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11 인터넷 쇼핑
오늘 동경은 맑게 개인 날이었다. 어제와 그저께는 흐린 날씨에 눈까지 펑펑 내려 도대체 동경답지 않은 날씨였다. 그저께 눈이 내릴 때는 함박눈이었다. 어제는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날씨여서 방에 앉아 창밖을 보면서 지금 내가 어디에 있나 싶었다.
목요일에 도서관이 문을 닫아서 집에 있는 날이었다. 하필이면 집에 있는 날, 날씨가 흐리고 춥고 눈이 펑펑 왔다. 눈이 와도 기온이 그다지 낮지 않아서 땅에 닿으면 녹았다. 어제는 오전에 날씨가 맑고 따뜻해서 이불을 밖에 널 정도였다. 낮이 되면서 갑자기 흐려지더니 눈보라가 휘몰아 치는게 아닌가, 날씨가 너무 변화무쌍해서 정신이 멍했다. 분명히 오전에는 짱짱하게 맑았는데, 눈보라가 휘몰아 치다니 여기가 어디야? 이런 심정이었다.
오늘은 정말로 날씨가 맑았지만, 이틀이나 눈이 오고 춥고 축축해서 그런지, 햇볕이 나도 집안이 추웠다. 아침에 일어나서 스트레칭를 하고 밥을 먹었다. 볕이 잘드는 집에 있는데, 몸이 추워서 감각이 없어질 정도였다. 집안에 추위가 깊게 스며들었나 보다. 오늘은 밖에 나가서 볼 일이 좀 있었다. 월요일 아침에 나가노에 가는데 수중에 돈이 없다. 오늘은 휴일이기도 해서 미리 돈을 뽑아 놔야 한다. 가까운 우체국은 쉬니까, 역을 지나서 본국에 갔다. 돈을 뽑고, 추운 곳에 갈 때 필요한 다운코트를 사러 갔다. 유니클로 심레스 다운코트를 싸게 샀다. 지금 입고 있는 다운코트도 있고 다운베스트도 있지만, 동경에서 입는 것이다. 나가노에서는 추울 것 같아 조금 더 따뜻한 걸로 샀다. 색상은 빨강이라는 데, 좀 낯선 색이다.
다른 코트나 색상이 다른 것도 있었지만, 그래도 가장 나은 것 같아서 샀다. 고르는 것이 아니라, 사거나 안 사는 것밖에 없다. 다른 곳에 가서 필요한 걸 찾을 수 있는 보장도 없기에 타협해서 샀다. 요즘 물건 사기가 어렵다. 집에는 오늘 산 다운코트의 열 배가 넘는 가격인 이태리제 명품 다운코트가 있지만, 입질 않는다. 가격을 열 배 이상 줬다고 해서 열 배 이상 마음에 들거나, 쓸모가 있는 것도 아니다. 마음에 드는 것과 만날 확률이 적다. 그래서 타협을 한다. 유니클로를 백화점에서 사고 지하 식품매장에 가서 초콜렛을 샀다.
다음은 비행기표와 비자신청서 등을 프린트하러 갔다. 세 종류 서류를 프린트하고 야채 무인 판매에 가서 우콘 가루를 세 병 샀다. 다음은 형광등을 사러 갔다. 형광등을 봤더니 사이즈가 안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점원에게 교환하러 와도 되냐고 했더니, 말을 어렵게 한다. 다행히 사이즈가 맞았다.
어제 주문한 커피포트도 왔다. 가장 많이 쓰는 가전제품이 커피포트다. 하루에 몇 번이나 물을 끓이니까…… 그저께 주문한 휴대폰은 아직 안 왔다. 주문할 때는 오늘까지 온다고 했는데……기다리고 있다. 그저께부터 인터넷으로 쇼핑을 많이 했다. 두 군데 갈 비행기표에 스마트폰, 커피포트다. 다녀올 곳 숙소도 예약을 하고, 캐리어도 사고 싶었지만, 인터넷으로 봐서는 잘 몰라서 못 샀다. 인터넷으로 쇼핑을 하는 것은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고 카드로 쉽게 결재해서 돈을 쓰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재미가 없다. 필요한 걸 채우는 느낌이다.
월요일 아침부터 나가노에 가서 하룻밤 자고 온다. 같이 일하던 동료들이 모인다. 나가노에 있는 사람이 준비를 해서 나는 돈을 들고 시간에 맞춰서 가기만 하면 된다. 이렇게 편한 여행은 거의 해본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