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17 일본의 교육문제
요즘 동경이 좀 춥다.
추위 정도가 동경 추위가 아니다. 매울 정도로 서울 추위만큼 춥다. 오랜만에 산책을 갔더니 집 주변 연못에 물이 얼었다. 오랜만에 겨울같은 겨울이다. 근데 세상이 온난화에 익숙해져 나도 사람들도 추위를 못 견뎌한다..
이하 내용은 지난 1월 10일 아사히신문 기사를 보고 씁니다.
교원이 산휴나 육아휴가, 병이나 간병휴가를 받았을 때, 그 대신 담당하는 교원이 부족한 공립 초중학교가 많아지고 있다. 아사히신문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일본 전국에서 800건 정도에 이른다고 한다.
조사 내용은 2009년도에
1. 교원이 산휴나 육아휴가에 들어갔을 때, 그 당일에 대신하는 교원이 착임을 못했던 건수.
2. 병이나 간병휴가로 결원이 나와도 대신하는 교원이 한 달 이상 없었던 경우.
그 결과는 오사카부를 제외한 1이 304건, 2가 486건이었다. 오사카부는 통계방법이 약간 달라서, 1이 66건, 2가 258건이었다. 내가 화가 난 부분은 이 숫자를 문부과학성에서 파악하지 않고 있다는 대목이다. 일본에서 초중학교는 의무교육이다. 거기에다 고등학교까지 무상화해서 고등학교까지 의무교육화할 것처럼 보이면서 실상은 현재 의무교육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영향으로 학교에서 수업이 없다거나, 시험을 중지하거나, 학생들에게 자습을 시킨다거나, 소인수 학급을 운영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선생들이 업무가 과중해져 남아있는 선생들도 병으로 쓰러져 대타를 구할 수 없는 악순환이 생기는 모양이다.
예를 들어 오사카부 동부의 초등학교 2008년도에 4, 6학년 담임인 베테랑 교원과 5학년 담임인 젊은 교원 세 명이 ‘각큐 호카이(학급붕괴)’와 여학생 그룹과의 관계에 고민해서 선생들이 정신질환과 위궤양으로 병가에 들어갔다. 두 명 째까지는 한, 두 달내에 대타가 왔는데 세 명째가 쓰러졌을 때는 대타가 안 왔다.
대타를 쉽게 구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교원 수요가 증가했는데 양성하는 게 늦어서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고 한다. 중학교는 같은 과목 교원면허를 가져야 해서 더 어려워진다고 한다.
일본에서 ‘각큐 호카이’가 일어난 건 꽤 오래된 일이다. 그리고 학생들이 교사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학내 폭력’도 오래된 일이었다. 요즘은 그런 기사를 잘 읽지 못하지만 말이다. 그래서 중학교 선생들이 그만두기 시작해, 고등학교 선생들도 그만두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제대로 교육을 할 수가 없어서 고민하다가 병에 걸려서 그만두는 사람도 많다.
그리고 일본에서 ‘이지메’가 있다는 건 당연한 일이다.
요즘은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있는 모양이다. ‘이지메’는 불편한 진실이지만 일본문화로 당연시하는 풍조마저 있다. 일본학생들이 ‘이지메’를 해결할 수 있다거나,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 조차 못한다. 단지, 자신이 ‘이지메’ 타겟이 안된 게 다행으로 여긴다. ‘이지메‘ 타겟이 되지 않으려면, 주위 분위기, 공기 흐름을 정확히 파악해 행동해야 한다. 자신 생각에 따라 행동하는 게 아니라 주위 흐름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일본에서는 주위와 동조 압력이 굉장히 크다, 이건 그야말로 이유 없이 주위와 같이 행동해야 한다. 주위라는 건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그룹 내이며, 거기서 힘이 있는 사람이 중심인 것이다. 그 힘은 단지 육체적이나 물리적 힘 만이 아니다.
일본 아이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단체생활을 하며 이 사회에서 살아나가는 방법을 체득해 간다. 그야말로 몸으로 익히기 때문에 왜 그런 행동을 해야 하는지 논리적으로 설명하기도 힘들다. 그러나 그렇게 행동한다. 물론 ‘이지메’를 당했던 학생도 대학에 들어온다.
일본에서는 ‘체벌’을 못하는 걸로 되어있다.
그러나 ‘체벌’은 일상적으로 있고, 예를 들어 체육계 통, 운동부는 ‘체벌’이 있는 게 당연하다(대학교 야구부 학생에게 들었다). 심지어는 고등학교 여학생 머리를 정신훈련시킨다는 명목으로 까까머리로 삭발하는 경우도 있다(그런 경험이 있는 여학생에게 들었다, 여학생 자신도 우승을 목표로 그 정도 정신무장을 해야 했다고 한다). 이런 일은 그야말로 사건이라도 터지지 않으면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뿐이다. 그래서 일본 사람들도 '체벌'이 없다고 믿고 있다.
일본 교육은 ‘자율적’인 걸 강조하고 표방한다.
그러나 ‘자율적’으로 행동할 수 없게 자란 아이들은 ‘자율적’으로 학습을 할 수가 없다. 그중에는 학습하는 방법을 익히지 못한 학생들이 대학교까지 그대로 올라온다.
일본에서는 개인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단체생활을 하며 획일적인 것 같지 않으면서 단체훈련과 같은 획일적인 교육을 받고 자라는데 어떻게 개성적일 수 있으며, 개인 의사가 존중되는 자율적인 학습을 할 수 있을까?
대학교에서 자율적인 학습에서, 우선 학습하는 본인이 동기부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가 동기부여이기도 하다. 자신 스스로가 가져줘야 하기 때문이다. 거의 대부분 학생이 수업에 흥미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보다는 훨씬 자율적인 사고를 한다는 건 사실이다(이건 한국 유학생들과 일본 학생들 리포트를 비교해보면 안다). 그리고 개인 의사를 존중하려고 한다.
또 다른 기사가 있다.
학교에 가지 않는 아이들 ‘후도코(不登校)’라고 한다. 병이나 경제적인 이유가 아닌 걸로 한 달 이상 결석한 학생을 가르침. 초등학생 ’후도코’가 2001년이 약 14만 명을 피크로 2009년은 12만 2천 명이라고 한다. 그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가정교사 비즈니스에 큰 회사들이 들어갔단다.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데, 부모 쪽에서는 행정적 지원을 기다릴 수가 없어서 라고 한다. 비용은 주 2회, 각 2시간씩이면 한 달에 6만 엔 정도이다. 일본에서 한 달에 한 명에게 6만 엔은 큰돈이다. 그야말로 경제적 여유가 없으면 그런 교육을 시킬 수 없다. 여기서도 양극화가 벌어진다.
일본 교육 현장에서 일하는 교사들, 특히 열심히 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일이 끝이 없다. 그래서 우울증이나 정신질환으로 쓰러지는 사람들이 많다.
내 강의를 듣고 있는 학생부모도 중학교 선생인데, 현재 일본은 어느 학교나 문제가 많다, 문제아, 몬스터 페어런츠, 후도코 등등, 자신도 가벼운 우울증이지만, 그래도 학교에 가야 하고 해결할 문제도 있다. 그러나 누구나가 다 그렇게 할 수는 없는 일 그래서 정신질환으로 발전해 그만두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한다. 선생은 노동이 가혹한 직업이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대학에서 만나는 학생들은 대부분 소박하고 착합니다. 특히 1학년이..... 단지, 학습의욕을 좀 더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