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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스가정권

스가 외교 간보기?

NHK에 따르면 9월 20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162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24,208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390명으로 사망률 1.61%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480명으로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을 포함한 확진자 누계가 79,972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520명으로 사망률 1.90%이다. 같은 날,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82명으로 내역을 보면 72명이 지역감염이고 10명이 해외유입이다. 확진자 누계는 22,975명이 되었고 사망자 누계가 383명으로 사망률 1.67%이다. 

 

요새 날씨가 갑자기 선선해졌다. 그래도 밖에 나가서 움직이면 땀이 나고 집은 따뜻하고 밖은 춥기도 하고 헷갈리는 날씨다. 나는 여름방학이 끝나서 강의를 하는 생활로 돌아와야 한다. 새벽까지 일을 하고 강의를 하다가는 몸이 따라가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조금 일찍 자고 조금 일찍 일어나는 생활로 가고 있다. 그래도 새벽 4시에 자서 9시 반에 일어났다. 어제보다 1시간 일찍 자고 1시간 일찍 일어났다. 이렇게 일어나도 오전에는 정신이 없어서 아침을 먹거나 빨래하는 것 외에 집중력이 부족해서 다른 일을 하기가 어렵다. 결국, 일을 하는 것은 낮에 그럭저럭 지내다가 저녁을 먹은 후에 시작하니 다시 늦게 자게 된다. 12시쯤에 자서 아침 8시 전에는 일어나야지. 그렇지 않으면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짧아서 일을 다 할 수가 없다. 지금 생활패턴을 조정하고 있는 중이다. 주말 행사인 청소도 일요일인 오늘 했다. 정해진 루틴으로 하는 것이 편하다. 빨래는 날씨를 봐가면서 해야 한다. 침구도 여름용에서 가을용으로 교체해야 하고 나름 집안일도 있다. 오늘은 오후에 청소를 마치고 산책을 겸해서 주변 공원에서 달걀버섯과 포르치니를 땄다. 시내에서 지인이 와서 주변을 싹 훑어간 다음이라서 거의 없었지만 요즘은 하루에 한 번 나가서 하루 먹을 양을 딸 수 있으면 된다. 정보통에 의하면 주위에 버섯 채취 재야의 고수가 최소 10명은 된다고 한다. 나는 작년부터 시작한 초보로 욕심을 부리지 않기로 했다. 그래도 오늘 달걀버섯을 10개 따서 저녁에 오믈렛을 만들어 먹었다. 포르치니는 오늘 아침에 전으로 부친 것이 많이 남았다. 내일 아침에 다시 오븐구이를 해서 발사믹과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빵과 먹을지도 모른다.

 

나는 한국과 일본에서 문제가 있거나, 일본 시사문제에 대해서 그때그때 학생에게 과제를 내서 학생들 목소리를 듣는다. 나와 동료들이나 일본 언론에서 다루는 것과 학생들이 느끼는 것이 서로 다르다고 본다. 우선, 나와 동료는 직업이 선생이라서 뉴스를 쭉 보고 있고 나와 가까운 동료는 상식적인 국제정세를 파악하고 있다. 학생들은 지식이 부족할지 몰라도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우리와 다른 세대이기에 그들의 감성과 시점이 있을 것이다. 지난주는 자민당 총재선을 하고 총재가 교체해서 내각을 구성해서 새로운 정권이 출발하는 시점이었다. 아베 정권의 장기집권이 끝나고 나서 다른 정권이 시작된다. 그래서 지난주 개강한 과목을 듣는 학생 200여 명에게 긴급하게 과제를 냈다. 아베 정권의 장기 집권이 끝나고 스가 정권이 탄생했다. 아베 총리의 중도사퇴부터 자민당 총재선 과정을 보면서 느낀 점에 대해서 묻고 스가 정권에 기대하는 걸 물었다. 다른 것도 넣어서 자기가 쓰고 싶은 토픽을 골라서 쓰게 했다. 총재선은 사람들이 투표를 하는 선거가 아니라서 관심이 적을 걸로 봤지만 아베 총리가 장기집권에 각종 스캔들, 측근과 자신의 부정부패, 코로나 대책 실패로 경제 폭망 등을 생각하면 학생들의 미래를 힘들게 한 장본인이다. 학생들이 화를 내야 할 대상인 것이다. 그런데, 거의 대부분 관심이 없다. 어느 정도냐면 내가 한 위 질문에 집중해서 과제를 작성하는 학생은 100명에 1명 정도이다. 조금 써야 할 것 같아서 쓰는 학생을 넣으면 좀 더 많지만 사실은 관심이 없다. 학생들이 일본 경제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모르는 것 같다. 오히려 아베 정권이 일본 코로나 대책을 잘했다. 스가 정권에서도 본받아서 잘하길 바란다는 것도 있었다. 

 

참고로 내가 하는 강의는 사회학관련이라서 사회의 전반적인 상황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다. 장래 교사가 될 학생도 꽤 있다. 강의도 쉽지 않고 과제의 강도가 높아서 단위를 받기 어려운 수업인데 가장 인기가 있을 정도로 수강생이 많다. 나는 강의에서 의도적으로 매번 정치적인 이슈에 대해서 피드백을 하면서 자국의 정치에 관심을 가지라고 강조한다. 기본적으로 일본에서는 암묵적으로 정치에 관심을 가지면 안 된다는 경향이 강하다. 정치에 관심을 가지면 위험인물로 보여 경계대상이 되기도 한다. 학기말이 되면 학생들이 조금 변하고 나중에 점차 더 변하기도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자국 정치에 너무 관심이 없는 것에 놀란다. 근래에는 정치에 관심이 있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일베'에 가까운 성향이라서 정치에 관심을 가지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도 있다. 건전하게 정치에 관심을 가진 학생들도 그런 걸 표현하기 어려운 사회이다. 국제적인 이슈나 지역 연구 등을 들어도 기본적으로 자국에 대한 지식이 너무 없으면 비교할 수도 없다는 것에 아무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만약 내가 강의하는 호주의 특정 이슈에 대해서 강의하면 일본과 비교해야 어떻게 다르고 같은지 알 수가 있다. 학생의 경향을 보면 자신들은 일본에 대해서 잘 알고 있으니까,  호주에 대해서만 강의에서 듣고 싶다고 한다. 사실은 일본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다. 자신들이 정치에 관심이 적고 투표율도 낮다는 걸 알지만 나처럼 특정시기에 대상을 정해서 조사한 결과 얻는 수치는 모른다. 나는 조사한 근거를 가지고 말하지만 그 수치가 자신들 예상과는 너무 달라서 믿기지 않기에 학생들은 그럴 리가 없다고 거칠게 항의한다. 솔직히 나도 이런 수치에 기가 막히다.

 

학생들 과제를 통해서 알게 된 점은 아베 정권이나 스가 정권이든 상관없이 코로나에 대해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아베 정권이 코로나 대책과 경제 폭망으로 쓰러졌는데, 언론 플레이가 잘 먹혀서 학생들은 다르게 생각하고 있다. 학생들만이 아니라, 그 가족들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걸로 봐야 한다. 일본 언론에서도 그렇게 보도를 했는데도 사람들은 그냥 듣고 흘리는 모양이다. 그런 게 쌓여서 자신들 생활을 위협한다는 걸 모르는 모양이다. 

 

오늘 오전에 처음 본 뉴스가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의 80세 생일이라는 것이다(news.yahoo.co.jp/pickup/6371560). 내일이 경노의 날이기는 하지만 정치가의 생일만으로 기사를 쓰는 것도 처음 봤다. '망언 제조기'라는 이명을 가진 그의 생일을 기억하고 축하해 줘야 하는 건가? 정권의 실세이기 때문인가? 요새 언론에서 강조하는 것은 스가 총리가 나이를 먹었지만 워킹이나 운동을 하면서 관리를 해서 건강하다는 것이다. 나는 이것도 어느 정도는 언론 플레이로 보고 있다. 왜냐하면 워킹을 하고 헬스장에 다닐 시간이 없을 걸로 보기 때문이다. 건강을 걱정해야 하는 인물은 지도자로 뽑으면 안 되는 기본 조건이다. 

 

아베 총리의 사퇴, 스가 정권의 탄생에 한국 정부가 축하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언론에 한국에서 온 편지를 무시하는 스가 총리를 칭찬하는 뉘앙스의 기사를 몇 개나 봤다. '혐한'이 어쩌고 이전에, 국가 간에 주고받는 의례적인 인사에 대해서 무시하는 걸 자랑스러워하는 논조라니 기가 막히다(news.yahoo.co.jp/articles/04226c2099884809367d01f9f4ba4147c084bdce). 그런 기사에 달린 댓글이 '혐한'으로 도배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한국 관련 뉴스는 기본적으로 댓글이 '혐한'이라고 보면 된다. 내 학생들이 그런 걸 그대로 받아 들여서 일본 정부의 행태가 맞다고 여긴다. 일본은 자신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니까, 기본적인 인사를 받지 않고 무시해도 된다. 한국 정부는 예의를 차리지만 일본 정부는 무시하고 싶은 것이니까 말이다.

 

스가 총리가 호주 스콧 총리와 전화회담을 했다. 오늘은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했다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었다. 스가 총리가 처음 소신을 밝힐 때도 기자의 질문에 대해 한국에 대해서만 언급하지 않았다. 아니, 언급하기 싫다는 걸로 보였다. 스가 총리도 '혐한'으로 간다는 걸 알려주는 느낌이 들었다. 일본의 '혐한'에도 인이 박혀서 그저 그런가 보다 한다. '혐한'을 하면 할수록 자신들이 망가지고 손해를 봐도 하겠다는데 어쩔 것인가? '혐한 중독'이 심각하다. 

 

일본 언론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편지를 무시하는 스가 총리를 평가하는 기사가 많이나와 마치 한국이 아쉬워서 일본에 사정하는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 한국 언론에는 '물밑 한일 외교' 타진을 위해서 일본에서 특사가 올 것 같은 뉘앙스의 기사다(www.fnnews.com/news/202009201309449313). 문재인 대통령을 대놓고 무시하면서 다음 대선 주자가 될 이낙연 민주당 당대표 취임 축하 사절단이 올지도 모른다고 한다. 이낙연 당대표를 물로 보는 모양이다. 정말로 한국을, 아니 문재인 대통령을 얼마나 개무시하면 이런 기사를 쓸 수 있을까? 현재 아쉬운 것은 일본이다. 일본이 물불을 가릴 처지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혐한'을 국책처럼 장려했기 때문에 일본 사람들 대부분은 철저하게 '혐한'으로 세뇌가 된 상태이다. 한국에서 얻을 경제적인 이익을 위해 관계 개선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중국과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는 일본에서 제4차 한류 붐이라고 하지만, 현지에서는 별다른 걸 느낄 정도 변화가 없다. 일본 언론에서 부풀려서 이름을 붙이고 기사를 쓰고 있다. 한국 드라마나 K-POP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붐과 상관없이 본다. 그리고 한국 드라마나 K-POP의 인기는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현상이다. 대학에서 보면 미미한 변화가 있기는 하다. 한국 관련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은 근래 90%가 여학생이었는데 이번 학기에는 20% 정도가 남학생이다. 

 

스가 정권에서도 한국이 만만하다고 겉으로는 개무시하면서 뒤로는 옆구리를 찌르면서 간보기를 하는 것인지, 한국 언론에서 한국 정부가 먼저 나서서 일본의 새로운 정권에 비위를 맞추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목마른 놈이 우물 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