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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작은 가방에 마음을 담아

2013/12/22 작은 가방에 마음을 담아


오늘 동경은 맑고 건조한 날씨였다. 어제 네팔 아이가 와서 자고 오늘은 같이 절에 다녀왔다. 이건 다음에 쓰기로 하자.

금요일로 연내 수업이 끝났다. 아무래도 연말이라고 괜히 부산하다. 자기도 모르게 피곤이 겹쳐서 목요일 수업자료에 오자가 너무 많았다. 피로는 그렇게 드러난다. 사상 최다의 오자였다. 그런데 나이를 먹어가면서 뻔뻔스러워진다. 자기혐오에 빠진 것은 순간이었고 금방 자신의 피곤함을 인정하고 말았다. 금요일 수업이 끝나니 해방감에 홀가분했다. 신난다. 겨울방학이다.

토요일 올리브님이 출장으로 동경에 오셨다가 돌아가는 날이다. 며칠 전에 알았다. 만나야지, 근데 일정을 잘 모르겠다. 자유로운 시간이 있는지 어쩐지… 마침 쉬는 날이기도 해서 만나러 가기로 했다. 올리브님이 오신다는 걸 알고 미의 여신님을 비롯해 몇 분께, 소소한 걸 보내려고 작은 가방을 쌌다. 솔직히 뭘 사러 갈 시간이나 경황도 없어서 집에 있었던 걸 챙겼다. 그리고 올리브님께 가져가서 미의 여신님께 전달해 달라고 부탁드렸다. 미의 여신님이 산타가 되어 다른 분들에게 전해주실 거라고 기대하면서… 카드를 쓰려고 했는 데 못썼다. 사실 이게 포인트였는 데… 바쁘면 아무것도 제대로 못한다

올리브님을 만나러 가는 날 아침 너무 피곤해서 좀비와 같은 상태로 나갔다. 올리브님은 따뜻하게 반가워해주셨다. 그런데 출장이라, 일행분들과 단체행동이었다. 나도 조금 같이 따라다니다가 점심을 얻어먹고 돌아왔다

가방의 내용물이다

클라라 씨네 가실 때 전해주세요. 오른쪽 꽃무늬를 넣었어요. 강아지를 넣을까, 망설이다가 아무래도 가게 분위기에 꽃무늬가 예쁠 것 같아서… 아일랜드 리넨 티 타월이랍니다..

제비님네 실, 친구가 실을 보내왔을 때, 제비님네 집이 완성되면 거기서 입기에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이 부족하시면 다음에 또 다른 걸 드리지요. 

너도님께 드릴 지갑과 가방, 제가 쓰려고 가게가 문을 닫을 때 사뒀던 겁니다. 지난 수요일 더 예쁜 지갑을 사러 갔다가 못 사고 돌아왔다. 내건 어떻게 다시 사려고… 가방은 제가 쓰는 것과 똑같은 거랍니다.

먹방님께 드릴 머플러와 가방, 머플러는 돌아가신 이철 선생님이 제게 선물해 주신 겁니다. 지난번에 이철 선생님이 남기신 것 때문에 번거로운 일을 부탁드렸는 데, 감사했습니다. 이철선생님이 지니셨던 기개가 전해지길 바라면서 먹방님께 드리기로 했습니다. 혹시 마음에 들지 않으시면 사모님께 드리세요. 해보시면 아시겠지만, 아주 좋은 캐시미어랍니다. 가방은 제 주위에 있는 분들이 이런 가방을 듭니다. 야구팀 이름이 세겨졌지만, 어울릴 것 같아서요.

 

미의 여신님께는 제가 리폼을 한 베스트를… 사진을 올렸을 때 좋다고 하셨던 것 같아요. 알파카 소재랍니다. 덧댄 부분이 따뜻할지는 전혀 모르겠어요. 제가 리폼을 하느라고 여기저기를 뜯었다가 다시 꿰맸다가 한 것이랍니다. 멋있게 입어 주시겠지요. 그리고 핑크색 머플러는 그냥 새것이라서… 일본차가 들어있고, 필통 같은 것도 두 개 들어있어요. 손자들에게 주세요. 뭔가 넣으라고…

작은 가방의 내용물이었습니다. 먹방님께 드릴 가방에 다 들어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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