보고 겪는 걸 말하면 외국 친구들이 나를 '의심'했다. 설마, 그럴 리가 있겠냐고? 외국 친구 만이 아니라, 한국에서 지인도 '의심'했다 선진국 일본이 그럴 리가 없다고 했다. 예전에 일본이 좋았던 시절을 경험한 사람은 더욱 당황한다. 당신이 이상한 것이지, 지금 이 세상에 그런 일이 있을 수 없다고 말이다. 나는 내가 경험하는 일을 조금도 과장하거나 부풀릴 필요가 없다. 있는 그대로 사실을 전달하지만 설마 그럴 리가 한다. 오히려 내가 의심스러운 사람이 되고 만다. 좀 더 솔직히 말하면 있는 그대로보다 약간 축소, 왜소화 해서 전하고 다 말하지 않는다. 내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을 있는 그대로 전했다가 내가 정말로 이상한 사람 취급받을 것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참고로 그런 걸 아는 사람은 나만이 아니라, 일본인 교수도 같은 입장에 처하면 알게 된다. 그런 사실을 내 친구를 통해서 확인하고 있다. 

 

아까, 오늘 신규 확진자를 쓰면서 9월 초부터 매주 일요일 수치를 봤다. 일본의 경우 너무나 비슷한 수치를 보면서 비명을 지르고 싶을 정도였다. 일본에서는 이게 정상인가? 한국을 보면 그렇지 않은데? 일본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주 특수해서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 말이 나온 김에 9월부터 매주 일요일 신규 확진자 수치를 보기로 하자. 

 

동경도 9월 6일 116명, 13일 146명, 20일 162명, 27일 144명, 10월 4일 108명, 11일 146명이다.

일본 전국 9월 6일 449명, 13일 440명, 20일 480명, 27일 471명, 10월 4일 396명, 11일 437명이다.

한국 9월 6일 167명, 13일 121명, 20일 82명, 27일 95명, 10월 4일 64명, 11일 58명이다.

 

동경도의 경우는 상하 폭이 최대 54명으로 위아래로 왔다 갔다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일요일 신규 확진자가 146명이 두 번 나오고 144명이 나온 날도 있다. 이렇게 한 달 사이 같은 요일에 거의 같은 수치가 반복해서 나올 확률은 어떻게 되는 걸까? 일본 전국은 최대폭이 84명으로 위로 올라갔다가 내려갔다가를 반복하고 있다. 한 달 이상을 400명대에서 상하운동을 거듭할 수 있는 확률은 어떻게 되는 건지 궁금할 정도이다. 거기에 이상하게도 일본에서는 주말에는 사망자가 확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중증환자가 사망하는 경우도 주말을 피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일본이라서 뭐든 가능한 것이지? 주말에 사망한 케이스가 주가 시작되어야 집계가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오래 그런 경향을 보이면 뭔가 신뢰가 가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그에 비해 한국은 신규 확진자가 줄고 있는 경향이 뚜렷하다. 그런 한편, 8.15 집회 이후 사망자가 꾸준히 발생하는 경향으로 바뀌었다. 사망자가 이전에 비해 확실히 늘고 있다. 참고 정도로 보고 있는 한국의 코로나 19 동향은 이해가 간다. 정작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는 동경도나 일본 전국의 코로나 19 동향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근래 동경도 신규 확진자 60% 대가 감염경로 불명이다. 일본에서는 이런 상태를 유지하고 싶은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이다. 그렇다면 내일 월요일 동경도의 신규 확진자는 다시 100명 이하로 내려가고 일본 전국의 신규 확진자는 300명 이하로 내려가는 것이 정해져 있다. 어쩌면 매주 월요일에 가장 낮게 시작해서 금요일과 토요일에 피크를 맞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는지? 일본의 PCR 검사라는 특수한 사정이 있어서 그렇게 되는 것이겠지. 특수한 사정이라는 걸 알고 싶지도 않지만 말이다.

 

이틀 전에 홋카이도에서 후배가 가을 야채를 한 상자 보내왔다. 요새 이상한 사건들이 많아서 벨이 울려도 문을 열지 않고 안에서 뭐냐고 묻는다. 택배라고 해서 주문한 것이 없다고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더니 홋카이도라고 해서 알았다고 문을 열었다. 얼떨결에 마스크를 할 겨를도 없이 문을 열었지만 상자를 주면서 받았다는 사인을 하라고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도 없이 사인을 하지 않아도 되는 걸로 아는데 하라고 하면 할 수밖에 없다. 택배를 받고 나서야 뭔가 찝찝해서 택배 상자를 현관에 놓고 알코올 소독을 해서 안으로 들였다. 택배를 가져온 사람이 마스크는 하고 있었지만 요새 보면 산책하는 사람들이 다 마스크를 하지 않았다. 나처럼 아예 사람이 없는 산이나 들로 가면 몰라도 산책로를 걷는 사람들은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 일본에서 보면 그냥 이런 상태로 계속 갈 모양이다.

 

오후에 청소를 마치고 택배로 받은 감자와 양파를 반으로 나눠서 친한 이웃에게 전하러 나갔다. 이웃네 집 앞에 놓고 한참 걸어 나와서 전화했다. 어제 감자를 먹었는데 맛있었다고 했더니 집에 있는데, 가까이서 전화를 하지 한다. 나는 요즘은 비대면이 좋으니까, 그냥 놓고 왔다고 했다. 지난주에 상담하느라고 사람을 만났고 레스토랑에도 갔기 때문에 혹시 내가 전염해서 무증상 일지 몰라서 친한 이웃이 80이 되는 고령자라 마스크를 써도 가까이 가지 않는다. 대신 돌아오는 길에 비가 온 후 공원에 가서 버섯을 관찰하고 식용버섯을 조금 땄다. 공원을 몇 개나 거쳤지만 거짓말처럼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공원에 사람이 있을 날씨가 아니었다. 

 

금목서가 10월 1일경에 피는 걸 봤는데, 요새 비가 많이 와서 다 지고 말았다. 금목서 나무 아래는 오렌지색 꽃이 떨어져서 주단처럼 깔려있다. 비가 와서 한꺼번에 진 것이라서 소복이 짙은 색을 담은 채 주단이 되어 있었다. 금목서 향기가 나면 가을에 접어들었구나 하는데 올해는 너무 짧은 기간에 끝난 느낌이라서 아쉽다. 오며 가며 보면 주위에 금목서 나무가 아주 많다는 걸 알았다. 가을이라고 방에는 억새풀을 많이 꺾어다가 꽂았다. 이름을 모르는 노랑꽃도 강가에서 많이 꺾어다 꽂고 공원에서 감을 가지째 꺾어서 방에 걸어놓고 억새풀과 같이 꽃병에도 꽂았다. 꽃병도 잘 간수해둔 좋은 것이 있는데 꺼내기가 귀찮아서 큰 병으로 대신하고 있다. 

 

사람을 피하고 경계해야 하는 시대라서 산이나 들판을 걷고 버섯을 관찰하는 것이 아주 좋다. 비록 모기가 사정없이 달려들어서 피를 빨고 귀에도 들어가고 난리가 나지만 말이다. 식용버섯을 조금 따고 억새풀을 꺾을 수 있다. 강가에 잡초처럼 무성한 꽃을 꺾어다가 방에 장식하고 공원에서 감을 따오고 있다. 계절감, 가을의 정취를 느끼는 소품을 여기저기서 가져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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