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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기시다 정권

일본, 엔저에 무역수지 적자, 우크라이나 지원, 러시아와 대립

오늘 동경은 최고기온 14도로 흐리고 아침에 비가 온 추운 날이다. 집에서 보는 창밖 풍경은 주변 나무들에서 폭발하듯 새순이 나와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있어서 짙고 옅은 연두색으로 뒤덮여서 밝게 빛나고 있다. 가랑비가 오고 있어서 안개처럼 스모그가 걸려 있어서 풍경이 환상적인데 방은 겨울처럼 춥다. 어제 산책을 나가는데 아파트 단지 안 길을 비롯해 주변에 연두색 터널이 생긴 걸 보고 사진을 찍었다. 올해는 4월에 들어서도 날씨가 계속 춥다가 따뜻하다가를 반복하고 있어서 벚꽃이 아직 지지 않았는데도 다른 꽃들이 일제히 피기 시작했다. 산벚꽃도 다 지지 않았고 늦게 피는 겹벚꽃도 지금 한창이다. 먼저 펴서 진 벚꽃 나무 아래는 꽃잎과 받침대가 떨어져서 길이 푹신푹신할 정도다. 

 

내일 항암치료를 가야 해서 오늘은 그 준비를 하면서 지내고 있다. 준비라고 해도 별 것이 없는데 괜히 집을 며칠 비울 사람처럼 시든 꽃을 정리하고 꽃병에 물을 갈고 화분에 물을 줬다. 항암치료를 받고 오면 냄새에 민감해지는 것 같아 음식물 쓰레기와 다른 쓰레기도 정리해서 버리고 왔다. 이따가 밤이 되면 내일 병원에 가지고 갈 것을 잊지 말고 챙겨야 해서 생각이 나는 것은 다 눈에 띄기 쉬운 곳에 내놨다. 내일 병원에 가서 링거를 꽂은 채 돌아오면 링거가 끝나는 토요일 오후까지 목욕도 못할 것이라서 오늘 밤에 목욕하고 잘 예정이다. 어제 산책을 오래 했더니 몸이 피곤했는지 밤에 한 번도 깨지 않고 잠을 푹 잤다. 산책을 하거나 목욕을 하고 자면 수면의 질이 매우 좋아지는 것 같다. 잠을 잘 자면 몸이 확실히 가뿐해지는 느낌이다. 

 

 

오늘 일본 뉴스를 보면 엔저가 심각해지고 있다. 며칠 전에 125엔대를 넘어섰다고 호들갑을 떨었는데, 오늘은 20년 만에 129엔대로 130엔 가까이 되고 말았다고 한다(https://news.yahoo.co.jp/articles/481b874aadb7db4b0cada82880d53e3f96b5429b). 3월에 115엔이었던 것이 한 달 만에 15엔이나 내렸다. 그렇지 않아도 아베노믹스 이래 일본은 엔저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한 달 사이에 13%나 내린 것은 충격이 좀 크다. 왜냐하면 작년 연말부터 공과금을 비롯해서 물가가 오르고 있는데 기름값이 올라서 모든 물가가 오르게 되었다. 작년 후반에 수입 물가가 3-40% 상승된 것에 기름값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물가가 올랐다. 거기에 엔저가 한 달 사이에 10% 이상 낮아졌다는 건 앞으로 물가가 더욱 올라간다는 신호이다. 엔저만 가지고 본다면 미국에서 금리인상으로 인해 다른 나라에서도 영향을 받아 환율이 움직이기에 그런가 하지만 일본에서는 코로나 이후 경제대책으로 돈을 풀지 않아서 경제가 사방이 꽉 막혀서 돌아가지 않는 상태이다. 일본 정부가 적극적으로 엔저에 대한 대책을 하지 않기에 사람들은 걱정이 많을 것이다. 일본에서는 절대로 금리를 올릴 수가 없다. 국채 발행을 많이 해서 그 이자만 해도 몇조 단위로 늘기 때문이다. 

 

재무성에서 발표한 작년 무역수지는 5조 3,749억 엔 적자라고 한다(https://news.yahoo.co.jp/articles/a21cc2e8e1f4f37614094ce2b2204f354b0d0e22). 작년이 수출과 수입 다 과거 최다로 금액이 늘었지만 양적으로는 별로 늘지 않았다고 한다. 이번 원유가 인상에 엔저의 영향으로 올해 무역 적자는 20조 엔으로 과거 최악의 수지가 예상된다고 한다. 원유와 석탄, 천연가스 가격 인상으로 3월 무역수지도 4,124억 엔 적자로 8개월 연속 적자라고 한다(https://news.yahoo.co.jp/articles/00aa9d2518b85bc9717f377c54a98d74882e4530). 8개월 연속 적자라면 원유와 석탄, 천연가스 가격 인상으로만 볼 수도 없지 않을까? 올 3월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7%가 는 8조 4,609억 엔이지만 수량으로는 변화가 없고 물류 가격이 상승해서 수출, 수입액이 과거 최고가 되었다고 한다. 물류 가격 상승에는 엔저도 한몫을 하고 있을 것이다. IMF에서도 22년 경제 성장률을 3.6%로 0.8%나 대폭 내렸다고 한다(https://news.yahoo.co.jp/articles/94393547573edd32a91986cfc0bbd5fcea54f976). 이런 기사를 보면 일본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세계적으로 이러니까, 일본도 어쩔 수 없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요새 기시다 정권에서 열심히 하는 것은 오로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에 관한 일이다. 우크라이나 편을 들면서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에 앞장서서 대립하고 있다. 러시아 외교관 8명을 추방해서 오늘 낮에 러시아 정부 전용기로 하네다에서 출국했다(https://news.yahoo.co.jp/articles/bcebba4d0f49b08f59c3a5fd80bc355ba24a7e49). 강제 추방한 러시아 외교관 8명은 일본에서 정보를 수집했다고 한다. 외교관 중에는 해당 국가 정보를 수집하는 일을 담당하는 사람이 있는 것은 당연하지 않나? 동시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로 일본 국회에서 러시아에 대한 무역 우대 조치인 '최혜국 대우'를 철폐하는 법안이 통과되었다.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물건에 대해 우대조치가 적용되기 이전 관세율이 된다고 한다. 연어는 3.5%에서 5%로 올라가고, 게도 4%에서 6%로 관세가 올라간다. 원유와 액화 천연가스, 희소 금속 파라디움 등은 영향이 없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러시아에서 들어오는 생선 가격이 올랐는데 더 오른다는 말이다. 요전에 도심 역에 러시아어 표시를 없앤다고 난리를 친 적이 있었다. 일본 정부가 열심히 러시아 경제제재에 앞장서서 갈등을 조장하고 있어서 일본에 있는 러시아 사람들을 대상으로 비방과 중상모략, 이지메를 하는 모양이다. 일본 정부가 나서서 하고 있으니 일본 국민 중에 '애국심'에 넘치는 사람들이 이런 일을 하는 건 당연한지도 모른다. 외무상이 "이번 전쟁은 푸틴 정권에 의한 침략이다"라면서 일본에 있는 러시아인에 대해 배척하고 비방하지 말라고 한다(https://news.yahoo.co.jp/articles/7d02dbfb3c99604e5babc5813537ff9fba71b3aa). 병 주고 약 주고도 아니고 자신들이 앞장서서 조장하면서 하지 말라고 한다. 내가 보기에는 그냥 제스처일 뿐, 정부가 보내는 시그널을 받아서 움직이는 사람들에게는 아무 영향도 없기에 일본에 있는 러시아인이 힘든 상황에 놓일 뿐이다. 이걸로 일본은 근접한 모든 국가와 대립하는 국면을 완성했다. 

 

러시아와 대립을 심화시키는 것은 일본이 더욱더 우크라이나 편을 드는 것이다. 오늘 기시다 총리가 우크라이나에 엔차관을 1억 불에서 3억 불로 늘린다고 발표했다(https://news.yahoo.co.jp/articles/8bceeb6572ffcb02c6e5e80ae02d881a55f15bcd). 일본이 우크라이나에 방호 마스크를 제공한 것에 대해 러시아에서 반발하고 있다. 그에 대해 일본에서 다시 반론을 제기하는 식으로 러시아와 대립을 점점 심화시키고 있다(https://news.yahoo.co.jp/articles/dddbb8791dba7ad50a1f148bad11f8127b8151ea). 일본 정부, 기시다 정권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해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다면 일반 국민들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그래서 평화를 염원하는 종이학을 접어서 우크라이나에 보낸다고 엄청난 양의 종이학이 모였다. 일본 사람들의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의 표시인 것이다. 그에 대해 전쟁이 난 우크라이나에 종이학을 보내는 항공편에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긴 종이학이 아닌 다른 물자를 보내야 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https://news.yahoo.co.jp/articles/6d24b9c80e2b930b1bf91ab96aeca11b42331e69). 그 비판은 너무나 당연하다.  

 

나도 생각해 보니 동일본 대지진 때 캔버라에서 모금운동을 같이 했다. 학생 대표가 대사관에 가서 전달할 때 종이학과 마음을 담은 글을 써서 같이 전했다. 나는 종이학에 대해 재난을 당한 지역에서 종이학이나 마음을 담은 글이 아니라, 돈이 필요하다고 필요한 물품을 구입할 수 있게 돈을 전달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했다가 왕따를 당했다. 나는 종이학이나 글을 써서 보낸다는 것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 재난 구조 전문가를 만나서 의견을 듣기까지 했다. 돈이 제일이라고, 모든 걸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돈이라고 했다. 하지만 일본 학생들은 돈보다 자신들의 마음을 전하는 종이학이나 글이 더 상징적이고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그건 자신들의 성의를 다했다는 '만족감'을 얻기 위한 게 아닌가? 나는 그때 생각만 해도 몸서리가 난다. 지금도 도저히 이해가 안 되지만 이게 일본이다. 전쟁이 난 곳에도 자신들의 감성을 강요한다. 

 

일본에서는 틈만 있으면 한국을 까고 싶다. 오늘 넷플릭스 회원이 10년 만에 20만 명 감소해서 주가가 26% 내려 광고를 도입한다고 언급했다는 기사가 떴다(https://news.yahoo.co.jp/articles/1128e0521237459ac0c50396ed10838756207c33). 넷플릭스 회원이 감소한 것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고 러시아에 대해 3월 상순에 서비스 정지를 결정했기 때문에 70만 명 줄었다고 한다. 이 기사에 넷플릭스는 한국 드라마를 밀고 있어서 불쾌해서 보지 않는다는 식의 '혐한' 댓글이 달린다. 마치 넷플릭스 회원이 감소하고 주가가 내린 것이 한국 드라마의 영향 이기라도 한 것 같다. 넷플릭스가 회원을 늘리는데 공헌한 것이 한국 드라마가 아니었나? 전쟁 탓으로 회원이 줄었다는데 왜 애먼 한국 드라마, 한국 탓이 되는지 모르겠다. 사실관계와는 상관없이 무조건 한국을 깔 수 있는 이유로 몰아가서 '혐한'을 할 수 있는 게 중요한 모양이다. 

 

2년 전에 찍은 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