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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아베정권

질 수 없는 전쟁

아베 정권은 한국 사회에 폭탄을 던졌다. 지금 아베 정권과 한국 시민이 '전쟁'을 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봐도 이런 경우가 있는지 들어본 적이 없다. 이웃나라 리더와 이웃나라 시민의 '전쟁'이라니, 참 드문 일이다. 보통 '전쟁'은 군대와 군대가 한다. '전쟁'에도 룰이 있어서 일반 시민을 '공격'하면 안되는 걸로 되어있다. 그걸 일본에서는 그냥 막 한국 시민을 '공격' 한다. 상대가 시민이든 말든 가리지 않고 '공격'하는 것이야 말로, 일본이 했던 '전쟁'의 '본질'이다. 현재, 일본 정부가 부당한 '전쟁'을 했고, 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가 증명하고 있다. 

 

 

오늘 동경은 장마철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기온이 올라갔다. 최고기온이 34도로 아주 높지 않지만, 갑자기 기온이 올랐기 때문에 적응하기 힘든 날씨다. 대부분 강의가 이번 주로 종강한다. 다음 주 화요일로 여름방학에 들어간다. 올해는 장마철이 길어서 매일 비가 왔지만, 날씨가 선선해서 지내기가 수월했다. 

 

지난주 화요일에 지역 연구 동아시아와 공동으로 수업을 했다. 원래 지지난주 예정이었는데, 담당하는 동료가 쓰러져서 일주일 뒤로 미뤄졌다. 한국 민주화의 역사에 대해서 특별 강의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동아시아를 강의하는 동료는 중국에 관한 연구를 하는데, 연구하는 길로 들어선 계기가 중국인 강제징용에 대한 배상에 관한 운동에 참여했던 것이었다. 참고로 중국의 강제징용에 대해서는 개인청구로 배상을 받았다. 현재 한국과 일본이 문제가 되어 있는 것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공부를 제대로 하는 사람으로 내가 준 제주도 4.3 항쟁에 관한 자료도 수업에서 활용했다고 한다. 매번 강의에서 배부한 자료를 보면 위안부나 재일 조선인 등 심층적으로 다루는 걸 알 수 있다. 나를 통해서 한국에서 일어나는 상황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동료는 먼저, 참의원 선거 결과에 대한 해설을 했다. 자민당의 압승이 아니라, 패배였다고. 자민당이 실제로 의석을 몇이나 잃었고 입헌민주당이 의석을 늘렸다. 다른 신당도 들어왔다. 그리고, 강제 징용공 배상 판결에 대한 해설과 자료를 배부했다. 한국의 주장이 얼마나 타당성이 있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학생들은 이런 내용을 처음 들었다. 일본 매스컴의 보도를 보면 마치 한국 정부가 미친 듯이 무조건 일본 정부에 반대만 하는 것으로 보인다. 

 

먼저, 일본에서 한국과 중국에서 '반일'을 한다고 하는데,  한국에서 '일본'에 대한 걸 입력했더니 일반적인 정보가  나온다. 반면에 일본에서 구글로 '한국'에 대한 걸 입력했더니 '혐한'이 먼저 나왔다. 일본에서 '혐한'이 17:0으로 일방적인 승리였다. 구글에서 검색한 결과를 보면 일본은 '혐한'으로 오염되어 있고 한국은 '일본문화'에 관심이 있다는 걸로 나온다. 일본에서는 자신들이 얼마나 일방적으로 '혐한'을 하고 '혐중'을 하는지 모른다. '혐한'을 하면서 우월감에 빠져 즐기면서도 막상 '혐한'을 한다면 매우 싫어한다. 그런데, 이제는 '혐한'과 '혐중'하는 배외주의적인 성향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나와서 정말 다행이다. 그 비율도 대단히 높다. 일본 사람들에게는 그런 사회적 환경이 당연한 것이기에 자신들이 얼마나 오염된 상황인지 알기가 어렵다. 

 

내 강의 제목을 "(국가주도로) 우경화한 일본 사회와 (시민사회 주도로) 민주화하는 한국사회"로 했다. 이번 '전쟁'도 일본은 국가가 주도하며 아베 총리가 최선봉에 선 것에 비해 한국에서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불매운동'을 하면서 맞서고 있다. 동경에서 35년이나 살면서 일본의 대학에서 일하는 내 입장에서는 너무 황당하고 일본의 정치적 상황이나, 아베 총리가 하는 짓거리가 도저히 '정상'으로 보이지 않는다. 거기에 맞서는 한국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확산하는 '불매운동'을 보면서 눈물이 난다. 큰 흐름을 말하자면 일본의 최강 즉, '극우'의 우두머리와 한국의 최강 '집단지성'인 한국 시민이 맞붙었다. 정말로 해볼 만한 '전쟁'이다. 한국이 꼭 승리해야만 하는 '전쟁'이다. 한국 시민들이 질 것 같지가 않다. 이번 기회에 한국에서는 일본에 대해 제대로 알고 다시는 일본에 당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한국 민주화의 역사는 처음에 일본의 침략에 대한 저항으로 시작된 것으로 본다. 한국과 일본의 근대사에 대한 아주 간단한 흐름을 설명했다. 동학혁명을 탄압한 일본, 청일전쟁에 동원된 조선인, 전쟁의 명칭만 보면 조선이 관계가 없을 것 같지만 일본의 전쟁에 조선이 전쟁터였으며 조선인이 동원되었다. 일본에 의해 대한제국의 군대가 해산되었다. 이런 모든 일은 '무력'으로 행해졌다. 일본이 조선을 정식으로 식민지 지배 이전에 실질적 무력으로 지배하고 있었다. 식민지 지배 이전부터 조선 각지에서는 의병과 민중에 의해 온갖 저항을 했고 독립운동을 했다. 올해가 독립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다. 그런 해에 일본에서는 다시 '경제 침략'이라는 '전쟁'을 걸었다. 

 

한국은 일본의 패전으로 해방 되었다. 그 후 1948년에 남과 북에서 정부수립을 하면서 분단이 되었다. 남과 북으로 분단이 되는 걸 저지하기 위해 제주도에서 4.3 항쟁이 일어났다. 많은 제주도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고 그런 이유로 일본에는 제주도 사람들이 많이 살게 되기도 했다. 1950년부터 일어난 6.25로 인해 일본은 '경제 특수'를 누리면서 전후 폐허에서 경제적으로 일어날 계기를 마련했다. 베트남 전쟁에서도 일본을 돈을 많이 벌었다. 일본은 주변 국가에서 전쟁이 나면 경제가 부흥하는 찬스라는 인식이 있어 한반도의 평화를 방해하고 싶은 모양이다. 한국의 '친일파' 대통령들은 정치적으로 가끔 '반일'을 이용하면서도 기본적으로는 일본 정계와 유착한 관계였다. 예를 들어 박정희, 전두환 정권까지 일본 우익이 한국에 가서 군대와 같이 군사훈련에 참가할 정도였다. 그들은 한국의 군사독재정치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둘 다 군사 쿠데타로 대통령이 된 인물이다. 한국에서 군사독재정권에 대한 민주화 운동은 학생을 중심으로 지식인과 종교단체가 협력해서 '피'로 일구어냈다.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과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는지 모른다. 한국의 민주화 운동은 '친일파'와 군사독재정권이 일본과 유착해 있었기 때문에 일본을 향한 저항이기도 했다. 

 

한국의 민주화가 시작되는 것은 문민정부가 시작되면서라고 볼 수 있다. 일본에서도 잘 알려진 김대중 대통령이 일본문화를 받아 들여 개방했다. 한국에서 일본문화의 영향은 일본에서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많아서 한국의 중요한 부분을 이룰 정도다. 한국과 일본이 '갈등'을 본격화한 것은 노무현 대통령 때였다. 노무현 대통령은 해방 후에 출생했으며 이전 대통령과는 달리 서민으로 일본물이 들지 않았다.  한국 시민들의 선거운동으로 대통령 당선했고 국회에서 '탄핵'을 당했는데, 다시 국민들이 운동해서 대통령으로 되돌렸다. 지금도 가장 인기가 있는 대통령이다. 나는 일본에서 보면서 양국의 시민 간 교류는 가장 활발했는데, 일본 정부와 매스컴에서 왜 그렇게까지 싫어했는지 알 수 없었다. 일본에 대해 거침없이 발언을 하는 것을 일본에서 '건방지다'라고 본 것이 아닐까? 한국 사회는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시민의식이 높아지면서 시민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만들어냈다는 것에 대해 자신감을 가졌다. 일본에서는 월드컵을 통해서 '붉은 악마'의 질서 정연하게 단결해서 응원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국에 대해 '공포'를 느꼈다고 한다. 일본이 침략해서 죽인 조선인 의병과 독립운동을 했던 민중, 독립군이 살아 돌아온 것이 아닐까, 저런 한국인들이 일본에 대항하면 일본은 당해낼 수 있을까 라는 상상을 했다고 한다.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붉은 악마'를 보면서 일본에서는 그런 상상을 했다는 것이다. 일본에 대해 거침 없었던 노무현 대통령은 일본 정부나 매스컴에서 보면 일본이 죽였던 조선인 의병, 독립운동을 했던 민중, 독립군의 환생으로 보였던 것이 아닐까. 

 

일본에서는 '겨울연가'라는 한국 드라마가 유행하면서 처음으로 '한류'라는 말이 나오고 중년 여성을 중심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갔는데 동시에 남성들의 '혐한' 분위기가 조성되어 갔다. 일본에서 태어난 이명박 대통령은 한국에서 '사기꾼'이라는 것이 판명되었지만, 일본에서는 호의적이었다가 나중에 독도에 상륙한 것을 계기로 '혐한'을 불타게한 인물이다. 박근혜는 2차 아베 정권과 출발이 거의 같은 시기였다.  박정희와의 인연도 있기에 당연히 아베 정권이 원하는 대로 할 것이라고 봐서 일본에서 칭송이 자자하고 인기가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일본에서 미움을 받은 것과 박근혜가 칭송을 받은 것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일본 정부가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할 인물인지 아닌지에 따라 호감도가 선명하게 달랐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 박근혜 정권에서 '위안부' 피해자를 무시하고 제멋대로 일본 정부와 합의를 했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위안부' 문제가 국민적인 사안이 되고 말았다. 한국 시민에게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이해를 넓히고 일본 정부에 대해 반발하는 결과가 되었다. 결국, 박근혜는 한국 시민의 6개월에 걸친 '촛불 데모'로 탄핵되었다.

 

현재 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의 동료이며 친구였다. 북한에서 내려온 가난한 난민의 아들로 태어나서 성장했다. 대학시대부터 민주화운동에 참가했고 인권변호사로 활약했으며 노무현 정권에서 일했다. 현 정권의 특징은 민주화운동에 참가했던 사람들이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다.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구하며 진전시켰다.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했다. 

 

한국의 민주화는 시민에 의한 것이다. 일본 제국주의에 항거한 의병, 군사독제에 대항한 민중과 학생들이 있었다. 시민들이 대통령을 만들고 부정한 대통령은 권력의 좌에서 끌어내린다. 한국 시민은 긴 세월에 걸쳐 형성한 경험에서 나라의 행방을 보면서 자주적으로 운동에 참여한다. 일본은 국가주도로 국민이 국가를 떠받들어 모시지만, 한국은 시민이 솔선해서 국가를 견인하고 있다는 의식이 있다. 한국의 민주화 운동은 평화운동으로 다음 단계를 맞이하고 있다. 아베 정권은 북한을 '이지메'해서 괴롭히고 다음 타깃을 한국으로 '공격'하고 있다. 아베 정권의 '공격'에 대항하고 있는 것은 한국 시민이라는 걸 알고 있겠지. 한국 시민의 자주적인 '불매운동'을 '반일'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탈일본'을 향해서 장기전이 될 것을 예상하고 있다. 한국 시민들은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과 '집단지성'으로 '탈일본'을 즐겁게 해 나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과 일본의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다. 일본에서는 한국을 잘 모르는 것 같아서 알려둔다. 한국은 사형수였던 사람이 대통령이 되고, 가난한 농민의 아들이나 난민의 아들이 대통령이 된다. 일본에서 '세습' 정치인이 총리가 되는 것과는 정반대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한국에서는 '독재자'의 딸이 '세습'으로 대통령이 되었다는 것은 '굴욕'이었다. 나는 가난한 농민의 아들, 난민의 아들이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일본에서는 한국 사람들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자기네 대통령도 좌지우지 하는 사람들이 옆 나라 총리의 말을 듣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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