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본사회/스가정권

스가 정권은 아베의 재활용?!

NHK에 따르면 9월 18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220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23,828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390명으로 사망률 1.63%이다. 일본 전국에서는 신규 확진자는 572명으로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을 포함한 78,894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512명으로 사망률 1.91%이다. 같은 날,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126명으로 내역을 보면 지역감염이 109명이고 해외유입이 17명이다. 사망자 누계는 377명으로 사망률 1.65%이다. 오늘 일본 코로나 19로 인한 사망자는 9명이고 한국은 5명이다. 

 

이번 주 일본 언론에서 많이 다룬 이슈는 14일 자민당 총재선에서 16일 총재 교체이다. 같은 자민당에 이번 내각에는 아베 정권에서 유임한 사람이 많아서 새로운 정권이 들어섰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래서 스가 정권을 보면 아베 정권의 '재활용 정권'으로 보인다. 나는 '재활용'을 좋아하고 지구환경을 위해서도 적극적인 '재활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재활용' 할 수 있는 것은 원래 품질이 좋아서 버리기가 아까운 걸 전제로 하는 것이지, 쓰지 못해서 버려야 할 '쓰레기'를 '재활용'하면 전혀 다른 문제를 유발한다. '재활용' 할 수 있는 것은 처음부터 기본적으로 좋은 것이어야 가능하다. 지금 여기서 언급한 '재활용'은 사람이 아닌 물건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런데, 스가 정권의 내각 구성을 보면 '재활용 정권'이 맞는 것 같다(news.v.daum.net/v/20200916140155731).

 

아베 정권도 아주 이상했지만 스가 정권도 나름 이상할 예정이다. 아베 총리가 중도사퇴를 하게 된 것은 표면적으로 '건강상 이유'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코로나 대응을 못해서 지금까지 유지하던 모든 것이 한꺼번에 다 와르르 무너졌다. 코로나 19 이후에만 봐도 아베 정권이 얼마나 무능했는지 알 수 있다. 하는 일마다 더 큰 문제를 만들 뿐이었다. 정부에서 경제를 살린다고 8월에 시작할 Go To 캠페인을 7월 22일부터 앞당겨서 강행하는데, 하루 신규 확진자 800명 정도였다. 7월 하순부터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1,000명대로 폭증해서 지방에서는 여행을 오지 말라, 동경은 배제한다 등 난리였다. 기본적으로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늘어서 7월 31일 하루 1,580명이었다. 긴 장마로 규슈 집중호우로 인해 인명피해만 해도 100명 정도였다고 기억한다. 8월에 들어서는 긴 장마가 끝나면서 '폭염'으로 사람들이 구급차에 실려가고 사망에 이르는 케이스가 코로나와는 비교도 못할 정도로 많았다. 코로나는 기본적으로 신규 확진자가 하루 1,000-1,600명이 8월 초순의 일이다.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는데도 언론을 보면 코로나에 대한 보도가 줄었다. 거기서 아베 총리가 7월에 사무실에서 피를 토했다는 건강 이상설을 관저에서 적극적으로 흘리기 시작했다. 8월 15일, 금요일에 2분기 경제 성장률이 속보치로 -27.8%라는 발표가 있었다. 그전에도 스미토모 상사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고, 닛산과 혼다를 합병시키려고도 했다. 일본 대기업조차 역사상 유래가 없는 상황을 맞았다. 큰일이 난 것이다. 

 

아베 총리가 8월 17일 월요일 오전에 갑자기 병원에 검진을 간다는 걸 언론에서 생중계를 하게 해서 경제가 폭망 했다는 뉴스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보통은 병원에 검진 가는 걸 숨긴다. 지가가 하락하고 도산이 늘고 책임져야 할 일이 막대하다. 16일 신규 확진자는 1,000명이 넘었지만 코로나 따위는 어딘가로 사라졌다.  일주일 후 8월 24일 월요일에 다시 현장 중계를 하면서 병원에 갔다. 아베 총리는 병원이라도 있지만 오키나와는 코로나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는 상태에서 8호 바비 태풍이 다가왔다. 26일에는 규슈를 거쳐갔다. 25일부터 아베 총리가 퇴진한다는 설이 나왔다. 공교롭게도 아베 총리의 최측근이었던 전 법무상 가와이 부부가 현역 국회의원이 처음으로 체포된 날이었다. 28일 아베 총리가 중도사퇴 기자회견을 하는 날에는 9호 태풍 마이삭이 오키나와, 규슈를 스쳤다. 아베 총리와 규슈, 오키나와는 악연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다. 아베 총리는 안전하게 권력의 좌에서 내려오는 일이 가장 중요했다. 아베 총리가 병원에 간 이후로 코로나 뉴스나 다른 뉴스는 거의 없어져서 마치 일본에는 아무 일도 없이 평화롭게 지내는 것 같았다. 매일 신규 확진자가 1,000명 가까이 나왔지만 무시했다. 

 

재미있는 것은 건강 이상설이 불거지면서 스가에게 관심이 높아졌다. 즉, 시나리오가 있어서 시나리오대로 연출을 했다. 언론에서도 눈치를 챙겨서 퇴진설이 나오면서 갑자기 스가 띄우기 물량작전이 벌어졌다. 파벌이 어쩌고 가 아니라, 처음부터 정해놓고 퍼즐을 맞춘 느낌이다. 아베 총리 사퇴와 동시에 스가의 친구인 니카이가 지지를 표명했다. 다른 파벌에서는 니카이가 먼저 나서는 걸 견제하느라고 기자회견에서 니카이파를 배제하는 연출도 했다. 아소파, 호소다파, 다케시타파에서 니카이파만 빼고 공동 기자 회견을 했다. 동경에서는 파벌을 주도하는 할아버지들이 나와서 기자회견을 했지만, 사람들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태풍 하이선이 온다고 규슈에서는 피난을 가고 난리가 났다. 같은 나라, 같은 날에 파벌을 위한 정치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국민이 어떤 재해를 당할지에 대해 관심이 없는 모양이다. 2020년에도 여전히 밀실정치와 파벌정치를 한다는 걸 주로 고령자가 나와서 설치고 다녔다(news.yahoo.co.jp/pickup/6371362). 그 결과 스가 내각의 장관은 파벌의 파워 밸런스에 맞게 구성이 되었다. 아베 정권에서 유임한 장관이 아소 재무상, 모테기 외무상, 고이즈미 환경상 등 8명, 재등판한 장관이 4명, 고노 다로처럼 다른 부처로 옮긴 장관이 3명이다. 새로 입각한 인물에는 아베 총리 동생인 기시가 첫 입각임에도 불구하고 요직인 방위상이 되었다. 신임으로 히라사와 부흥상은 75세이다. 

 

스가 정권에서 주력하겠다는 디지털 담당 장관 히라이는 덴츠출신으로 자민당의 SNS로 언론 플레이를 했던 인물이다(lite-ra.com/2020/09/post-5639.html). 일본 국회에서 해외출장에서 불륜 커플이 사용했던 커넥팅룸을 널리 알리는데 공헌한 인물도 재임용되었다고 한다(lite-ra.com/2020/09/post-5638.html). 일본 코로나 19 담당인 가토 후생노동상이 무능해서 코로나 19 관련해서 얼굴을 본 적이 드물 정도였다. 정말로 무능한 정치가인데도 불구하고 정권의 얼굴인 관방장관이 되었다. 후생노동상과 부장관도 신임인데, 부장관은 미하라라는 배우 출신 여성으로 일을 못하는 걸로 유명하다. 일본 코로나 19 대책에도 가망이 없는 걸로 보인다. 

 

스가 정권은 아베 정권의 '재활용 정권'이 되었다. 20명 중에 여성이 두 명 있는데, 가미카와 법무상이 재임이고 올림픽 담당 하시모토가 유임이다. 여성이 한 명도 없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일본에서는 위로 가면 갈수록 여성을 보기가 힘들다. 동경도 지사와 설왕설래를 하고 도쿄신문 여성 기자를 공개적으로 무시하는 '여성혐오'적인 여성관을 내보이는 인물의 내각이니까, 여성이 있는 것이 이상할지도 모른다. 

 

총리로서 첫 기자회견을 봤다. 관방장관일 때와는 달리 자신의 언어로 말하고 있었다. 일본어는 아베 총리보다 잘한다. 긴급과제로 코로나 대책과 경제 살리기라고 한다. 지난 정권에서 코로나 대책을 못해서 경제까지 폭망 시킨 장관들이 그대로 유임한다. 장관에 '세습의원'이 반이고 15명이 '일본회의'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국민을 위해서 일하겠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지금까지 아베 총리를 위해서 일했다는 것인가? 실낱같아도 좋으니 희망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는데, 내각 구성을 보면 어려울 것 같다. 그래도 휴대폰 요금 인하 등 지지율을 유지할 알기 쉬운 정책을 낼 모양이다.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의 '벚꽃 모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내년부터 '벚꽃 모임'을 없앤다고 답변했다. 기자가 당황해서 아베 총리에게 물어봤냐고 해서, 아베 총리 아바타라는 걸 알았다. 

 

아베 총리는 막뒤에 숨어서 상왕이 되고 스가 정권은 아베 정권 시즌 2가 될 것 같다. 아베 정권을 고스란히 물려받았으니 어쩔 수가 없다. 만약에 총선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스가 총리가 안정되고 힘이 강해진다. 그러면 자신이 원하던 정치를 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스가 총리는 '세습'이 아니니까, 보통 사람들의 생활이나 감각을 조금이나마 알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든다. 자신의 신조가 스스로 돕고, 서로가 돕고, 마지막에 나라가 돕는다는 걸 들었을 때 국민을 위하는 정치를 할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총리가 되었으니 지치고 힘든 사람들 마음을 위로하고 서로 힘을 내면서 어려운 국면을 헤쳐나갈 수 있는 지도력이 있기를 바란다. 7월말 구마모토 집중호우에서 피난한 사람들이 5,100명이나 지금도 피난 생활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news.yahoo.co.jp/articles/ee1bd8cb0d57b45286f5ff6094892fad7d93fac5). 스가 총리가 단기로 투입된 구원투수로 끝내지 말고 동북지방 사람들의 척박한 환경에서 억척같이 살아가는 강인함과 인정이 있는 인간적인 총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일본사회 > 스가정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무나 다른 보도, 한일 정상회담  (4) 2020.09.24
한일 관계, 동상이몽  (6) 2020.09.23
역대 3위 스가 정권 지지율!  (2) 2020.09.21
스가 외교 간보기?  (4) 2020.09.20
아베 정권 시즌 2 라인업 중  (2) 2020.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