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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바다로 간 야크 2 2015/01/02 바다로 간 야크 2 야크가 원래 설산에서 살았잖아. 그러니까 따뜻한 털이 필요해, 천연 털가죽… 털에는 아주 강한 내구력을 가진 것과 좀 보드라운 것이 있는 데, 강한 것은 카페트이나, 대체로 내구성이 요구되는 걸 만들고, 보드라운 건 옷이나, 모자, 양말을 짜서 주로 외국인 관광객에게 파는 거야. 네팔은 아직 실을 대량 생산하는 산업이 부실하거든… 그래서 털을 깎아서 염색하고 실로 만드는 걸 수공업으로 하거든. 실을 만드는 것도 집에서 물레를 써서 손으로 실을 만들어. 집에서 하니까, 그 집 부엌 검불도 들어가고 그렇지. 깨끗하게 한다고는 하지만, 불이 밝은 것도 아니라서 그런 게 들어가. 실도 기계로 뽑는 게 아니니까, 울퉁불퉁하지, 좀 가늘다가 두텁다가 강하게 감겼다가, 약했다가.. 더보기
바다로 간 야크 1 2015/01/02 바다로 간 야크 1 오늘 동경 날씨는 맑다. 기온은 낮지만 맑아서 창문을 통해서 햇살이 들어오고 있다. 새해가 시작되어 이틀째로 접어들었다지만, 특별히 새해가 되었다는 기분이 안 든다. 그렇지만, 지난해 마지막 날에는 청소를 평소보다 찬찬히 깨끗하게 했다. 우선 천정부터 전등갓을 털어내고 걸레질을 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전등갓에는 벌레들이 죽은 잔해가 남아있다. 유리창에, 베란다도 깨끗이 씻어냈다. 부엌 싱크대와 가스레인지 주변도 깨끗하게 종이를 다시 깔았다. 텅 빈 공간이 많은 냉장고도 정리해서 청소를 했다. 침대시트도 빨아서 세팅을 다시 해서 기분이라도 새롭게 하려고 조금 노력했다. 청소는 열심히 하면 피곤하니까, 적당히 하는 게 요령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날씨와 시간을 보면서 .. 더보기
푸른 목걸이 2013/10/08 푸른 목걸이 오늘 동경은 아주 무더운 날씨였다. 아침에 학교에 갈 준비를 하면서 땀을 비 오듯 흘려서 내가 이상한 줄 알았다. 내가 이상한 게 아니라 날씨가 이상한 것이었다. 세상에, 최고기온이 삼십 도였단다. 햇빛이 너무 따가워서 전철에서 앉을 때도 햇살이 바르지 않은 쪽으로 앉는다. 아무리 전철에 냉방이 빵빵해도 햇살이 비추지 않는 쪽이 훨씬 낮다. 시월 하고도 중순이 가까운 데, 삼십 도라니… 믿을 수가 없다. 날씨마저도 극단적이다. 지난 주말을 집에서 푹 쉬었다. 토요일에는 청소나 하고 집에서 빈둥빈둥하면서 지냈다. 일요일에는 빨래를 하고 또 빈둥빈둥하면서 지냈다. 지난 학기에 쓰던 걸 정리해서 버릴 건 버리고 보관할 것은 보관해야 하는 데, 그냥 놀았다. 아니다. 주말에 빈둥.. 더보기
황금햇살 일요일 황금햇살 일요일뜨개질이야기 2012/11/25 13:00 huiya 오늘 동경날씨는 구름 한점없이 맑다. 황금같은 햇살이다.창밖 나무에 가까스로 걸려있는 나뭇잎이 가끔 생각난 듯이 한잎씩 하늘거리며 떨어진다. 그 모양새가 ‘마치 나 좀 봐, 이렇게 멋있고 우아하게 떨어지고 있잖아’ 그런 것 같다. 멋있다. 살짝 약이 오른다. 나도 죽을 때, 저 떨어지는 나뭇잎 처럼 곧 죽어도 고고하고 우아하게 떨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이렇게 쓰고 보니, 말이 안된다. 살아있을 때도 고고하지 못하며 우아하지도 못한데 어찌하여 죽어갈 때에 고고하고 우아할 수가 있다는 말인가. 황당하지… 웃기네. 나뭇잎이 그렇게 웃을 거다. 바람이 불면 우수수하고 단체로 떨어지는 나뭇잎도 있다. 떨어질 때도 혼자가 아니여서 외롭..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