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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웍

바다를 따라서 2013/03/18 바다를 따라서 월요일인 오늘 동경 날씨는 흐리고 바람이 세다. 일기예보에 의하면 기온이 낮지는 않고 비가 온다는 데… 날씨가 꾸물거리고 몸이 무거운 걸로 봐서 비가 올 것 같다. 나중에 비가 오면 오늘은 산책을 못하나? 나는 필드에서 몸은 돌아왔는데, 몸과 마음은 필드에 있는 것도 아니고, 집에 있는 것도 아닌 어중간하게 붕 떠있다. 필드가 오랜만에 앓은 '열병'이기에 '열'이 내려도 일상으로 돌아오기에 시간이 걸린다. 그전에는 모든 게 빠르고 정확하게 원위치에 돌아가더니, 요새는 어중간한 시간이 필요하다. 서로 다른 생활공간에 필요한 채널들이 맞아가는 튜닝을 하는 시간이랄까… 이런 시간이 그저 싫은 것도 아니다. 아무래도 몸과 마음에 필요한 시간이라서 그런 상태에 있는 걸 테니까… .. 더보기
필드의 성과 2013/03/15 필드의 성과 오늘 동경은 맑고 대체적으로 따뜻한 날씨였다. 내가 사는 곳은 아직도 외벽공사 중이라, 앞뒤가 비닐로 둘러싸여 바깥에서 안 보이게 가려져있어 볕이 안 들어온다. 창문도 못 열고 베란다에 나갈 수도 없고 빨래를 해서 널 수도 없다. 답답한 것은 익숙해졌지만, 햇볕이 안들어오는 건 정말로 싫다. 오늘도 집안은 어둡지만, 바깥은 밝았다. 필드에서 열흘을 지내고 돌아온 건 이틀 전이었다. 이번 필드에서 안내를 해주신 분과 둘이서 마지막으로 나눈 대화는 이랬다. 열흘동안 그렇게 열심히 매일 같이 돌아다녔는 데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었어. 조사(필드웍)라는 게 원래 그래요, 그래도 이번은 안내 해주셔서 저는 거저먹었죠. 이번에 알고 느낀 걸 가져가서 보강을 좀 하고, 앞으로 뭘 할지.. 더보기
짐 싸기 2013/03/03 짐 싸기 오늘 동경 날씨는 아침에 잠깐 맑았다가, 계속 흐렸다. 요즘 공사 중이라, 창밖은 이미 가려져 있었는 데, 금요일에는 다시 창문에 페인트가 튈까 봐 비닐로 정말 봉해졌다. 바깥 날씨가 아무리 화창해도 집안은 잔뜩 흐린 날과 다름없이 뿌였다. 참으로 답답하다. 공사가 쉬는 날이라, 빨래를 해야 한다. 베란다에 못 나가게 비닐로 창문을 싸놓은 틈으로 나가서 빨래를 널었다. 오전에 가까운 데 살고 있는 친구가 와서 머리를 잘라줬다. 집안이 어두워서 전기를 켜야 할 만큼 어두웠다. 집안이 어두운 것보다 햇빛이 들어오지 않아 추운 게 훨씬 답답하고 힘들다. 머리는 짧은 데 또 자꾸 자르다 보니 점점 더 짧아졌다… 인상이 정말 수상한 사람이 되었다. 성별조차 가늠이 안 되는 산 폭도 스.. 더보기
도구들 2013/03/01 도구들 오늘 동경은 최고기온이 높은 따뜻한 날씨인 데, 바람이 세차게 분다. 꽃샘바람인 걸까.이름이 좋다. 일본어로는 ‘하루 이치방’이라고 한다. 요새 잠을 자는 게 점점 늦어서 아침에 깨는 시간도 늦어진다. 그러다 보니 하루가 짧다. 이건 순전히 아침햇살을 못 받기 때문이고, 영양부족에 운동부족이 겹쳐서 그렇다. 그냥 계속 이렇게 가면 멀지 않아 ‘폐인모드’로 돌입한다. 그런데, ‘폐인모드’까지 갈 시간적 여유가 없다. 내일과 모레는 세미나를 가고, 월요일에는 필드에 나가야 하니까. 어제는 벽장에 넣어둔 상자들을 꺼내서 ‘도구’들을 꺼냈다. 필드에 나갔던 게 너무 오래전이라, 내가 어떤 ‘도구’들을 가지고 있는 지도 잘 모르겠다. 아무리 그래도 기본적으로 필드를 하는 사람이라, ‘기.. 더보기
오사카 이쿠노 제주도 사람들 2010/09/12 오사카 이쿠노 제주도 사람들 내일 아침 오사카로 간다. 이쿠노에 도착하는 건 오후3시쯤이다. 어제부터 오사카에 갈 가방을 챙기고 연락을 하느라 마음이 바쁘다. 사실 오사카에 가지고 갈 가방은 한 달 전부터 비어 있었고 그안에 넣을 걸 준비하기 시작한 게 오늘 아침이다. 일주일 동안 입을 옷과 필요한것들을 챙겨야한다. 책상 위에 잡다하게 이것 저것이 있을 뿐 아직 가방에 집어넣지 못했다. 내일 오후면 이쿠노에 도착한다. 이쿠노는 나에게 특별한 장소라, 벌써 긴장이 된다. 에히메대학에 있는 친구가 학생들을 데리고 온다니까, 오랜만에 친구도 만난다. 저녁에는 어머니학교라는 주로 재일 제주도사람 일세 할머니들이 와서 (일본) 글을 배우는 곳에 간다. 92-93년 이쿠노 구에서 필드웤을 할때 .. 더보기
불법체류자의 실체 2018/07/05 불법체류자의 실체 오늘 동경은 고온 다습한 날씨였다. 습도가 80%를 넘고 최고기온이 29도 최저기온이 26도로 불쾌한 날씨다. 요새 날씨가 이상하다. 기온이 높아도 바람이 있어서 괜찮게 느꼈는데 어제는 거의 태풍 수준의 강풍이 불었다. 바람도 적당히 불어야 좋은데 너무 강해서 집에 먼지가 들어오고 창문을 열면 모든 게 바람에 날아가는 수준이다. 습도가 높으면 몸이 무겁고 둔하다. 어제 1교시를 마치고 4교시까지 시간이 있어서 머리를 잘랐다. 머리를 거의 민 수준으로 짧게 잘랐다. 머리를 자르고 미장원에서 나와서 학교를 향해 걷는데 맞은편에서 학생이 나를 부른다. 나는 나쁜 짓을 하다가 들킨 것 같아 깜짝 놀랬다. 갑자기 머리를 밀어낸 자신의 모습에 익숙하지 못한 채 학생을 만나고 말.. 더보기
짐싸기 짐싸기재일 제주도 사람들 2013/03/03 23:08 huiya오늘 동경날씨는 아침에 잠깐 맑았다가, 계속 흐렸다.요즘 공사중이라, 창밖은 이미 가려져 있었는 데, 금요일에는 다시 창문에 페인트가 튈까봐 비닐로 완전 봉해졌다. 바깥날씨가 아무리 화창해도 집안은 잔뜩흐린 날과 다름없이 뿌였다. 참으로 답답하다. 공사가 쉬는 날이라, 빨래를 해야한다. 베란다에 못나가게 비닐로 창문을 싸놓은 틈으로 나가서 빨래를 널었다. 오전에 가까운 데 살고있는 친구가 와서 머리를 잘라줬다. 집안이 어두워서 전기를 켜야할 만큼 어두웠다. 집안이 어두운 것 보다 햇빛이 들어오지 않아 추운게 훨씬 답답하고 힘들다. 머리는 짧은데 또 자꾸 자르다보니 점점 더 짧아졌다… 인상이 완전 수상한 사람이 되었다. 성별조차 가늠이 안되는.. 더보기
도구들 도구들재일 제주도 사람들 2013/03/01 23:00 huiya 오늘 동경은 최고기온이 높은 따뜻한 날씨인 데, 바람이 세차게 분다. 꽃샘바람인 걸까. 이름이 좋다. 일본어로는 ‘하루 이치방’이라고 한다.요새 잠을 자는 게 점점 늦어서 아침에 깨는 시간도 늦어진다. 그러다보니 하루가 짧다. 이건 순전히 아침햇살을 못받기 때문이고, 영양부족에 운동부족이 겹쳐서 그렇다. 그냥 계속 이렇게 가면 멀지않아 ‘폐인모드’로 돌입한다. 그런데, ‘폐인모드’까지 갈 시간적 여유가 없다. 내일과 모레는 세미나를 가고, 월요일에는 필드에 나가야 하니까. 어제는 벽장에 넣어둔 상자들을 꺼내서 ‘도구’들을 꺼냈다. 필드에 나갔던 게 너무 오래전이라, 내가 어떤 ‘도구’들을 가지고 있는 지도 잘모르겠다. 아무리 그래도 기본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