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에서 내 주위를 보면 조용히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지 않고 지내기로 한 것 같다. 어제와 오늘 날씨가 아주 따뜻해서 평소에 산책이나 운동을 많이 나오는 강가에도 사람이 거의 없다. 같은 시간대에 강아지와 산책하는 사람도 많은데, 어제와 오늘 주변이나 공원에서도 사람을 볼 수가 없다. 아는 이웃이 어제 골프장에 갔는데, 날씨가 아주 따뜻하고 좋아서 골프치기에는 너무 좋은 날씨였다고 한다. 그런데 예약이 많이 취소되어 골프장이 아주 널널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을 피하려고 예약을 취소했구나.
오늘 동경 날씨는 최고기온이 18도로 맑고 따뜻한 날씨였다. 어제와 오늘은 마치 봄처럼 따뜻했다. 이런 날씨가 되면 집에 틀어박혀 있던 사람들이 밖에 나와서 산책을 하고 외부활동이 왕성해진다. 나는 집에서 지내다 오후 늦게 마트에 갔다가 야채 무인판매에 들러서 이웃을 만나 강가에서 강아지 산책을 하고 돌아왔다. 강아지 산책 시간에 맞는 행동이다.
내가 나간 시간이 학교가 끝나는 시간이라, 중학생들이 발랄하게 여기저기서 걸어서 귀가하고 있었다. 주변에 대학이 있어서 대학생도 가끔 보인다. 어제와 오늘은 아주 따뜻해서 이런 날씨에는 그동안 집에서 지내던 사람들이 밖에 나와서 산책을 한다. 그런데, 날씨가 추워서 밖에 나가지 않는 날보다 바깥에서 활동하는 사람이 적다. 아니 거의 볼 수가 없다. 마트에도 사람이 아주 적고 사람들은 서로 간격을 유지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 유심히 봤더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신경을 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명확히 갈라진다. 신경을 쓰는 사람은 거리를 유지하고 다른 사람들 행동을 보고 있다.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은 자유롭게 행동해서 거리를 유지하고 싶은 사람의 눈총을 받는데 그걸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
야채 무인판매에 가는 동안에도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인데도 하교하는 학생들 외에 사람들이 거의 없다. 야채 무인판매에 들러서 보라색 무를 사고 강가에 왔다. 이 시간대에는 강가에 강아지 산책을 하는 사람도 많고 운동하거나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날씨가 따뜻하고 맑으니 사람들이 많이 나와서 붐빈다. 그런데, 사람이 없다. 내가 자주 만나는 이웃과 다른 사람 한 명 뿐이다. 공원이나 주위를 봐도 강아지 산책을 하는 사람도 볼 수가 없다. 따뜻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집 밖에 나오지 않는 모양이다.
강아지 산책을 같이 한 이웃이 어제 골프를 다녀왔다고 한다. 골프치기에 날씨가 너무 좋았는데 사람들이 예약을 취소해서 골프장이 아주 널널했다고 한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사람들이 모이는 곳을 피하려고 예약을 취소했구나 싶었다. 내가 항상 만나는 이웃도 마스크를 제대로 쓰고 나왔다. 골프를 치는 이웃이 말하길 여기서는 마스크를 하지 않지만 중국인 관광객이 다닐만 한 곳에 나갈 때는 마스크를 한다고 한다. 사람들 출입이 많은 곳에 갈 때도 마스크를 한다. 이렇게 조용히 각자도생을 하고 있다.
한국 아산과 진천에서 우한교민을 수용반대하는 뉴스를 보고 "한국 사람들, 같은 나라 사람들끼리 왜 저러냐"고 물었다. "나도 같은 나라 사람이지만, 그런 사람 이해가 안된다"고 했다. 중국에서도 사람들이 난동 부린 뉴스를 봤다면서 중국인과 한국인이 같다는 식으로 말한다. 중국인과 한국인은 폭력적으로 대처하지만 일본인은 세련되게 조용히 대처한다는 뉘앙스가 담겨있다. 한국과 중국에 대해 매스컴에서 보도하는게 그런 것만 골라서 보도하니 그런 선입견을 갖게 한다. 그래서 내가 "중국 사람들 참을성도 많고 처음부터 난동을 부리는 것이 아니다. 참다가 폭발해서 그렇게 보이는 것뿐"이라고 했다. 한국 사람들도 예를 들어 우한에서 들어와 신고도 안하고 여러 곳을 돌아다닌 사람에게 댓글로 화를 내고 있다. 그런 경우는 내가 생각해도 화를 낼만 하다고 했다. 속으로 일본에서 '혐한'이나, '혐중'을 하는 사람들의 '헤이트 스피치'를 모르나 보다 생각했다.
일본이 전세기로 일본인을 데려왔는데, 중국과 사이에서 일본만 우대하는게 보이면 곤란하니까, 비행기를 밤에 띄우라고 했다고 중국이 일본을 특별배려 했다는 식으로 보도하는 모양이다. 나는 한국도 전세기가 밤에 뜨는데 중국 당국과 조정이 잘 안돼서 예정보다 늦어지는 것 같다. 한국만이 아니라, 영국도 같은 모양이다. 중국 정부에 사정이 있는 것이겠죠, 했다. 전세기로 자국민을 구출하는 것은 일본만이 아니라, 할 수 있는 나라에서는 다한다. 중국이 미국과 일본만 우대한다고? 중국이 그렇게 쪼잔하지 않다. 이런 비상시국에 그런 황당한 말로 이간질하는 센스라니 놀랍다.
오늘 들어온 일본인 중에서 감염된 사람이 13명이나 있어 감염자가 확 늘었다. 어제 도착한 사람을 일본에서는 격리 시키지 않고 집으로 돌려 보내거나 호텔에 묵게 하고 검사를 거부한 사람도 두 명 있었다. 그에 비해 한국이 과잉대응으로 호들갑을 떤다고 보였던 모양이다. 그래서 이런 경우는 국가 차원에서 과잉대응을 하는 것이 확산을 막으니까, 증상이 없는 사람도 2주간 격리를 하는게 좋다고 했다. 일본에서도 격리하지 않으면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더 커진다. 가족도 있고 호텔 종업원도 있다. 하지만 그런 말은 하지 않았다. 일본의 보도를 들으면 분명히 일본이 아주 잘하는 것 같은데, 감염자 수가 한국보다 훨씬 많고 뭔가 불안하다.
한국 정부는 정보를 오픈한 상태로 국가차원에서 강력히 대응하고 있다. 그런데 일본 정부는 정보를 오픈하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어떤 대처를 하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하는 상태다. 그래서 눈치가 있는 사람들은 정부를 믿지 않고 자구책을 강구한다. 눈치가 없는 사람은 정부가 알아서 잘 하겠지, 그런데 불안하다는 느낌이다. 일본은 습관처럼 많은 것을 은폐한다. 그렇기에 일본 국민이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 면이 있다. 지금 일본 정부로서 가장 걱정인 것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중국 관광객이 줄어서 일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다, 거기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동경올림픽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불안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정부로서 그런 내색을 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일본이 방역이 철저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늘 페이스북에 들어온 걸 보면, 우한에서 온 단기체재 비자, 관광객의 체재기간, 비자를 연장한다고 한다. 이건 잘했다.
한국 정부에서도 우한에서 온 중국 관광객이나 단기 체재를 하는 사람들 비자연장을 해야 한다. 그 사람들 돌아 가려고 해도 돌아 갈 수가 없는 입장으로 일종의 '난민'이 된 상태다. 이런 긴급상황에 인도적인 차원에서 비자연장을 하고 환자가 발생하면 치료해서 보내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
내 심정으로는 숙소가 필요한 우한에서 온 관광객에게 방이라도 제공하고 싶다. 만약에 그런게 알려지면 주위에서 나를 내쫓을 것이라, 말도 할 수가 없다. 일본에서 '혐중'은 정부가 주도한 것이나 마찬가지로 매스컴과 콜라보로 진행되었다. 매스컴에서 날이면 날마다 몇 건이나 '혐중'기사를 접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거기에 세뇌되고 만다. 마치 '혐중'이 '애국'인 것처럼 열심히 했다.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서 보면 정부는 그동안 국민들의 '혐중' 정서를 키워놓고 이제 와서 두려워진 모양이다. 정부가 슬쩍 빠지면서 매스컴에서도 같이 빠지면 '혐중'을 하는 사람들 개인적인 일탈이 되고 만다. 어느 나라에나, 이해하기 어려운 극단적인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일본의 '혐중'은 국가 주도로 형성된 것이라, 높았을 때는 95%가 넘었고 현재는 좋아져서 85%라고 한다. 일부 극단적인 사람들은 '혐중'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고, 주류는 '혐중'이다. '혐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일본 정부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어떤 대응을 할지 국민에게 잘 설명하지 않으면 불안감이 다시 중국과 중국 관광객을 향한다. 일본 정부가 명확히 정보공개를 하고 대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본 정부를 향한 불만이 만만하다고 여기는 중국 관광객을 향하게 되고 만다. 겉으로 내색도 못하면서 속으로 '혐중' 정서가 다시 활활 타오르게 하고 있다. 혹시, 일본 정부는 이런 걸 노린 것일까?
이웃나라를 향한 '혐오'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와 자신의 목을 조른다. '혐오'하지 않는 것은 남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어제 우한에서 돌아온 일본인이 귀국 인터뷰에서 중국 우한에 지원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우한에서 필요한 물품과 의약품 등을 일본에서 지원해주길 촉구했다. 하지만, 거기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은 보기가 힘들다. 한국 정부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전세기에 우한에서 필요한 물품을 실고 가서 전달해 주시길 바랍니다. 어려울 때 돕는 것입니다. 최선을 다해서 이웃나라의 어려움을 도와 주세요. 우한을 도우면 나중에 한국 사람들이 우한에 돌아가서 잘 지낼 수 있게 됩니다. 남을 돕는 것도 남을 위하지만, 결국 자신에게 돌아옵니다. 중국 사람들 신의가 있고 고마운 걸 잊지 않습니다. 우한 짜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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