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혐한'과 '혐중'이 세트로 대단한 위세를 떨치고 있었다. '혐한'보다 '혐중'이 훨씬 더 심했다.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다시 '혐중'이 불타오르고 있다. 리테라 기사를 봤더니 친아베 정권 극우 유명인들이 트위터를 통해서 '혐중'을 선동하고 있으며 TV 와이드쇼에서도 극우 유명 탤런트가 '혐중'을 선동하는 모양이다. 일본이 '혐중'을 한 기간이 길지만, 이웃나라의 불행한 사태에 대해서 매스컴을 이용해 이런 '혐오'를 부추기는 것에 신물이 난다.
오늘 동경은 춥고 비가 오는 날씨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눈이 좀 왔는데 금방 녹아 버리고 비가 온다. 아주 추운 날이라서 하루종일 밖에도 나가지 않고 집에서 지냈다.
어제 도서관에서 읽은 아사히신문 기사를 보면 중국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중국에서 단체관광객의 해외여행을 금지시켜서 일본 경제가 나빠진다는 내용이었다. 오늘도 집에서 인터넷으로 일본 신문 기사를 검색해서 읽으면 거의 비슷한 논조가 넘쳐난다. 중국에서 단체관광객이 호텔 예약을 취소했다. 대형 크루즈가 오지 않는다는 등 일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아주 자세하게 보도하고 있다. 그런 한편으로 일본에서는 중국인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는, 환영한다는 뉘앙스의 기사도 있다. 중국 관광객에게 일본을 방문해달라는 어필인 것이다. 일본 정부나 매스컴에서는 중국 관광객이 주는 것에 대해 일종의 '공포심'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는 작년 후반기부터 한국의 불매운동으로 일본 관광 자제로 인해 일본에 큰 영향을 줬기 때문에 중국 관광객마저 오지 않게 된다면 그야말로 일본 관광산업이 폭망 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관광산업은 국가에서 중점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중요한 산업으로 전망이 아주 밝은 것으로 되어있다. 올해 일본으로서는 대망의 동경올림픽이 열리는 해로 관광객 유치에서는 대목 중에 대목이다. 일본은 동경올림픽에서 두둑이 챙겨서 일본 경제를 만회하겠다는 허망한 목표가 있다. 하지만, 아무리 올림픽이라고 해도 한국과 중국 관광객이 빠지게 되면 어찌할 도리가 없다. 현재 상황으로 보면 일본 NHK에서 조차 "한국인들이 불매운동을 반성하고 있다"는 헛소리를 하면서 한국인 관광객이 다시 물밀듯 일본에 오고 있다는 식으로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
일본에서 '혐중'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대단했다. 중국을 연구하는 동료가 말하길 "이제는 꽤 좋아져서 '혐중'이 85%로 내려갔어요. 이전에는 '혐중'이 95% 이상이었답니다. 그에 비하면 얼마나 좋아졌는데요." 자조적인 말투였다. 근래 일본에서 동북아시아 특히 중국과 한국에 관한 연구나, 교육을 하는 사람들이 무력감을 느낄 정도로 일본에는 '혐한과 혐중'이 넘쳤다. '혐중'이 낮아진 것은 일본 정부가 중국과 관계 개선을 하기 시작한 이후에 매스컴에서 '혐중' 기사가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친 듯이 '혐중'을 정부와 매스컴이 일체가 되어 오래 국민을 세뇌했기 때문에 정부가 태도를 바꾼다고 해서 국민들 의식이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이 아니다. 일본에서는 '혐한과 혐중'을 '애국'이라고 여길 정도로 정부와 매스컴 국민이 삼위일체가 되었다. 일본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대표적인 '혐중'은 일본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을 향한다. 멀쩡한 청년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중국인 관광객을 향해 욕하는 것은 아주 흔한 일이다. 내 강의를 듣는 학생들이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갔는데, 자기 오빠나 가족이 난데없이 옆에 있는 중국인 관광객을 욕해서 깜짝 놀랐다고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 일로 인해 형제나 가족의 싸움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중국인 매너 없다고 욕하는 일본인의 매너는 어떤가? 중국인을 비롯해 다른 외국인 유학생도 아르바이트에서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욕을 먹는 일도 허다하다. 손님이나 매니저가 알아듣게 주의를 주는 것이 아니라, 큰소리로 고함을 친다고 한다. 이런 경우도 유학생 당사자나 같이 일하는 일본인 학생에게서 보고가 들어온다. 같은 일본인이 보기에도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혐오'는 도가 넘었다.
일본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공공의 적이라도 되는냥 '혐오' 하면서 한편으로는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와서 일본에서 쇼핑을 해서 돈을 많이 써서 일본 경제에 이바지해주길 바란다. 생각해보면 이해가 안 된다. 중국인 관광객을 욕하면서 많이 와서 일본을 좋아해 주고 돈을 써달라니? 그런데 사실 그렇다. 일본에서는 중국인이나 한국인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 일본에서 필요한 것은 중국인이나 한국인이라는 '인간'이 아니라, 그들이 가진 '돈' 뿐이기에 그렇다. 이번 사태에서도 일본 정부와 매스컴에서는 일본 국민의 안전보다 일본 경제를 우려하고 올림픽을 걱정해서 중국 관광객을 환영한다는 보도가 나온다. 일본 정부나 매스컴에서 일본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택하지 않았다. 일본 국민은 국가가 국민의 안전, 생명보다 중국 관광객의 돈을 택했다는 것에 울화가 치민다. 일본 정부에서는 지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염에 대해 불안을 느낄 일본 국민과 중국 관광객에 대해 안심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서 발표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런 대책을 강구해 발표해야 일본 국민이나 중국 관광객도 안심이 된다. 일본 정부의 실책으로 인해, 일본 사람들은 지금까지 쌓였던 '혐중'에 다시 새롭게 중국에 대한 '혐오'가 폭발하고 있다. 그 '혐오'는 중국 관광객이 타깃이 되고 있다. 일본 사람들은 일본 정부의 실책에 대해서 너무나 관대하다. 자신들을 보호하고 지켜줄 정부에 항의할 문제를 애꿎은 중국과 중국 관광객 '혐오'로 전환되는 게 '혐중'의 패턴이다.
일본은 언뜻 보면 아주 위생 관리가 철저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예를 들어 플루로 일본에서 일 년에 만 명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한다. 한국에서 그런 일이 있다는 걸 듣지 못했다.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서 중국에서 건너왔다고 중국과 중국인을 비난하지만 일본에서 플루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국가를 원망한다는 보도, 아니 만 명이상 사망자가 나온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일본에서 일어나는 일에는 너무나 무관심하고 관대하기 그지없다.
내가 참다 못해 마이노리티론 마지막 시간에 그림을 그려가면서 '혐오'가 어떤 결과를 불러오는지 설명했다. '혐오'는 '폭력'이기 때문에 '폭력'을 용인하면 '폭력'이 넘치는 사회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은 '폭력'이 넘치는 무서운 사회가 되고 말았다. 한국에서 일본을 참 좋아했고 일본에 관광도 많이 왔는데, 일본의 수출규제라는 한국 경제를 망하게 하려는 공격을 가했다. 그에 대해 한국에서 불매운동으로 저항을 한 것이다. 한국의 불매운동으로 인한 피해를 일본에서는 자세히 보도하지 않아서 일반적으로 잘 모르고 있다. 한국의 불매운동에서 타깃이 된 일부 회사나 특정 제품이 있다. 그런 회사에서 지금까지 자회사의 상품을 구매했던 한국인 소비자를 비웃고 조롱했다. 맥주에 대해서는 어느 유명인사가 "한국인은 일본 맥주를 못 마시면 발광할 것이다"라면서 조롱했다. 나는 일본 회사가 한국 소비자를 조롱한 것은 잘못했다고 본다. 그리고 한국에서 일본에 대해 제대로 알기 시작해서 좋게만 보던 일본의 민낯을 알게 되었다. 이전에는 아무리 '혐한'이 90%를 넘는다고 아니 99%라고 해도 믿지 않았다. 이제는 한국에서 일본의 '혐한'이 얼마나 심각한 지도 조금 알게 되었다.
일본에서 현재 '혐중'의 실체가 무엇이냐? 결국, 자기네 돈 쓰고 일본에 관광 온 중국인 손님을 욕하고 있다. 물론 관광객 중에는 매너가 좋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을 마치 중국인 전체가 그런 것처럼 몰아가는데 너무 이상하다. 중국인이 일본에서 얼마나 심각하게 '혐중'을 하는지 알게 되면 어떨까? 입장을 바꿔놓고 일본인이 중국에 갔는데 일본인이라고 욕이나 듣고 차별받으면 중국에 관광 가고 싶을까? 일본에서 하는 '혐중'은 그렇게 일본에 오길 바라는 중국 관광객을 몰아내는 일이야. 정신 차려! '혐한과 혐중'이 결국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게 되어 있어.
예를 들어 한국의 불매운동으로 타격을 입은 기업에서 신입사원을 많이 뽑을까? 자신들이 한 '혐한'이 일본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으며 자신들의 취직과 미래에 영향을 준다고. 일본에서 한국상품은 별로 없다고 치고 중국 제품이 없이 생활이 가능할까? 중국 관광객이 얼마나 일본 경제에 이바지하고 있는지 알았으면 좋겠어. 그야말로 한국 관광객처럼 '반일'이라고 난리를 치다가 오지 않게 된 다음에 그들이 고마운 존재라는 걸 알지 않았을까? 중국 관광객도 일본에서 하기에 따라오지 않게 될 수도 있어, 있을 때 잘하는 게 좋을 거야.
일본에서 정부와 매스컴을 비롯해 국민이 함께 했던 이웃나라에 대한 '혐오'가 올가미가 되어 자신들을 옥죄기 시작했다. 그래도 일본에서는 이웃나라에 대한 '혐오'를 멈추지 않겠지? 기회는 이때다 하고 '혐오'를 선동하는 사람들이야 말로 일본 사회를 파괴하고 나라를 망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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