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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코로나 19

일본, 주간 한일 비교와 9.11의 기억, 잼 만들기

NHK에 따르면 9월 11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1,273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365,216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2,645명으로 사망률 0.72%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가 8,807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1,634,483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6,777명으로 사망률 1.03%이다. 일본 백신 접종 실적은 주말이라서 업데이트되지 않았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동경도 신규 확진자가 -1,089명, -85.5%이다. 일본 전국에서도 -7,205명, -81.8%이다. 일본에서 신규 확진자가 급감하는 것에 대해 사람들이 궁금해한다. 전문가의 해설을 들어도 신뢰가 가지 않는다. 백신 접종과 날씨가 아니냐고 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백신 접종은 감염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감염해도 중증이 되는 걸 예방한다고 하지만 백신 접종 효과로 보고 싶어 한다.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1,865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271,227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2,358명으로 사망률 0.87%이다. 한국 백신 접종 실적은 1차 32,150,887건으로 인구의 63.9%, 18세 이상 인구의 74.3%이다. 2차 19,407,759건으로 인구의 38.6%, 18세 이상 인구의 44.9%이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신규 확진자가 +61명, +3.3%이다. 

 

오늘 일본에서 신규 확진자 100명 이상 발생한 지역은 15 도도부현이고 그중 1,000명 이상은 동경도와 오사카뿐이다. 내역은 다음과 같다. 동경도 1,273명, 오사카 1,263명, 아이치 970명, 가나가와 862명, 사이타마 780명, 효고 507명, 치바 429명, 후쿠오카 378명, 오키나와 270명, 교토 199명, 홋카이도 156명, 기후 153명, 이바라키 140명, 시즈오카 134명, 히로시마 110명 순이다. 수도권과 오사카 신규 확진자가 전체의 52.3%를 차지한다.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지역을 보면 동경도 17명, 가나가와 11명, 사이타마 6명, 치바 4명, 아이치와 오키나와 3명 등으로 합계 56명이다. 

 

지난주 토요일에 올렸던 2021년 한국과 일본의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를 비교하는 표에 이번 주(9월 5일- 9월 11일) 통계를 더해 보기로 하자. 위가 신규 확진자이고 아래가 사망자이다. 가장 적을 때가 파란색이고 가장 많은 때가 빨간색이다.

 

신규 확진자 1주차 2주차 3주차 4주차 5주차 합계(배율)
1월 한국 5,417 3,832 2,877 3,166   15,292
     일본 40,641 42,119 36,969 25,588   145,317(9.5)
2월 한국 2,677 2,677 3,378 2,762   11,494
     일본  16,647 10,659 9,153 7,122   43,581(3.8)
3월 한국 2,739 3,121 3,033 3,074 3,471 15,438
     일본 7,201 7,980 8,833 11,378 16,199 51,591(3.3)
4월 한국 4,210 4,503 4,801 4,399   17,913
     일본  20,743 26,556 32,852 35,270   115,421(6.4)
5월 한국 4,111 4,316 4,284 4,095   16,806
     일본  36,321 44,300 36,004 26,641   143,266(8.5)
6월 한국 4,166 3,829 3,299 3,788 4,886 16,180
     일본  18,427 13,353 10,147 10,410 10,899 52,826(3.3)
7월 한국 7,381 9,780 10,869 10,989   39,019
     일본 13,358 19,854 27,329 60,700   121,241(3.1)
8월 한국 10,891 12,891 12,640  12,226   48,648
     일본 91,455 112,337 153,082  156,960   513,834(10.6)
9월 한국 11,977 12,318       24,295
     일본 121,671 72,242       193,913(8)
사망자/하루 1주차 2주차 3주차 4주차 5주차 합계(배율)
1월 한국 158/22.6 136/19.4 101/14.4 77/11   472
      일본 450/64.3 454/64.8 588/84 624/89.1   2,116(4.5)
2월 한국 50/7.1 50/7.1 39/5.6 42/6   181
      일본 688/98.3 556/79.4 510/72.8 423/60.4   2,177(12)
3월 한국 37/5.3 35/5 26/3.7 28/4 19/2.7 145
     일본 371/53 333/47.6 243/34.7 216/30.8 185/26.4 1,348(9.3)
4월 한국 25/3.6 27/3.8 14/2 19/2.7   85
     일본 168/24 240/34.3 291/41.6 397/56.7   1,096(12.9)
5월 한국 34/4.8 31/4.4 30/4.3 25/3.6   120
     일본 520/74.3 630/90 777/111 665/95   2,592(21.6)
6월 한국 20/2.8 11/1.6 15/2.1 15/2.1 13/1.8 64
      일본 603/86.1 507/72.4 360/51.4 258/36.8 177/25.3 1,905(37.3)
7월 한국 13/1.8 24/1.7 13/1.8 24/3.8   74
      일본 108/15.4 94/13.4 77/11 68/9.7   347(4.7)
8월 한국 21/3 32/3.2 52/7.4  74/10.6   179
     일본 81/11.6 124/17.7 207/29.6  293/41.8   705(3.9)
9월 한국 39/5.6 43/6.1       82
     일본 420/60 434/62       854(10.4)

신규 확진자는 한국이 지난주보다 +341명으로 +2.8%이다. 일본은 대폭 감소해서 -49,429명으로 -40.6%이다. 2주 전의 반 이하로 줄었다. 지금까지 일본에서 1-2주일 사이에 이렇게 대폭 감소했던 적은 없는 것 같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이렇게 대폭 감소하다니 너무나 대단하다. 사망자를 보면 한국이 지난주보다 +4명이다. 일본도 +14명이다. 신규 확진자가 대폭 줄었지만 사망자는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늘이 9.11 테러 20주년이라고 한다. 나는 그날 시드니에 있었다. 시드니에서 드물게 미국에서 생중계 방송을 보면서도 현실감이 없었다. 아니, 어떻게 테러 공격을 하는 현장을 찍을 수가 있을까? 비행기가 거기까지 갈 때까지 몰랐던 건가?  당시 우연히도 호주의 총리가 미국을 방문했던 걸로 기억하고 있다. 원래 호주는 반미정서가 강한 곳인데 당시 호주 총리는 미국을 가깝게 여겼던 모양으로 미국의 일을 자신들 일처럼 어쩌고 하는 걸 좀 이상하다고 느끼면서 보고 있었다. 

 

9.11 테러는 나에게도 영향이 있었다. 호주에서 동경으로 돌아와 바로 닛폰마루라는 배를 타고 일본 정부 프로그램에 참가할 예정이었다. 항로가 아프리카를 왕복하는 코스로 나는 아프리카에 간 적이 없어서 아프리카에 갈 귀중한 기회였는데 못 갔다. 일본 정부가 9.11 테러 영향으로 항로를 바꿔서 아프리카에는 가지 않고 뉴질랜드까지 갔다가 돌아왔다. 뉴질랜드에서 현지 일본인들과 유지를 초대해서 선상파티를 했는데 실은 현재 천황의 딸이 태어난 축하파티인 셈이었다. 닛폰마루는 일본에서 대표적인 호화 여객선 중 하나로 친다. 나는 당시 일본 국립대학에 재직 중이라, 국가 공무원이라서 프로그램에 참가해서 받는 돈은 매우 적었다. 정해진 걸 받는 거니까. 그런데 내가 쓰는 객실은 트윈베드룸에 좋은 객실이라서 비용이 꽤 많이 들었을 걸로 안다. 참가자들 객실은 도미토리였는데 1명 당 300만 엔 이상이었다니 나는 500만 엔 정도일까 할 뿐이다. 그 프로그램은 일본 정부가 주최하는 것으로 일본인 참가자는 지방 정치가 자제와 공무원이었다. 나처럼 가르치는 입장으로 참가한 사람들은 다 일본 국립대 교수로 4명이었다. 유엔이나 다른 나라 정부 관료가 도중에 올 때는 헬리콥터를 타고 오는 경우도 있었다. 우리를 보좌하는 사람들은 자민당 젊은 정치가 지망생이라고 할까, 자민당 사람들이었다. 나를 도운 사람은 전 총리의 딸로 나중에 국회의원을 하기도 했다. 외국에서 참가하는 사람들은 보통 응모해서 뽑힌 사람도 있었지만 그 나라의 유력인사 자제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속내는 젊었을 때부터 유력한 인물과 그 자제들, 일본 정부 사이에 일종의 커넥션을 만드는 프로그램이라고 본다. 오늘 9.11 테러 20주년 기사를 보고 생각이 났다.

 

 

어제는 정말로 오랜만에 거진 2주 만에 쾌청하게 맑은 날씨였다. 2주 이상 매일 비가 오고 기온이 내려가서 추운 날씨라 아직 여름이 다 끝난 것 같지도 않고 가을이 시작되지 않았는데 여름 장마보다 더 긴 장마였다. 가을에 비가 오면서 추워지면서 겨울이 되는 시기가 아니다. 어제는 날씨가 쾌청하게 맑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날씨가 좋아서 이불을 말리고 빨래하고 집 벽장문들을 다 열어서 환기를 했다. 날씨가 쾌청하면 기분과 몸도 가벼워진다. 좋은 날씨가 아까워서 집에서 지냈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살인적인 더위를 지내면서 조금 겸손해진 것 같다. 지내기 좋은 날씨인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감사하게 되었다. 다른 말로 하면 그만큼 가혹한 환경에서 지내고 있다는 거다. 올여름에는 수박을 작은 걸로 2개밖에 먹지 못했다. 큰 수박을 좋아하는데 올해는 너무 비싸 정말로 엄청 비싸서 특별히 큰 것도 아닌데 하나에 3-4천 엔이나 하더라. 보통 쌀 때는 천 엔 정도 한다. 오봉이 지나서 갔더니 하나에 천 엔씩 가격이 내렸다. 그래도 여전히 비쌌다. 비싼 것도 있지만 더울 때는 너무 더워서 사서 집에 들고 올 수 없는 것이 문제였다. 아이스크림도 한 번 밖에 사지 않았다. 마트에서 사도 집에 오는 사이에 다 녹을 것 같아서 사지 못했다. 코로나와 날씨로 최저한 생활을 유지하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지낸다. 

 

작년부터 머위 꽃을 따서 장아찌를 만들고 머위도 따다 장아찌를 만들기 시작했다. 나는 사실 장아찌 같은 걸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아무래도 염분이 많이 들어가니까. 장아찌라고 할까, 피클이라고 해도 될 정도다. 머위 꽃을 따고 머위를 따다가 다듬는 과정이 좋은지도 모른다. 올해는 알이 아주 굵고 좋은 매실, 일본에서는 난코매실이라고 고급 매실이다. 마트에서 사면 재료값만 해도 꽤 비싸다. 매실 과수원을 하다가 그만둔 곳에서 20킬로 정도 주어다 잼을 만들었다. 나는 잼을 만드는 일이 거의 없다. 내 일생에 언제 다시 이렇게 많은 양의 잼을 만들까 싶을 정도로 이틀에 걸쳐 만들어서 차곡차곡 쟁여놓고 먹고 있다. 설탕을 적게 넣어서 그런지 쓰이는 용도가 다양하고 많이 먹을 수 있다. 여름에 얼음물에 타서도 먹고 따뜻한 물에 타서도 마신다. 요구르트에도 넣고 빵이나 과자에도 발라서 먹는다. 매실잼이 있어서 과일을 덜 먹은 것도 있는 것 같다. 

 

이번 주 마트에 갔더니 조리용 사과가 가격이 싼 것이 있었다. 원래 가격은 비싼데, 수요가 적을 것 같아 정상 가격의 5분 1이었다. 브램리 사과라고 처음 봤는데 호기심에 샀다. 잼을 만들어 볼 생각으로 4개들이 3 봉지를 샀다. 일본에서는 보통 산미가 강한 홍옥을 요리에 쓴다. 잼을 만들려면 병을 준비해서 소독도 동시에 해야 한다. 오늘 저녁에 사과 12개를 썰었더니 양이 꽤 많았다. 가장 큰 냄비에 설탕을 최소한으로 넣고 잼을 만들어서 병에 넣었더니 양이 완전히 줄었다. 설탕을 30%도 넣지 않았다. 사과를 썰때 생으로 먹어 보려고 했더니 너무 시어서 생으로 먹으면 안 된다는 걸 알았다. 사과잼을 만들고 나서 안 것은 내가 유럽에서 먹었던 사과잼이나 요리에 나왔던 구운 사과가 브램리 맛이었다. 잼을 만들었는데 생으로 볼 때와는 전혀 다른 향기가 나고 아주 맛있다. 풍미라는 게 이런 거라는 걸 실감했다. 뭔가 고급스러운 향기와 맛이다. 이래서 사람들이 정성을 다해 요리를 만드는구나 싶었다. 잼을 만들어서 뜨거울 때 소독한 병에 넣고 뚜껑을 닫고 있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공기의 압축으로 병뚜껑 볼록한 곳이 들어가는 소리가 난다. 그 소리를 들으면 제대로 했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다음에 마트에 가서 브램리 사과가 있으면 더 사서 잼을 만들고 싶다. 이렇게 저장식품을 만들어 놓으면 부자가 된 느낌이 든다. 장마에 들기 전에는 포르치니를 따다가 말렸다. 이 버섯은 매우 고가품이라서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선물한다. 오늘도 배젓버섯을 따다가 가지와 양파, 다른 버섯도 넣어서 볶았다. 맛있는 저녁을 먹고 내일 먹을 것도 있다. 냉동고에도 포르치니 요리로 가득 찼다. 

 

작년부터 저장식품에 집착하는 것은 코로나 펜데믹을 맞아 어디에 말도 못 하는 정체모를 불안과 정신적인 허기 때문인 것 같다. 혼자서 자연을 상대하면 홀가분하고 다른 사람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성과가 알기 쉬운 실용적인 걸 만들어 불안함을 잊고 정신적인 허기를 달래고 싶다. 그래서 지금까지 관심도 없고 해 본 적도 없는 일을 하고 있다. 이럴 때 보면 자신도 몰랐던 자신 속에 감춰져 있던 욕망이 드러나기도 한다. 욕망이라는 말을 쓰기에는 참 사소한 것이지만, 이런 걸 해보고 싶었던 거다. 해보고 싶은 일에 꼭 합리적인 이유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들의 평가를 받을 필요도 없으니 좋다. 자기만족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정체모를 불안이 없어지거나 정신적인 허기가 채워지지는 않지만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하는 동안 집중하기에 그런 걸 잊고 있다. 먹고사는 차원에서도 식량을 많이 확보했으니 좋은 일이다. 설탕이 걱정스럽지만 다른 당분을 줄이기로 했다. 

 

이틀 전부터 금목서 향기가 나기 시작했다. 오늘 오후 늦게 버섯을 찾아 나섰더니 금목서가 피었다. 이제 가을이 오는 것 같다. 나도 정신 차려야지, 다음 주부터 개강하는 과목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