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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스가정권

한일 관계, 동상이몽

NHK에 따르면 9월 23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59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24,453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392명으로 사망률 1.60%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216명으로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을 포함한 확진자 누계가 80,828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538명으로 사망률 1.90%이다. 같은 날,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110명으로 내역을 보면 지역감염이 99명이고 해외유입이 11명이다. 확진자 누계가 23,216명이 되었고 사망자 누계는 388명으로 사망률 1.67%이다. 

 

동경도를 비롯한 일본의 신규 확진자가 적은 것은 주말을 끼고 어제까지 4일 연휴였기 때문에 검사가 적은 이유라고 보고 있다. 연휴 동안 관광지가 아주 혼잡했다고 한다. 7월에는 기나긴 장마였고 8월은 살인적인 폭염이었다. 신규 확진자를 보면 코로나도 한풀 꺾인 느낌이고 날씨도 선선해서 사람들이 억누르고 있던 외출에 대한 욕구가 분출된 느낌이 든다. 외출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상당히 조심하는 사람들로 나눠지는 것 같다. 코로나에도 어느 정도 익숙해서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있으면 된다는 생각도 있다. 언제까지나 집에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나처럼 거의 외출을 하지 않고 지내는 사람들은 여전히 아주 조심하면서 지내고 있다. 일본 언론에서는 점점 코로나에 대한 보도가 줄고 있다.

 

오늘 뉴스에 내달부터 외국인 입국 완화를 검토한다는 것이 나왔다. 이 내용에 대해서는 다음에 따로 자세히 쓰기로 하자. 태풍이 동경에 상륙하는 줄 알았더니 상륙하지 않고 지나간다고 한다. 그동안 태풍이 규슈 방면으로만 가서 이번 태풍은 동경에 상륙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더니 그냥 지나간다니 다행이다. 그래도 오늘 밤부터 내일 아침까지 비가 많이 온다고 한다. 요새 비가 많이 오지 않았으니까, 토사가 흐르는 태풍 피해가 크지 않을 걸로 예상된다. 

 

스가 총리가 내일 24일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로 정상회담을 한다는 뉴스가 떴다(news.yahoo.co.jp/pickup/6371839). 한국에 대해 납치문제에 대한 협력을 요청한다고 한다. 그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면 한일 정상 회담이 반갑지 않다는 내용으로 가득 찼다. 서한을 보냈으면 됐지 전화까지 할 필요가 없다. 어차피 형식적인 것이겠지만, 일본이 한국과 관계 개선을 원한다는 정신승리를 맛보게 하니까, 오히려 마이너스다.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 납치문제 협력 요청도 필요 없다. 일본 넷우익이라고 할까, 기사에 나오는 여론과 대다수 한국 사람들이 느끼는 점이 같을 것이다. 일본에서 정권이 바뀌었으니까 의례적으로 정상회담을 할지 몰라도 납치문제 협력을 요청한다니 너무나 이상하다. 한국과 걸린 문제에 대해서 협의한다면 몰라도 북한과 일본의 문제를 왜 한국에 협력하라고 옆구리를 찌르는지 모르겠다. 자신들이 아쉬운 문제는 자신들이 해결해야지 왜 한국에게 협력하라고 할까? 일본에서는 문재인 정권을 궁지에 몰아넣고 싶어서 납치문제에 협력하지 않는다면 북한과 가깝다고 여론몰이를 하려는 건가? 그런 꼼수를 쓰지 말고 한국과 걸린 현안에 대해서 협의를 하는 게 순서이고 중요하지 않나? 스가 정권도 아베 정권처럼 한국과 북한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싶은 모양이다. 

 

지난 학기가 끝날 무렵 강의에서 한국과 북한, 중국, 일본의 관계성에 대해서 피드백을 했다. 한국과 북한은 분단 상태이지만 원래 하나가 되어야 한다. 같은 민족, 가족이 남북으로 분단된 상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것으로 가능한 한 빨리 통일까지 바랄 수 없어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한국 사람들이 북한을 자유롭게 여행하고 북한 사람들이 한국에 놀러 올 수 있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좋을까? 북한에서는 감귤이 귀한 과일이라고 하는데 제주도 감귤을 북한에 많이 보낼 수 있으면 감귤 농가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북한에서 생산하는 맛있는 농산품을 한국에서 많이 소비하면 북한 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좋지 않을까? 한국과 북한이 자유롭게 왕래하며 서로 돕고 살 수 있는 걸 당연히 바란다. 코로나 상황에서 남의 나라도 돕는데 바로 옆에 있는 북한을 도울 수 없다는 게 얼마나 가슴이 아프고 슬픈지 모른다. 한국과 북한은 정치체제가 다르지만, 사람과 물류가 왕래하는 것은 다른 정치체제를 침범하는 것이 아니다. 서로가 다른 체제라는 걸 존중하는 것은 당연하다. 중국과의 관계도 한반도는 옛날부터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이웃나라여서 나쁠 때도 있었지만 좋은 관계로 오래 지냈다. 현대에 들어와서 정치체제가 다르다고 해서 오랜 세월 겹겹이 쌓인 관계성이  확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물리적 거리에서도 북한까지 걸어서 갈 수가 있고 중국은 북한에서 강을 건너면 된다. 겨울에는 강이 얼어서 도보로 갈 수 있는 거리다. 그에 비해 일본은 바다를 건너야 한다. 중국에 가는 것처럼 걷거나 헤엄쳐서 건널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한국에서 보면 북한이나 중국보다 일본이 멀다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현재, 정치체제가 비슷하다고 해서 물리적인 거리와 심리적인 거리를 줄일 수 있을까? 한국에서 보면 역사적으로 일본의 침략으로 입은 피해가 크고 아직도 상처가 남아있다. 일본 정부에서는 한국에 대해 북한과 가깝다. 중국과 가깝다고 하는데 당연히 북한과 중국이 더 가깝다. 물리적으로 가까운 거리는 많은 교류가 가능하기에 심리적 거리도 가깝다. 항상 이지메하는 바다 건너 일본을 가깝게 느끼고 좋아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했다. 

 

학생들이나 일본에서는 한국이 당연히 일본과 가장 가까운(만만한) 관계라고 믿는 모양이다. 한국은 일본이 없으면 자립할 수 없는 일본이 돌봐줘야 하는 나라라고 여긴다. 일본 언론에서 그렇게 보도하니까, 당연하다. 일본 언론을 보면 일본이 한국을 싫다고 싫다고 하는데 한국이 찰거머리처럼 달라붙어서 일본의 피를 빨아먹는 존재처럼 묘사한다. 현실적으로는 한국의 피를 빨아먹는 것은 일본이다. 작년 여름부터 그동안 빨아먹던 한국의 피가 부족해서 일본이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 일본이 수출규제라는 이름의 경제 전쟁을 한 것에 대해 한국 시민이 저항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라는 식민지를 잃을 것 같아 초조하고 불안하기 짝이 없다. 한국도 일본에게 피를 빨리고 있었다는 걸 알아서 더 이상 피를 빨리지 않기 위한 노력 하면서 결실을 맺고 있다. 일본은 식민지 지배부터 시작해서 조선에 대해 얼마나 호의적으로 잘해줬는데 한국이 일본을 이용해 먹고 배신을 때린다는 식의 인식이다. 적반하장에도 분수가 있는데 일본은 그런 인식이 결여되어 있다. 식민지 지배를 했다는 자체가 얼마나 폭력적인 것인지 조차 인정하지 않는다. 미안하지만, 일본이 역사적으로 다른 나라에 대해 호의적으로 잘해준 나라는 없었다. 침략전쟁이나 식민지 지배는 상대방을 지배하고 착취하기 위한 것이지 어떤 미사여구로 장식해도 상대방을 위한 일이 될 수가 없다. 이건 한국과 일본의 관계만이 아닌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사실이다. 학생들은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란다. 일본에서 가르치지 않아서 그런지 너무나 당연한 객관적인 사실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일본에서는 한국이 일본에 바라는 것이 많다는 인식이다. 아쉬운 것은 한국이니까, 스가 총리가 한국에 대해 몇 배나 보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여론에서 바라고 있는 것이다. 한국이 그렇게 만만하게 당하지만 않을 것이라는 걸 모르는 모양이다. 작년 여름부터 시작된 경제적인 공격에서도 일본이 참패했다는 것도 거의 모른다. 이웃나라를 이용해 먹기나 하고 자신들 뜻대로 되지 않으면 공격하거나 보복한다고 협박한다. 그런 행동을 마치 한국에 대한 호의인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 그러니 일본에서 한국에 대해 호의적으로 나온다면 이면에 뭐가 있을지 모르는 위험한 시그널이다. 스가 정권이 된 후 일본 언론을 보면 아주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 아베 정권보다 언론에 대한 통제가 훨씬 더 심해진 걸로 보인다. 언론을 통해서 보면 마치 일본에는 특히 아무 문제가 없이 잘 굴러가고 있는 것 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 코로나에 관해서도 지난 18일 불과 며칠 전에 동경도의 신규 확진자가 급속한 증가에 강한 위기감을 표명하고 있었다(www3.nhk.or.jp/news/html/20200917/k10012622921000.html?utm_int=all_side_ranking-access_005). 지금은 연휴라서 신규 확진자가 줄었다고 하면서 10월부터 동경도를 Go To 캠페인에 포함시킨다고 한다. 동경도에서도 도내에서 여행하는 걸 장려하는 지원을 한다고 나왔다. 항상 이렇게 서로 모순된 일을 동시에 전개하는 걸 보면 재미있다. 물론, 감염 확대를 방지하면서 여행을 장려하고 있다. 감염방지 차원에서 외출하지 말라고 하면서 여행을 장려하고 외식을 장려하는 건 뭐지? 학생들 수학여행은 캔슬 시키면서 어른들에게는 여행을 장려하며 비용을 지원한다. 코로나를 통제하면 장려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관광을 가고 소비를 한다. 여행을 지원하기보다 코로나를 통제하는 것이 선결되어야 하며 훨씬 중요하다. 일을 처리하는 순서를 뒤죽박죽 하니 되는 일이 없이 정책을 하면 할수록 돈은 돈대로 쓰면서 헛발질을 하고 있다. 다양한 동상이몽이 동시 다발로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