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12 김어준에 대한 질투?
오늘 실질적으로는 어제, 한밤중이라, 일요일 동경 날씨는 맑았다. 아주 화창하게 맑은 것은 아니지만 요 며칠 날씨가 아주 나빴던지라 좋은 날씨였다. 좀 늦게 일어나서 청소와 빨래를 했다. 날씨가 확실히 봄을 향하는 것 같아 침실 매트리스를 들어내서 청소를 했다. 매트리스도 말리고 방향을 돌려서 지금 쓰고 있는 겨울용을 아래로 하고 봄 가을용을 위로 해서 세팅을 바꿨다. 조금씩 봄맞이를 하는 것이다.
요즘 한국에서 미투(#MeToo)가 활발한 가운데 일부에서 김어준 씨(이하 경칭 생략)가 미투를 폄훼하고 있다는 기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지난번에도 '다스뵈이다 12회'에서 한 발언을 꼬투리 잡아 미투를 '공작설'로 몰아간다고 했다. 나는 그 문제가 된 '다스뵈이다 12회'를 봤고 문제 삼고 있는 발언도 들었지만 미투를 폄훼한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다. '공작설'이라는 것도 미투가 공작에 쓰일 수가 있다는 것이지, 미투가 공작이라는 것도 아니었다. '다스뵈이다'를 본 사람으로서 왜 김어준의 발언을 마치 김어준이 미투를 지지하지 않는 것처럼 몰아가지? 김어준을 질투하나? 김어준의 발언을 문제 삼는 기사가 며칠 갔다.
이번에 다시 김어준이 '다스뵈이다 14회'에서 발언한 내용을 가지고 그가 미투를 폄훼한다는 기사가 나오고 있다. 한겨레는 연합뉴스를 그대로 가져오는 걸로 [김어준 "안희정에 정봉주까지..... MB가 사라지고 있다"]는 타이틀이었다. 내용은 김어준이 미투를 '정치공작'으로 말한 것 같이 해서 그 걸 비판한다는 것이다. '다스뵈이다'를 봤지만 김어준이 하는 말이 정확히 맞다고 느꼈다. 미투를 지지하는 사람으로서 김어준이 미투를 폄훼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경향신문에서는 기사가 둘 나왔다. 첫 번째가 기사가 [미투에 또 '공작'... 피해자 두 번 죽이는 김어준]으로 나왔다가 제목을 나중에 바꿨다. [김어준, 또 미투 운동에 '공작'언급..."피해자 입 막는 발언" 비판도]라고 했다. 이전 기사에 댓글이 기사에 대해 비판적이어서 제목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기사는 [MB에 관심 사라지고 있다" 김어준, 미투]로 부제로 '시민사회 "용기 있는 피해자들 폄훼" 비판 쏟아져'로 붙였다.
경향신문의 첫 번째 기사를 읽고 거기에 달린 댓글도 훑어봤다. 댓글들이 기사보다 훨씬 더 객관적으로 느껴졌다. 기사 작성에 앞서 문제가 된다는 '다스뵈이다'를 봤느냐는 것이다. 댓글을 다는 사람들이 '다스뵈이다'를 보고 내용을 이해하고 있었다. 기사를 쓰는 기자가 '다스뵈이다'를 보고 그런 기사를 썼다면 김어준의 발언에 대한 '악의적인 왜곡'이다. 김어준을 비판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김어준을 얼마든지 비판할 수 있다. 김어준을 비판하려면 적어도 '다스뵈이다'를 본 사람들이 납득할 만한 비판이어야 하지 않을까? 기사 내용에 나온 전문가들의 발언도 문제가 된 '다스뵈이다'를 보고 그 문맥을 충분히 알고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같은 것을 봤는데 미투를 지지하는 '진보진영'이라면서 왜 그렇게 다를까? 김어준이 문제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미투를 꼬투리 삼아 김어준을 공격하는 타깃으로 잡은 걸로 보인다.
김어준을 공격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김어준을 공격하려면, 기사를 쓰거나 전문가로서 코멘트를 하거나, 의견을 말하는 정치가라면, 프로라면 '악의적인 왜곡'이나 '악마의 편집' 수준이 아닌 비판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정정당당하게 김어준을 넘어선 비판을 하길 바란다. 정면으로 진검승부를 하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기사를 제대로 읽지 않는 독자에게 '인상을 조작'하는 걸로 밖에 보이지 않는 제목이나, 부제를 달아도 되나? 그것도 같은 '진보진영'이라는 매체에서? 단지 김어준을 시기 질투하는 것이라도 그런 식이라면 너무나 '찌질하다'라고 본다. 김어준을 비판하고 공격하려면 '찌질'하지 않게 '멋있게' 한다면 박수를 받을 것이다. 그런 비판이야 말로 사회를 성숙한 토론으로 이끌어 건전한 사회변화를 촉구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아쉽다.
김어준을 신뢰할 수 있는 것은 그가 '사리사욕'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공익'이기 때문이다. 다른 매체에 실린 것을 받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발로 뛰어서 발굴하고 '미친듯이' 집요하게 거대한 '부정'에 부패한 권력에 저항하는 '바보'들이어서가 아닐까? 내가 보기에 '제대로 미친 바보들'이다. 적어도 개인적인 영달을 위해서 하는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그에 대해 질투하면 벌써 지는 것이 된다. '찌질이'가 되지 말고 '멋있게' 그를 넘어서 주길 바란다.
실은 '찌질이'들이 무섭다. 그들은 '찌질'하기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질투에 눈이 먼 사람들은 미친 듯이 자폭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질투한다는 것도 인정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제발 '찌질이'가 되지 말고 질투에 눈이 멀지 말았으면 한다.
미투는 절실한 문제로, 대한민국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이다. '성폭력'에 대해 관대한 걸 넘어서 지금까지 나온 미투만으로도 한국에 '성폭력'이 만연하다는 걸 충분히 알았다. 사회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대처할 수가 없다. 이상하게 흘러가서 '여성 혐오'로 변질되면 구제불능이다. 벌써 그런 흐름이 보이고 있다. 미투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건전한 사회로 변화하길 간절히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제주도에서 '생명의 상징'인 동백꽃 사진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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