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5/11 접촉사고
오늘 동경은 갑자기 더워진 날씨로 정신이 없었다.
어제부터 갑자기 기온이 오르기 시작했다.
오늘은 그저께까지 최고기온이었던 기온이 오늘은 최저기온이 되어버렸다. 일교차가 너무 심해서 사람들이 아침부터 후줄근한 모습이다. 나도 어제 학교에서 돌아오는 스쿨버스를 타고 역까지 가는 데, 꼬꾸라져서 잤다. 점심시간 후인 3교시에 학생들도 강의 중에 잠을 많이 잤다. 그래도 재미있는 감상문이 많이 올라왔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참 요령도 좋고 재주도 좋다.
지난주에 이어 오늘도 선생들끼리 접촉사고가 있었다. 약간 피해망상증인 선생이 갑자기 일어나서 뜬금없이 말을 시작한다. 모두에게 할 말이 있다면서, 수업 시작 종이 쳤는 데… 나는 그 선생 말보다 교실에서 기다리는 학생이 중요한 터라, 그냥 무시하고 교실을 향했다. 그리고, 기가 막혔다. 할 말이 있으면 긴 점심시간에 하지, 왜 수업이 시작된 다음에 사람들 발목을 잡느냐고? 그 속을 알 턱이 없다. 수업을 끝내고 집에 오려고 했더니, 그 선생이 있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같다. 아무도 그 사람과 같이 가거나 말을 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텐데. 나와 친한 선생이 지난주 감기로 쉬었다. 나에게 같이 가자고 말을 건다. 그 폼이 뭔가 할 말이 있는 눈치다. 나에게 문제의 선생이 저기서 기다린다면서 화장실을 같이 가잔다. 오죽하면 화장실까지 같이 가달라고 할까 싶어서 같이 가서 기다렸다. 문제의 선생이 눈앞에서 가고 있다. 항상 쓰는 길이 아닌 길로 돌아서 좀 간격을 두었다. 내가 교실을 향한 후, 나와 친한 선생을 계단에서 불러 세워서 다른 말을 했단다. 그래서 무섭다고, 집에 같이 가잔다. 기가 막히다. 한국드라마도 아니고, 어떻게 매주 사건을 일으키냐고… 나는 친한 선생과 같이 버스를 타고 나오면서도, 다른 선생을 기다리고 있다가, 또 무슨 짓을 하면 어쩌나 갑자기 신경이 쓰이고 걱정이 된다. 휴대폰을 꺼내 번호를 보니, 번호가 없다. 아무 일도 없이 무사하길 바란다.
친한 선생과는 역에서 헤어지고 플랫폼에서 전철을 타려는 순간에, 다른 선생이 왔다. 다행이다. 반가워서 오늘 이런저런 일이 있어서 걱정했다고, 전화번호를 주면서, 그 선생이 무슨 말을 하면, 어쨌든 일단 스톱을 시키고 나에게 전화하라고 시켰다. 전화를 걸어서 아무 말을 해도 좋으니, 어쨌든 상대방이 하는 것을 일시 중지시키라고… 그 게 가능한지 모르겠다. 항상 뒤에서 갑자기 말을 건다니까… 전철에서 말을 들으니, 꿈도 꾸고, 백 크러쉬 현상까지 있단다. 학교에 나오기가 싫단다. 같은 억양으로 말하는 학생과 인사를 하면서 현기증을 느꼈다고, 심각하게 마음에 상처를 입은 거다. 인간들 중에는 다른 사람을 괴롭혀서 그 걸 양분으로 사는 인간들이 있다. 거기에 휘말리면 안 된다.
나도 기분이 안 좋아서 항상 들르는 가게에 들렀다. 이럴 때는 꼭 필요하지 않은 것도 사게 된다. 친해진 가게 사람이 야채를 준다. 지난주에도 피해를 입은 선생 말을 들으며 내 마음도 상처를 입었다. 가게 사람이 준 초콜릿과 과자로 행복해졌는 데, 오늘도 야채를 받았다. 못된 인간들이 착한 인간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걸 보면 화도 나고 속이 상한다. 그리고 나도 상처를 받는다. 그 걸 쇼핑으로 해소하게 된다. 오늘은 식량을 넉넉히 샀다. 양팔이 빠지지 않을 정도로 많이 샀다. 그만큼 스트레스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야채를 한 다발받으니 행복해졌다. 천사가 있다면, 아마 가게 사람처럼 내 마음이 약간 지쳐있을 때 초콜릿이나, 신선한 야채로 달래줄 것 같다. 아니야, 어쩌면 천사일지도 몰라…
접촉사고를 낸 사람은 자신의 치는 사고로 사람들이 상처 입고 공포에 떠는 걸 모르겠지만, 그다지 행복하지 못할 거다.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괴롭히면 자신이 행복하지 못한다는 걸 알아야지… 불쌍한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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