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23 조촐한 크리스마스 홈파티
오늘 동경은 흐렸다가 맑았지만, 아주 추웠다.
나는 어제저녁에 저녁밥도 안 먹고 토마토소스를 만들었다. 두 시간이나 걸렸는데, 맛이 별로다. 가장 큰 이유는 토마토 통조림인 것 같다. 나는 항상 이탈리아제를 쓰는데 어제는 미국제였다. 그 다음은 브이욘이 약간 부족했던 것 같다. 나는 토마토소스를 잘 만든다. 달콤하면서도 감칠맛이 나는데, 시큼하고 감칠맛도 안 난다. 실패작이다. 어쨌든 큰 냄비로 하나 가득이어서 플라스틱 컨테이너에 나눠서 냉동한다. 친구네 줄거랑, 후배네 줄 거랑 나눠놨다. 작은 냄비에 토마토소스를 옮겨놓고 큰 냄비에는 오뎅 국물을 만들 물에 다시마를 담가둔다.
다시마가 충분히 불거지면 중간 불로 끓인다. 그리고 미리 삶아놓은 무우와 계란, 냄새를 뺀 곤약을 놓고 가볍게 끓였다. 그리고 닭다리는 인터넷을 검색해서 적당한 방법으로 소스를 만들어서 재여놓았다. 물론 기름도 제거했지만, 껍질은 적당히 남겼다.
오늘 아침에도 일어나서 아침밥도 안 먹고 요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샐러드 재료를 씻어서 물기가 빠지게 해 놓는다. 시간을. 맞춰가면서 오뎅 재료를 뜨거운 물로 기름기를 제거하고 가볍게 끓였다. 마지막에는 한뺑을 놓고 불을 껐다. 오뎅은 너무 오래 끓이면 맛이 다 빠져나간다. 맛은 요리술에 간장, 소금으로 싱겁게 했다. 오뎅을 제대로 하려면 끝이 없다. 나는 아주 심플한 것으로 한다.
오늘 필요한 접시들을 테이블에 내놓고 세팅을 한다. 겨자에 타바스코도 내놓는다.
한 시간 전부터 후라이팬에다 닭다리를 굽기 시작했다. 닭다리가 커서 작은 후라이팬이 가득 찬다. 그리고 두터워서 구운 것처럼 구워질 때까지 한 장당 25분 걸린다. 즉 한 시간 걸렸다. 구어진 닭다리를 먹어보니 맛이 약간 부족하다. 찍어먹을 소스가 필요하다. 고추장에 식초와 유자차를 넣고 생강과 파 다진 것을 넣어서 소스를 만들었다. 학생들이 올 시간을 보면서 오징어를 토마토소스에 넣고 가볍게 끓였다. 회로 먹을 수 있는 거라, 정말로 가볍게, 부드럽게 먹을 수 있다. 그리고 오뎅 냄비에 불을 켠다.
학생들이 왔는데 네 명인 줄 알았더니 세 명이다. 오늘 오기로 했던 후배와 네팔 아이도 빠졌으니 인원 수가 줄었다. 후배는 마누라가 와서 식사 약속이 있단다. 네팔 아이는 알바를 많이 해서 잠을 두세시간밖에 못 잤다고 한다. 실은 진학상담 때문에 어제 오기로 했는데 못 오고 오늘 온다고 했다.
요리는 7명분을 준비했다. 냉동피자를 보였더니 환호성을 친다. 이 건 별로 좋은 게 아닌데, 저희가, 전자레인지가 없어서 냉동식품이 그리웠어요. 우선 피자와 오뎅을 먹기 시작했다. 오뎅 국물이 시원하고 맛있다고 한다. 샐러드는 바르사믹비네거와 일본 레몬(시지 않아요) 한 개,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소금, 후추였다. 나는 신맛을 좋아한다. 그래서 식초를 종류별로 갖고 싶은 사람이다. 오징어도 부드럽다고 좋아한다. 과자에 팝콘도 튀겨먹었다. 닭도 다 먹었다. 스파게티를 굵지 않은 걸로 500그램 삶았다. 좀 많았지만 잘 먹길래, 먹을 줄 알았다. 그런데 도중에 다 못 먹겠다고 한다. 토마토소스를 더 넣어 줄테니까 남은 것은 각자 집에 가져가기로 했다. 배가 불러서 중간에 휴식을 하고 식기를 씻었다.
씻어서 물기를 뺀 샐러드 재료입니다.
다음에 과일을 먹었다. 일본에서 과일이 비싸서 잘 못 먹는다고 한다. 결국은 거기서 끝났다. 12시에 와서 5시까지 거의 계속 먹었다. 배가 불러서 디저트는 못 먹은 것이다. 브랜드 케이크와 만들어서 가져온 브라우니와 맛있는 코코아가 있었는데 못 먹었다. 후반에는 배가 불러서 앉아있을 수가 없어 서있는 학생도 있었다.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눈물이 나게 웃었다. 6시에 약속이 있는 학생이 있어서 5시 지나서 일어났다.
학생들을 버스정류장까지 바래다주고 같은 단지에 사는 친구가 컴퓨터에 문제가 있다고 봐달라고 해서 보러 갔다. 가방에 친구가 먹고 싶다던 차와 나에게 작아진 옷, 냉동한 토마토소스를 넣고 갔다. 그 가방은 지난번에 포인세치아가 담겨서 문 앞에 걸려있었다. 컴퓨터 문제 해결은 못했다. 그 대신 다른 문제를 해결했다. 집이 너무 추워서 허리가 아파왔다. 난방기를 내놓으라고 잔소리를 해서, 난방기를 내놓게 했다. 창가에 설치하면 방전체가 따뜻하니까 창가에 난방기를 설치시켰다. 이 사람들 참을성은 ‘자학’적 수준이다. 정말 친구로서 몸과 마음이 편하게 살기를 원한다. 자기를 괴롭히지 말라고. 마침 밥을 했길래 따뜻한 밥을 좀 얻어왔다.
지금 집에는 학생들이 가져온 과자와 오뎅이 남아있을 뿐, 아주 깨끗이 먹고 갔다. 집에 도착해서 오늘 맛있게 잘 먹었고 즐거웠다는 문자를 보내왔다. 학생들이 예쁘다, 마음이 예쁘다. 앞으로도 잘 해나갈 것 같다.
왠지 유학생들이 뭔가 제대로 하면 안심이 되고, 제대로 못하면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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