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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아베정권

일본, 섹스 산업과 남성

'한국은 과거 매춘 관광국'이라는 발언을 아베 총리 측근이 했다고 한다. 맞다, 그런 시대가 있었다. 그러면 일본은 어떤가? '과거'가 아닌 '현재' 일본 섹스 산업 규모는 GDP의 1%, 통계에 따라서는 1~3%라고 한다. 일본 GDP의 1%는 일본 방위비, 국방비에 해당한다. 섹스 산업 경제규모가 국방비와 같거나 세 배가 된다. 이 분야에서 한국이 열심히 노력하면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일본에서 지금 반도체 소재를 국산화한다는 걸 한국은 불가능하다고 비웃고 있다. 옛날부터 일본은 항상 한국을 비웃고 조롱했지만 한국이 노력해 따라잡고 능가한 것도 있다. 그런데, 섹스 산업에 관해서는 한국이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일본을 따라잡을 수 없다. 아니, 따라잡을 생각도 하면 안 된다. 아베 총리 측근은 혹시, 한국이 일본의 섹스 산업까지 따라잡을까 봐 미리 선수를 친 것은 아니겠지? 걱정 마시라!  

 

오늘 동경은 최고기온이 35도로 더운 날씨였다. 학기말을 맞고 10일 만에 큰 역에 있는 마트에 다녀왔다. 아무래도 평소에 많이 이용하는 마트가 익숙하고 오늘은 야채를 싸게 판다. 많이 산 야채는 토마토가 한 개에 50엔, 양파는 두 개에 50엔 하는 걸 넉넉히 샀다. 오징어도 한마리 사다가 데쳐서 먹었다. 오징어도 비싸서 쉽게 사지 못하는 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덥지 않는 시간에 가려고 9시가 되기 전에 집을 나섰다.

 

눈 앞에 경쾌한 차림새에 아이를 데리고 걷는 엄마가 있었다. 신호를 기다릴 때 가까이서 말을 들어 보니 중국어였다. 왠지 분위기가 좀 다르다 싶었다. 내가 중국어를 알았다면 양산이나 모자를 쓰고 물도 마시고 피부를 노출하면 타서 아프다는 걸 알려 주고 싶었지만, 중국어를 못한다. 요즘 같은 더위는 피부를 노출하면 안 된다. 그러면서 나는 모자에 헐렁하고 컬러가 있는 셔츠에 팔도 커버했지만, 바지는 넉넉하고 짧은 걸 입고 나갔다. 내가 사는 주변은 공원이 많고 나무 그늘이 많아서 그늘을 따라서 다니면 그다지 덥지 않다. 길을 나선 김에 마트에서 돌아와 짐을 놓고 우표를 사러 우체국에 갔다. 가까운 우체국에서 우체국 직원과 실랑이를 하고 기분이 나빠 우표도, 엽서도 사지 않고 돌아왔다. 그 우체국 직원은 사람 기분 나쁘게 하는데 특별한 소질이 있는 사람이다. 더운 날씨에 사람이 일부러 갔으면 기분 좋게 까지는 바라지도 않지만, 볼 일을 볼 수 있게 해 줘야지. 더운 날에 열 받고 말았다. 다음은 시청 출장소에 갔다. 세금 신고를 했는데, 신고한 것을 반영한 고지서가 오지 않아서다. 확인했더니, 담당 부서가 바빠서 고지서를 보내지 못했다고 한다. 예년에 비해 모든 일이 한 달 이상이나 늦어지고 있다. 간단한 일도 못 하면서 괜히 일 보러 간 사람 기분이나 나쁘게 하는 쓸데없는 짓거리를 한다. 요즘 일본에서 일처리 하는 것이 대충 이렇다. 간단한 일도 복잡하게 시간이 걸리고 불쾌하게 만드는 재주만 늘고 있는 느낌이 들 정도다. 기계를 상대하는 것이 훨씬 좋을 것 같다. 

 

 

어제, 한국 신문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 측근인 에토 세이치 총리 보좌관이 최근 일본을 방문한 여야 정치인들에게 '한국은 과거 매춘 관광국'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지난 1일 가메이 시즈카 전 금융담당상이 한일 관계에 대해서 편하게 논의하자며 주선한 만찬 자리에서 벌어진 일이다. 그는 "나는 올해 71세인데 한국에 한 번 가봤다. 과거 일본에선 한국을 매춘 관광으로 찾았는데 나는 하기 싫어서 잘 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거기에 "강제징용,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한 조사과정에 참여했지만, 불법적인 정황을 찾지 못했다"고도 했다. 이런 내용은 일본에서도 크게 보도가 되어야 하는데, 일본에서는 보도가 안 되겠지.

 

여기에는 아주 다양한 문제가 얽혀있다. 먼저, 한국에서 간 정치인은 자신들이 초대한 손님이다. 손님에게 '굴욕'을 주는 발언은 일본식 접대문화인가, 아니면 자신들이 한국과 중국에게 '매너가 없다'라고 방방 뜨는데, '매너 있는' 태도인가. 아마, 일본 '극우'나 '극우'정권에서만 환영할 접대문화이며 '매너'일 것이다. 고위직 공무원, 그것도 정권의 얼굴에 해당하는 사람이 '성매매'를 하지 않았다는 걸 자랑하다니?  손님에게 뺨 때리는 식의 '굴욕'을 주는 것이, 세계에 자랑할 만한 그들의 '매너'다. 그가 한국 정치인에게는 '굴욕'을 주면서, 모든 여성, 특히 가난한 여성을 '모욕'한 걸 알고 있을까? 치밀한 그들이기에 둘 다 노린 것이리라. 역시, 대단하다! 

 

일본 '극우'는 시종일관 위안부가 '매춘부'라고 한다. 실은, 일본인 위안부가 있었다. 일본인 위안부는 장교를 상대하라고 데려갔다고 한다. 일본인 위안부는 성산업에 종사하는 여성, 그들이 말하는 '매춘부'에 해당하는지도 모른다. 일본에서 성산업에 종사하는 여성의 '성병' 감염률이 높아서 '매춘부'가 아닌 건강한 조선인 여성을 타깃으로 했기 때문에 조선인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조선인이나 중국인, 다른 나라 여성들이 '성노예'로서 '피해자'였듯이 일본인 위안부도 '피해자'이지만, 일본인 위안부는 나설 수 조차 없었다. 설사, 일본인 위안부가 '매춘부'였다고 해도 위안부로 전쟁터에 끌려가고 싶었을까? 옛날부터 '성산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은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가난한 집안 딸이 부모에게 팔려서 '성산업'에 종사하는 일은 흔하게 볼 수 있었다. 딸이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다. 가난한 여성, '매춘부'이기에 조선인, 중국인이라서 '성노예'를 강요당하는 게 당연한 것이었나? 아니다. 그런데, 21세기인 지금도 일본 '극우'는 가난한 여성이나, 외국인 여성을 '매춘부'라면서 당당하게 '성노예' 취급하면서 '모욕'하고 있다. 아니, '극우'만이 아니라, 일본에서는 아주 당연한 일로 지금까지도 형태를 바꿔가며 계속하고 있다. 다음은 자료를 중심으로 일본의 섹스 산업과 문화를 소개한다. 

 

일본에서는 '섹스'에 대해서 공공연하게 말하지 않는다. 근래에 들어 '섹스리스'를 문제시 하지만, 여전히 '섹스'에 대한 말은 공공연히 하면 안 된다. 그런 한편 일본은 세계적으로 섹스 산업이 발달해서 번창한 국가로서 잘 알려져 있다. 일본 번화가나 지방 소도시에 가도 어디서나 섹스 산업을 쉽게 볼 수 있다. 가볍게 섹스 산업에 종사하는 여성과 대화를 나누는 것에서부터 성매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풍속점이 있는 구역이 없는 곳은 드물 것이다. 예를 들어, 신주쿠의 가부키초는 일본의 대표이며, 세계 최대의 섹스 산업 지구다. 섹스 산업에는 '합법'과 '불법'이 섞여 있으며 근래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보급에 단속으로 인해 '가게'에 속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행하는 케이스와 저연령화가 늘고 있는 추세다. 

 

일본 섹스 산업의 경제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지만, 1년에 4~10조 엔(WHO 2001:1), 1조 2천억 엔 (가도쿠라 2002), 미화로 20억 불(CSIS 2002, Bales 2007:108)등의 추계가 있다. 그 액수는 방위비와 동액으로 일본 GDP의 1%(Hugheset 1999), 또는 1~3%가 된다는 지적도 있다 (WHO 2001:1). 어떤 조사 결과를 봐도 '섹스'가 일본에서 거대한 비즈니스인 것은 틀림이 없다. 

 

일본은 성적 수요를 위해 성인물 DVD, 비디오, 서적, 잡지 등이 누구나 드나드는 편의점이나 서점에서 간단히 살 수 있는 나라다. 동성애나 성폭력을 테마로 한 만화를 포함해, 연령제한도 없이 살 수 있다. 위 아래로 점잖게 정장을 빼입은 남성이 전철이나, 편의점에서 성인물 만화를 당당하게 읽는 광경은 일본에서 흔한 것이다. 일본 만화에는 남성에게 순종적인 소녀라는 이미지의 롤리타를 테마로 한 것도 많다. 영국 신문 '가디언'이 2008년 3월 기사에서 일본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아동포르노를 만들고 공급하는 국가이며, 미국 다음 2위의 소비국이다"라고 했다 (McCurry 2008). '섹스리스'가 문제가 되듯 부부간에서는 '섹스'가 없는 것이 문제인데, 한편으로 거대한 성산업이 존재한다. 아이러닉하다.

 

일반적으로 '섹스'에 대해서 공공연하게 말하지 않지만, 남성들끼리는 성산업에 대해 거리낌 없이 자랑스럽게 말한다. 일본이 '수치의 문화'라고 하지만, 남성이 "돈 주고 이름도 모르는 타인과 섹스를 하는 것"을 '수치라고 여기지 않는다. (외국인 여성) 저자가 필드웍을 할 때 본 광경이다. 오사카 아메리카 촌과 신사이바시에는 풍속점이 넘치게 있어 이용하는 사람은 '부끄러워하는 기색도 없이 큰 소리로 오늘은 풀코스로 간다, 하프코스로 간다, 집에 간다는 등 하고 있었다. 가격이 싼 풍속점에서는, 라운지 소파에 모르는 손님끼리 나란히 앉아 오럴섹스나, 엿보기 서비스를 받는 곳도 있다(여기서 잠시 상상해 보시라, 얼마나 기괴한 풍경일지!). 

 

일본 남성이 해외로 '성매매' 진출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일본의 경제발전과 소득 증가를 배경으로 1960~70년대 동남아시아로 '성매매' 투어가 성행했다. 국제 인권 NGO 휴먼 라이트 워치의 보고에 따르면 "1970년대 중반에 일본인의 타이, 필리핀, 대만, 한국으로 성매매 투어가 성황으로, 거기에는 기업이 종업원에게 '보너스'로 해외에서 '주말 위안 매춘 휴가'를 행하는 것이 포함되었다" (Human Rights Watch 2000: Ⅲ Context). 1970년대 중반 이후에는 일본인 남성의 '성매매 투어'에 대해 국제적으로 비판을 받았다. 아시아 여성 입장에서는 태평양전쟁에서 일본군이 침략, 점령해서 많은 현지 여성이 성적 수탈을 당한 '과거'와 1970년대 일본인 '기업 전사'가 요구한 성적인 '위안'은, 분명히 연결된 것이었다. 일본 여성단체와 국회의원의 연대로 운동해서, 주요 매스컴에서 '노골적인' '성매매' 투어 광고를 못하게 되었지만, '성매매' 투어가 준 것은 아니었다. 1990년 초에도, 1970년대 '성매매' 투어에서 가장 인기가 있던 타이를 포함한 동남아시아에 일본에서 가는 사람의 75%까지 남성이었다. "지금도 동남아시아 섹스 관광 시장에서 가장 큰 부분은 30~40대 일본인 남성이다"(Leheny 1995 : 375)라는 지적이 있다. 일본 여성은 남성들이 '성매매' 투어를 가는 나라에는 관광하러 가지 않았다. 그래서 타이에서는 '성매매' 투어 이미지를 불식하고 일본 여성을 사로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일본 여성이 남성들이 '성매매' 투어 했던 나라로 여행을 가기 시작하자, 동남아시아에서 '성산업'에 종사할 여성을 (외국인 노동자로) 국내에 끌어들였다. 그런 한편 21세기가 되어도 일본 남성은 개인이나 그룹으로 '성매매'가 가능한 아시아 국가로 '섹스'하러 가고 있다 (WHO 2001 : 11).

 

일본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본의 섹스 산업에 대해 국내외로 심한 비판을 받았다. 해외로부터는 주로 '인신매매와 인권침해'에 관한 것이었다. WHO에 따르면 일본의 "성산업의 하층은, 인신매매된 여성들과, 일본에서 몸을 팔면 고수입을 얻는다고 개발도상국에서 오는 여성들이 차지하는 경향이 있다"(WHO 2001 : 11) 약한 입장에 처한 외국인 여성이 성산업의 가장 위험한 부분에서 가장 착취당하며 일하고 있다. 일본인 남성의 해외에서 '성매매'는 12,13살 소녀를 대상으로 한 아동학대에 해당하는 아동 '성매매'도 비판을 받았다. 일본이 '인신매매에 관한 연차보고서 2004년판'에서 '제2등급'을 받았다. 미국 국무성이 매해 세계 140국을 대상으로 국가별 상황을 4등급으로 분류한 것이다 (참고로 한국은 일본보다 양호한 제1등급). 일본 정부나 경찰에서는 성산업에 종사하는 여성이 외국인이라 '인신매매' 피해자라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일본인 남성의 해외로 성매매 투어는 '인신매매'와 아동학대의 관점 등에서도 비판받고 있다. 2008년 인신매매에 관한 연차보고서에도 "지금도 많은 일본인 남성이 필리핀과 캄보디아, 타이 등 아시아에 현지 어린이와 섹스하는 '성매매' 투어를 가고 있다 (Department of State 2008 : country narratives, Japan).

 

일본군이 아시아를 침략하면서 현지 여성을 '성노예'로 삼아 '위안'을 강요했던 역사는 일본 남성의 '성매매' 해외 진출로 형태를 바꿔 지금도 맥맥히 이어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일본 남성이 '성매매'로 해외 진출한 나라가 태평양전쟁시 일본군이 침략했던 국가와 겹치는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일본군이 '과거'에 완성하지 못했던 침략과 수탈을 '성매매'나 '경제진출'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식민지'지배를 '현재'에 완성하려는 야욕의 그림자가 보인다. 아시아 여성의 입장에서 보면, 일본 남성의 '성매매' 해외 진출은 '과거' 일본군이 아시아를 공격하고 침략해서 점령, 다양한 형태로 여성의 인권을 유린했던 것과 다름이 없다. 

 

패전 후 일본이 경제 발전하면서 경제발전에 매진하는 남성들은 '산업전사'로서 그야말로 '전쟁'을 하고 있기에 역사적 경험에 따라 해외에서 '위안'을 사라고 '성매매' 투어를 통해 기업단위(군대 단위나 마찬가지)로 장려했다. 일본의 '성매매'는 집단적으로 행함으로 '공범'이 되어 개인이 죄악감을 느낄 필요가 없는 보편적인 현상이 된다. 일본에도 전통적으로 '성산업'은 발전해 있었지만, 일본 여성을 '공격적인 착취'의 대상으로 삼기에는 거리끼는 분위기가 있다. 하지만, 아시아의 여성을 집단적으로 '침략'하고 '점령'해서 '성노예'를 삼았던 역사가 있다. 남성들은 '산업전사'로서 경제 발전을 위한 '전쟁'을 한다고 가난한 ( 이전 일본이 침략했던) 나라 여성을 돈 주고 '착취'하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 '섹스 투어'로 위안부 역사를 계승시키며 즐기고 있었나? 국내외로 일본인 남성의 '섹스 투어'가 비판을 받자 '인신매매'도 불사하고 '조폭'들이 외국인 여성을 국내로 끌였다. 그들을 관리해야 할 일본 정부나 경찰, 입국관리국 등도 공범처럼 동조해서 묵인했다. 일본 남성은 그 점에 있어 역사적으로나 현재까지도 '공범'관계다. 

 

자신들의 '부끄러운 역사'를 부끄럼 없이 표명해준 현 정권의 핵심 인사는 일본에 대해 참 많은 걸 느끼게 해 줬다. 

 

이번은 객관적인 자료에 근거한 내용을 소개하느라고, 정작 핵심인 '한국은 과거 매춘 관광국'에 관해 상세히 쓰지 못했다. 기회가 된다면 언젠가 쓰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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