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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

일본, 도심으로 집중하는 지각변동

NHK에 따르면 10월 25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17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377,435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3,120명으로 사망률 0.83%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153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1,717,469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8,219명으로 사망률 1.06%이다. 오늘 발표한 일본 백신 접종 실적은 1차 인구의 76.5%이고, 2차 인구의 69.6%이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동경도 신규 확진자 -12명, -41.4%이다. 일본 전국에서도 -79명, -34.0%이다. 사망자는 동경도 3명 등으로 합계 7명이다.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1,190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353,089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3,120명으로 사망률 0.83%이다. 한국 백신 접종 실적은 1차 인구의 79.4%이고, 18세 이상 인구의 91.8%이다. 2차 인구의 70.1%이고, 18세 이상 인구의 81.5%이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신규 확진자 +140명, +13.3%이다. 

 

 

오늘도 월요일이라서 도서관에 갔다. 읽은 책은 반납하고 새로 책을 빌리고 현재 읽는 책은 연장했다. 날씨가 흐리고 비가 올 것 같아서 도서관에서 서둘러 나왔다. 도보로 40분 이상 걸려서 비가 오면 비를 맞게 된다. 작은 우산을 항상 갖고 다니지만 요새 비는 그런 우산을 써서 젖지 않게 될지 모른다. 도서관에서 나와 동네길을 걷기 시작했더니 학교 앞 맨 끝집 사람이 인사를 한다. 그래서 잠깐 수다를 떨었다. 화제가 법학부가 도심으로 이전한다는 것이었다. 도심으로 이전한다고 그래서 주변에서 오피스텔이랄까, 원룸(일본에서는 통칭 아파트라고 한다)을 빌려주는 사람에게는 영향이 있을 거라고 했더니, 그렇지 않아도 자기네도 학생용 아파트가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대학이 여기로 이전할 때는 학생들을 위해서 아파트를 지어달라더니 이전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없었다고 대학이 괘씸하다고 한다. 나는 더 이상 자세한 걸 물어볼 수가 없었다. 아파트가 오래되어 은행 대출을 다 갚았는지, 아니면 아직 대출을 다 갚지 못한 상태인지, 새로 지은 지 얼마 되지 않는 건지 상황에 따라 사정이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마침 빗방울도 굵어지기 시작해서 서둘러 걷기 시작했다.

 

다음은 무인 야채에 들렀다. 옆에 밭에서 할아버지가 보라색 무를 솎아내고 있었다. 나에게 아까 물건을 내놨으니까, 뭔가 있을 거라고 가보라고 한다. 요전에 솎은 무나물을 얻어서 먹었다.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야채는 달달한 고추와 하야토 우리를 샀다. 하야토 우리가 한국에서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여기서도 흔하지 않은 거다. 다시 밭을 지나가려고 했더니 솎은 무를 가져가라고 한다. 무를 받고 잠깐 서서 수다를 떨었다. 할아버지네는 그 동네 토박이에 전에 이장을 해서 많은 걸 알고 있다. 

 

할아버지 대학 법학부가 도심으로 이전하는 거 아냐고 했다. 알고 있다고 한다. 법학부는 전국에서 오는 학부라서 요 근처에서 학생에게 아파트를 빌려주는 사람들에게 영향이 있을 거라고 했다. 지난번에 할아버지네 아파트에 세든 학생들이 온라인 강의를 한다고 시골에 갔다는 말을 들었다. 아직 이전하지 않았지만 내년부터 도심으로 갈 것이다. 그래서 아파트를 빌리는 학생이 줄어든다고 했다. 거기에 근래 보면 학생들이 통학에 편도 2시간이나 2시간 반 걸려도 방을 빌리지 않고 집에서 다니는 학생들이 늘었다. 방을 얻으면 아무래도 방세와 생활비를 생각하면 시간이 걸려도 집에서 다니는 것이 생활의 질이 좋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대학에서 대면 수업만이 아니라, 온라인 강의를 들을 수 있게 했기 때문에 지방에 사는 학생들도 동경에 오지 않아도 동경에 있는 대학 강의를 듣게 될지도 모른다. 올해 대학 반이 정원 미달이라고 했으니, 아무래도 학생들은 동경에 오고 싶다는 기대가 있기에 동경에 있는 대학에서 학생을 잡기 위해 앞으로 온라인 강의만으로 대학을 졸업할 수 있게 만들지도 모른다. 그런 걸 고려하면 대학생을 상대로 하는 아파트 임대가 지역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할아버지가 이런 이야기를 아주 좋아했다. 그러면서 지금 집 마당에 따로 별채에 집세를 싸게 해서 치바 출신 학생이 세들었는데 일주일에 3일 있다고 한다. 치바에서 통학하기에는 너무 멀어서 3일만 있고 다른 날은 치바에서 지낸다고 한다. 그러면서 요새 대학에서 새로 학생들 기숙사 건물을 짓고 있는데 새 학부가 생기냐고 한다. 새 학부가 2개 생겼는데 하나는 도심에 캠퍼스가 있고 하나는 여기에 있지만 학생들이 기숙사에 들어가는 게 많을 거라고 했다. 할아버지네는 학교에서 가까운 편이고 은행 대출도 없어서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주위에서 은행 대출을 아직 갚지 못한 경우나 주택회사를 끼고 새로 시작한 사람들은 곤란할 것이라고 한다. 대학에서 알려주지 않았다고 대학에 화를 내는 건 괜찮지만 영향을 받을 사람들이 주위에 생길 것이라고 했다. 사실, 내가 아는 사람들도 옛날부터 대대로 살아오던 토박이들이 이전에는 농사를 지었기에 땅을 많이 가지고 있다. 자신들의 땅을 대학에 판 것도 있지만 아파트를 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이전과 달리 일본도 장기간 불경기라서 지방에서 동경으로 대학을 보내기 어려운 사람들이 많아졌다. 아무래도 동경에 보내면 학비나 집세 등을 송금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전이라면 학비를 받고 생활비는 자신들이 아르바이트해서 지낼 수도 있었다. 요새는 학비를 대출받고 생활비를 자신이 버는 경우도 있지만 아주 힘들다고 한다. 학교를 졸업해서 취직해도 학비 대출을 갚아야 해서 생활이 빠듯하다는 말도 듣는다. 학생들 생활비가 한 달 최소 10만 엔은 필요로 한다. 학교 다니면서 아주 열심히 아르바이트해야 벌 수 있는 금액이다. 거기에 여기는 교외라서 알바를 할 수 있는 곳이 그렇게 많지 않기에 알바를 하기 위해 도심까지 다녀야 한다. 그러면 아예, 도심에서 방을 빌리는 것이 편할 수도 있다. 학생들 생활을 보면 예전보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절약한다. 식사를 백 엔짜리 빵 하나, 컵라면으로 하기도 한다. 마트에서 가장 싼 도시락이 298엔으로 종류가 아주 많다. 요새는 198엔짜리도 있다니까, 다시 한번 봐야겠다. 주변 학생들이나 혼자 사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한 것이다. 솔직히 한 끼를 298엔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매우 저렴한 거다. 재료를 사서 만들면 재료 값만 해도 298엔으로 도저히 모자란다. 절약하는 학생들은 도시락이 반액으로 할인하는 시간을 기다렸다가 사서 냉동했다가 먹는다고 한다. 일반인도 도시락과 다른 음식이 반액이 되는 시간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꽤 있다. 어쩌다가 늦게 들어오는 날 마트에 들리면 그런 광경을 보게 된다. 나는 가끔 사 먹는 건 괜찮지만 항상 팔고 있는 도시락을 먹으면 건강이 걱정된다고 주의한다. 자취하는 학생들이 야채와 과일이 너무 비싸다고 한다. 그래서 야채를 살 수가 없고 과일을 사는 건 꿈도 꾸지 못한다는 말을 한다. 집에서 가족과 같이 살면 이런 말을 하지 않고 맛있는 걸 많이 먹을 수 있다. 

 

대학들이 캠퍼스를 교외 외곽지역으로 이전했다가 다시 도심으로 회귀하고 있다. 내가 사는 주변에도 대학이 꽤 있지만 솔직히 여기는 동경에서도 교외이기에 동경이라고 할 수가 없다. 대학이 교외에 있으면 지원하는 학생들이 줄고, 다니기 불편하다고 지망하지 않게 되기에 대학으로서도 도심으로 이전하는 건 사활의 문제이다. 학생들이 동경에서 대학을 다닌다면 도시생활을 꿈꾸지 불편한 농촌생활을 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요새 보면 도심에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사람이 모이지만 다른 곳은 한적하다고 한다. 동경도 버블경기 이전에는 백화점이 도심에만 있었다. 버블경기에 여기저기 교외에도 백화점이 생겼지만 백화점에 갈 사람은 한정되어 있다. 오늘 수다를 떨면서 이전에는 도심에 소비하러 백화점 가서 구경하고 식사나 차를 마셨지만 요새는 백화점에 갈 일이 없다는 말을 했다. 교외에서 백화점에 다녀오는 교통비만 해도 적지 않기에 지금은 그 돈이 크다. 그래서 도심에 사는 사람들과 교외에 사는 사람들이 다시 격차가 커질 것 같다. 솔직히 이 부근에 사는 사람들은 백화점에 갈 일이 별로 없다. 근처에서 필요한 걸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트 코로나로 많은 변화가 있겠지만 동경에서는 다시 도심으로 집중하는 현상이 도드라질 것으로 보인다. 직장인은 재택근무가 가능하다는 걸 알아서 앞으로도 재택근무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늘었다. 회사에서 다시 출근하라고 해도 장시간 출퇴근에 힘든 생활로 돌아가기 싫다고 이직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한다. 그리고 기업들이 업적 악화로 보유한 도심 부동산을 매각하는 움직임도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모양이다. 다양한 지각변동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