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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생활

탄생

2013/02/08 탄생

 

오늘 동경은 대체로 맑지만 아주 추운 날씨였습니다.

일기예보 상은 최고기온이 7도 최저기온이 -1도입니다그러나 바람이 불어서 체감온도는 0도입니다.

 

요새 제가 사는 아파트가 외벽공사를 한다고 공사를 위해 밖에서 철골을 세워갑니다그리고외부에서 안보이게 검정색 그물을 치겠지요공사를 하느라고 아침부터 시끄럽습니다무엇보다도 창밖에 남자들이 왔다갔다 해서 집안이 안보이게 커튼을 쳐야 합니다외출시에는 창문을 다 닫고 잠가야 하고요저는 아무리 추워도 작은 창문을 열어놓고 삽니다보통은 외출할 때도 창문을 열어놓고 다니지요저는 커튼을 안치고 지냅니다자연광이 들어와서 집이 아주 밝지요추운날도 맑기만 하면 햇빛이 들어와 실내는 밝고 따뜻합니다그런데항상 커튼을 치고 창문을 닫고 살아야 하니집이 어둡고 추워서 답답할 수 밖에요더군다나 공사소리에 남자들이 주위를 어슬렁거려서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습니다.

 

어제는 아침을 늦게 먹고 공원에 동백꽃을 찍고서 좀 먼 곳에 있는 헌책방에 갔지요그 헌책방에는 추워서 놀러갈 데가 없는 아저씨들만 어슬렁거립니다. 여자는 저 혼자 더군요그래도 어쩝니까집중해서 쓸만한 책을 다보고 윗층에 올라가서 책들을 다 훑어보면서 지냈지요결국 책은 한 권 사서 나옵니다. 아무리 아줌마라도 아저씨들만 있는게 깨름칙해서 다시 가지 않을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 업무용 슈퍼에 들러서 김치를 샀지요김치를 사는 일은 정말로 드문데선생님이 돌아가신 상실감이 저를 그렇게 만들었나 봅니다.

 

집에 오니 거진 저녁시간이 되었더군요쌀을 씻어서 밥을 하고 냉동 흰살생선을 토마토 통조림을 넣고 조렸지요지난 번에 그냥 구워서 먹었더니 너무 맛이 없어서 토마토 맛으로 먹으려고 했다. 김을 구어서 김에다 생선조림을 얹어서 김치를 넣고 쌈처럼 먹었지요처음에는 그냥 맛있게 먹었는데밥을 보고 생선조림을 보다가 충동적으로 얼마나 먹는지 먹어보고 싶었습니다그리고는 맛이 아니라그냥 먹는 것이었지요꾸역꾸역결국 너무 많아서 먹는 걸 포기했다.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서 늦은 아침을 먹고 도서관으로 갈 준비를 했습니다읽을 책을 가지고 도서관에 갔지요추워서 점퍼에 달린 후드를 머리에 썼습니다도서관에 가서 책을 반납하고 새학년도에 쓸 책들을 봤지요. ‘여성학’에서 쓰는 책이 좀 오래된거라다른 책을 쓰려고 봤지요그리고 새로 나온 책들도 다 점검을 했습니다오후가 되어야 가져간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다음주 월요일에 연구회에서 토론 할 책입니다처음에는 아주 읽기가 어려워서읽어도 이해가 안되는 책인 줄 알았는데그렇지는 않더군요책을 읽다보니 안내방송을 합니다소지품을 주의하라고. 그리고 문을 닫는 시간이 빨라진다고깜짝놀라서 확인을 했더니, 5시에 문을 닫는 다네요보통은 밤 10시에 닫거든요오늘 읽어야 했던 책을 읽으니 4시 반 가까이 되었습니다빌릴 책을 빌리고 나왔지요저는 책을 집중해서 좀 빨리 읽는 편입니다어젯밤에도 침대에 들어가서 새로운 책을 읽기 시작해서 300페지의 책을 2시간에 읽고 잠을 잤지요한국어와 비교하면 일본어가 빨리 읽는 게 어렵습니다물론 책에 따라 다르지만일본어가 문장이 밀도가 있다고 할까아뭏든 술렁술렁 읽지 못하게 쓰여 있지요저는 집중력으로 책을 읽습니다어릴 때 만화방에 가면같은 시간에 다른 아이들 열배 정도 양을 읽었습니다.

 

도서관에서 돌아오는 길도 칼바람이 불어서 아주 추웠습니다도서관에서 돌아올 때는 거의 추위를 못느끼는 데 오늘은 아주 춥더군요체감온도 0도입니다서쪽에서는 눈부시게 석양이 지고 있더군요.

어제 페이스북을 봤더니 친구가 아이를 낳은 모양입니다그 친구 아버지가 바람둥이어서 어머니와 가족들이 고생을 많이 했지요남자에 트라우마가 있어서 결혼을 안할 줄 알았는데재작년에 갑자기 결혼했습니다그리고아주 뚱뚱해서 무릎이 아파서 잘 걷지도 못해 임신을 못할 줄 알았거든요친구는 시드니에 사는 데남미에서 이민한 사람이고 남편이 한참 연하의 아프리카에서 온 청년인데 태어난 아이는 얼굴이 하얗습니다나이를 먹으면 갈색이 되어 간다지요그래서 탄생입니다

어제 찍은 동백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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