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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코로나 19

일본, 4,520명 감염 폭발에 초강력 한파와 폭설

NHK에 따르면 12월 31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1,337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60,177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627명으로 사망률 1.04%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4,520명으로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을 포함한 확진자 누계가 236,464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3,505명으로 사망률 1.48%이다.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967명으로 내역을 보면 지역감염이 940명이고 해외유입이 27명이다. 확진자 누계가 60,740명이 되었고 사망자 누계는 900명으로 사망률 1.48%이다. 

 

한국의 신규 확진자가 900명대로 내려갔다. 그래도 여전히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내려갔다는 것만으로도 안도감이 든다. 오늘 사망자는 21명이나 발생했다. 당분간 이런 상태가 계속될 것 같다. 한국은 검사 수가 95,082건에 신규 확진자가 967명 발생했다니 양성률이 1.01%가 된다. 이 수치를 동경도와 일본 전국의 검사수와 양성률과 비교해 보기 바란다. 동경도는 27일 PCR 검사수 8,085건에 신규 확진자 1,337명으로 양성률 16.5%이다. 일본 전국에서는 검사 건수가 27일 18,451건에 신규 확진자 4,520명이라니 양성률 24.5%나 된다. 일본은 한국의 최소 몇십 배나 된다. 그들이 좋아하는 인구 비례로 본다면 그 비율은 다시 2.5배로 늘어난다. 한국의 방역당국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일본도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과로사 라인'을 훨씬 넘어 죽지 않은 것이 다행일 정도로 사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코로나 대책이 여러모로 비효율적이라서 수습이 안된다. 

 

오늘 동경도의 신규 확진자가 확 늘어서 1,337명으로 최다를 경신하고 말았다. 어제 944명보다 약 400명이나 많고 지난주 목요일 888명보다 약 450명 늘었다. 지금까지 하루 최고 1,100명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도 가볍게 훌쩍 넘고 말았다. 보통 오후 3시 전후에 동경도의 신규 확진자 수가 속보나 기사로 뜬다. 오늘은 속보로 1,000명이 넘었다와 1,300명이 넘었다가 먼저 떴다. 그래서 1,300명이 넘는구나 했다. 구체적인 수치가 기사로 올라오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나는 오늘이 연말로 내일부터 마트가 3일 쉬고 그 후에도 신선한 야채가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서 가격도 오를 예정이라, 넉넉히 사두려고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오늘 동경도 신규 확진자가 1,300명이 넘는다는 속보를 보고 머리가 멍해지고 다리가 풀려서 마트에 가는 걸 포기했다. 머리로는 하루에 1,000명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막상 1,300명을 넘었다는 것에 놀랐다. NHK기사에는 동경도의 신규 확진자 69%가 감염경로 불명에 양성률 10.2%라고 한다(www3.nhk.or.jp/news/html/20201231/k10012791571000.html?utm_int=all_side_ranking-social_002). 그런데 동경도 홈페이지에 가서 보면 양성률 8.4%라고 나왔다가 밤늦게 다시 보니 10.2%로 정정했다. 그래도 발표하는 양성률이 너무 낮게 나온다. 오늘 발표한 신규 확진자는 27일에 8,085건 검사에서 나온 것이다. 단순히 검사 건수에서 오늘 신규 확진자를 나누면 양성률이 16.5%이다. 검사수나 양성률은 일주일 평균으로 표시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검사건수에 비해 발표하는 양성률이 너무 낮게 나오는 걸로 발표하고 있다. 오늘 수치만 보면 홈페이지의 양성률의 배가 차이 난다. 이런 엄청난 갭을 의도적으로 알기가 어렵게 발표하는 걸로 보인다. 

 

일본 전국에서도 신규 확진자가 4,520명으로 최다를 경신했다. 4,000명이 넘을 줄 알았지만 한꺼번에 4,500명이 넘을 줄 몰랐다. 2020년이 저무는 마지막 날에 시원하게 넘고 말았다. 이대로 가면 이번 주에 하루 5,000명을 넘겠다. 동경도의 신규 확진자 수를 봤을 때는 머리가 멍했다. 그런데, 일본 전국의 신규 확진자가 4,500명이 넘는 걸 보고는 웃음이 나왔다. 순간 나도 내가 이상해진 줄 알았다. 살짝 맛이 갔는지도 모른다. 머리가 멍해지고 다리가 풀리는 단계를 넘으면 웃음이 나온다는 걸 알았다. 내가 웃고 만 것은 결코 일본에서 코로나 감염 확대가 기뻐서가 아니다. 헛웃음이다. 나도 여기 살면서 매일 마스크를 써서 조심하고 밖에 나가지 않고 마트에도 자유롭게 가지 못하는 생활을 보내는 처지라서 감염 확대가 반가울 수가 없다. 나쁜 일도 예상을 훨씬 뛰어넘으면 충격을 받아 자신도 이해하기 어려운 감정이 튀어나오는 모양이다. 

 

오늘 일본에서 신규 확진자가 100명 이상 발생한 지역은 다음과 같다. 동경도 1,337명, 가나가와 588명, 사이타마 330명, 오사카 313명, 치바 252명, 아이치 239명, 효고 193명, 후쿠오카 190명, 홋카이도 167명, 교토 109명의 순이다. 수도권 동경도와 가나가와, 사이타마, 치바를 더하면 2,507명으로 일본 전체의 55.46%를 차지하고 있다. 12월에 들어서 동경도나 오사카, 아이치, 홋카이도가 돌출되었던 것이 이제는 수도권이 전체의 반을 차지하는 양상이 되고 말았다. 가나가와나 사이타마, 치바에서 신규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상태이다. 오늘 일본에서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는 49명 발생했다.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지역은 오사카 9명, 히로시마 6명, 홋카이도, 아이치, 동경도 각 5명, 가나가와 3명 등이다. 

 

어제 동경도 지사가 기자회견을 한 기사가 많이 나온 이유를 알았다. 오늘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넘는다는 걸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오늘 동경도 지사는 처음으로 눈을 내리깔고 미안하다는 표정을 보였다. 항상, 위에서 사람들에게 명령하는 듯한 태도로 자극적인 언어가 쓰인 패널을 활용한 정치적인 퍼포먼스가 눈에 띄었는데 오늘 처음 다른 면모를 보였다. 그래서 어제 이대로 가면 '비상사태 선언'을 요청해야 된다고 했구나. '비상사태 선언'에 대해서는 니시무라 코로나 담당상도 감염 확대가 계속되면 '비상사태 선언'도 시야에 둔다고 했다(news.yahoo.co.jp/pickup/6380870). 지금까지도 그는 국민에게 공갈 협박하는 것처럼 '비상사태 선언'을 언급한 적이 있다. 그건 마치 어른이 아이에게 말을 듣지 않으면 벌을 준다는 것과 마찬가지 방식이었다. 그에 대해 사람들은 반발했다. 이번에는 '비상사태 선언'이 현실적인 레벨이 되고 말았다. 스가 총리도 감염 확대 상황이 "대단히 엄중하다"라는 인식을 밝혔다(news.yahoo.co.jp/pickup/6380927). 스가 총리는 '비상사태 선언'에 신중한 편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다른 대책이 없기에 결국 '비상사태 선언'을 하게 될 것이다. '비상사태 선언'도 일찍 하는 것이 좋은데 시간을 끌다가 사태가 걷잡을 수 없어, 이미 의료 붕괴를 하는 상황이지만 더 큰 희생을 하기 전에 하는 것이 낫다. 뉴스에 나온 영상을 보면서 내가 일본 총리를 AI로 대체하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고 상상했다. 부디 일본의 첨단 과학 기술을 구사해서 이상적인 일본 총리를 AI로 만들어 내길 바란다. 

 

문제는 동경도 지사나 니시무라 장관, 스가 총리가 하는 말에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다. 나는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어서 확인차 보지만 그들의 하는 말을 듣기가 싫고 보기도 싫다는 거부감이 든다. 그렇다고 내가 지시를 따르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다. 나는 착실히 아주 엄격하게 감염을 예방하는 행동을 하면서 지내고 있다. 그런 입장에서 보면 그들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이제 와서 최고로 감염이 확산된 마당에 우왕좌왕하면서 호들갑을 떠는 것 같아 싫다. 일본의 코로나 대책은 일본 정부가 가장 책임이 크다. 방역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아서 이 지경까지 몰고 왔다. 스가 총리는 처음에 코로나 대책을 잘한다고 약속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이 되는 것은 누구나가 알 수 있었다. 일본 정부의 방침에 대해 일본 의사회 회장과 동경도 의사회 회장이 의료 붕괴가 시작된 이후에 겨우 전문가로서 목소리를 냈다. 그런 의사회 회장에게 '살인 예고' 협박장을 보내는 사람이 있다(news.yahoo.co.jp/articles/b4282906d1f71b96b04aaee4d19f1f3523e4d3a3). 그런 기사에 달리는 댓글을 보면 의사회에 코로나 환자를 받지 않는 민간병원 원장이 많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냉랭하다. 의사회 회장이 용기를 내서 악역을 맡아 발언한다는 인식은 볼 수가 없다. 그래도 의사회 회장이나 전문가의 발언이 가장 설득력이 있는데 그들 입을 막고 만다면 어디로 가야 할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 수가 없게 될 것이다. 일본에서는 항상 그렇게 정부와 다른 의견을 내는 사람 입을 막아왔다. 그래서 사람들이 어디로 향하는지 몰라서 중구난방으로 떠들게 된다.  

 

일본은 어제부터 강력한 한파로 대설이 내리는 지역이 많다. 폭풍과 폭설이 같이 와서 바깥을 걸어 다니지 못할 정도가 된 지역도 있다(news.yahoo.co.jp/pickup/6380868). 새해가 되는 내일과 모레까지 호쿠리쿠 지방에는 대설이라고 한다. 교통이 통제되고 전철도 운행을 중지하는 사태가 벌어진다고 외출을 하지 말라고 한다(news.yahoo.co.jp/pickup/6380892). 연말연시에 홋카이도는 기온이 -32.6도로 냉동고와 같은 기온으로 내려갔다고 한다(news.yahoo.co.jp/articles/b725cc8839abf7b0d9a21acaf68b1c5e7336008f).

 

일본에서 2020년의 끝과 2021년의 시작은 코로나 19 감염 확대가 최고조에 달했고 날씨는 최강 한파에 폭설로 눈보라가 휘몰아쳐서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일본이 처한 상황을 실사판으로 보여주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현실이 상상력을 훨씬 뛰어넘는다. 최악의 2020년을 마치고 2021년 시작도 최악이지만 그래도 뭔가 '희망'이 있기를 바란다. 일본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코로나를 수습하는 것이다. 코로나를 수습하지 못하면 다른 것을 할 수가 없다. 정치가들이 언제까지나 우왕좌왕하는 걸 보면서 일본 사람들이 각성했으면 좋겠다. 자국의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들 나라와 사회가 어떻게 될지 진지하게 생각하고 행동했으면 좋겠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살아갈 일본 사회가 더 나빠지지 않고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