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2/12 추운 날
어젯밤에도 추워서 눈이 올 줄 알았다. 일기예보에는 밤에 눈이 온다고 한다. 오늘은 아침부터 잔뜩 흐린데다가, 기온도 낮았다. 어제 연구회가 있어서 외출을 했다. 연구회 전에 퇴직하시는 교수님이 남은 책을 골라가라고 하셔서 책도 보러 일찌감치 갔다. 그 전에 조선족 동료네 집에 아이를 보고 만두 먹으러 가기로 했는 데, 전날 전화를 했더니 시동생이 불고기집을 시작해서 가족들이 다 그 일을 도우러 다닌단다. 다음에 만나자고 했다. 외국에 나와서 가족들이 같이 힘을 모아서 뭔가를 시작한다. 불경기로 힘들겠지만, 불고기집이 잘되었으면 좋겠다. 아이를 보고 싶었는데, 갑자기 재미가 없어졌다.
연구회를 끝내고 멤버들과 같이 중국집에서 식사를 하고 헤어졌다. 밤이 되니 아주 추웠다. 그래서 꼭 눈이 내릴 것 같았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날이 흐리고 추었다. 추운 날씨가 될 조짐이 보인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그동안 아끼고 아끼면서 읽던 강상중선생이 쓴 '재일'을 마저 읽었다. 어젯밤에도 울면서 읽다가 잤는 데, 오늘 아침도 비몽사몽 간에 읽었는 데도 눈물이 넘쳐 흘렀다. 이 책은 특별한 책이었다.
아침부터 외벽공사를 시작한다. 외벽공사하는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게 온 집안에 커튼을 치고 있으니 답답하다. 아침밥을 먹고 책을 들고 도서관에 갔다. 날씨가 추워서 옷을 좀 많이 껴입었다. 도서관이 열려있지만, 책을 빌릴 수가 없다. 읽은 책은 반납하고, 요새 집에서 읽는 소설가 책을 두 권 찾아서 읽었다. 한 권을 읽는 데 두 시간이 안걸렸다. 요새 읽는 소설은 의학 미스테리이다. 그냥 가볍게 읽을 정도이지 재미있다거나, 아주 좋다거나 그런 느낌은 없다. 신문을 읽고 잡지들도 읽었다. 오늘은 도서관이 일찍 문을 닫는 날이라, 4시에 도서관에서 나왔다. 그런데, 오늘 도서관이 아주 추웠다. 다른 학생들은 코트를 입은 채 앉아있었다. 보통은 겉옷을 벗고 앉는다. 나는 점퍼를 벗고 목에 머플러를 둘러서 앉아있었다. 아무래도 너무 추운것 같아서 온도계를 확인했다. 실내온도 16도, 습도 90%, 이러니 추울 수 밖에 없다. 실내온도가 낮으면 습도도 약간 낮춰줘야 한다. 습도가 높아서 더 춥게 느낀다. 근데, 도서관 실내기온이 왜 16도인지 모르겠다. 앉아 있기에는 너무 춥다. 그래서 사람들이 별로 없었나 보다.
추운 도서관 실내보다 바깥이, 집에 돌아오는 길이 걷고 있어서 그런지 오히려 따뜻하게 느껴졌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뭘 먹을까 고민을 했다. 추워서 시장보러 가기도 싫고, 설사 마트에 간다해도 별다른 신선한 게 없을 것이다. 이틀 전에 국물을 내려고 멸치와 다시마를 물에 담궈놓고 잊고 있었다. 어제 산 유채나물을 넣고 떡국을 끓이기로 했다. 먼저 국물을 만들고 떡국을 끓여서 먹었다. 요전 날처럼 많은 양이 아니었다. 아직 위는 확장된 그대로지만… 더이상 위 대한 사람으로 살기가 싫다. 일찌감치 집에 들어왔더니 아직 공사하는 사람들이 바깥에서 어슬렁거린다. 방안이 좀 어두워도 전기를 안켰다. 전기를 켜면 레이스 커튼 너머로 집안이 훤하게 들여다 보이기 때문이다. 5시가 되니 공사하는 사람들이 퇴근 한 모양이다. 주위가 조용해졌다. 떡국을 먹고 과일을 먹었다. 그리고 커피를 마시고 과자도 먹었다. 블로그를 쓰다가 닫았던 커튼을 열고 창밖을 보니 비가 내린다. 아무래도 오늘 밤에 눈이 많이 내릴 것 같다. 올겨울은 눈도 참 흔하다. 지난 여름이 그렇게 지긋지긋하게 덥더니, 겨울 또한 아주 춥다. 근데, 눈도 많이 오니까 싫증이 난다.
다시 동백꽃입니다. 날씨가 추워서 사진이라도 화사하고 따뜻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