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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코로나 19

일본, 자연재해가 일상화?

NHK에 따르면 3월 13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330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115,170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577명으로 사망률 1.37%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1,320명으로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을 포함한 확진자 누계가 447,635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8,586명으로 사망률 1.92%이다. 일본 백신 접종 현황은 주말이라서 통계가 올라오지 않았다. 주말에 접종한 것은 월요일에 합산해서 올라온다.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490명으로 내역을 보면 지역감염이 474명이고 해외유입이 16명이다. 확진자 누계가 95,176명이 되었고 사망자 누계는 1,667명으로 사망률 1.75%이다. 한국의 신규 확진자가 조금씩 늘고 있는 추세이다. 월요일에는 300명대로 내려갔다가 주중에는 400명대가 된다. 오늘은 500명을 목전에 뒀다. 한국 백신 접종 현황은 오늘 새로 35,684건이 추가되어 누계가 583,658건이 되었다. 내역을 보면 아스트라제네카 558,299건이고 화이자 25,359건이다. 

 

오늘 일본에서 신규 확진자가 100명 이상 발생한 지역은 동경도 330명, 사이타마 183명, 치바 129명, 오사카 120명이다. 수도권 신규 확진자가 전체의 55.8%를 차지한다.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지역은 동경도 16명, 사이타마 8명, 치바 6명, 가나가와 5명, 오사카 4명 등으로 합계 51명이다. 수도권 사망자가 전체의 68.6%를 차지한다. 

 

동경도의 신규 확진자가 지난주 293명, 지지난주 337명, 그 전주 327명으로 4 주내 내 그다지 큰 변화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줄지 않고 늘고 있는 경향이다. 사망자도 지난주 8명, 지지난주 15명에 비해 많으면 많았지 준다고 하기가 어렵다. 일본 전국 신규 확진자도 늘고 있어서 2월 중순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사망자가 전체적으로는 줄고 있지만 비상사태 선언하에 있는 수도권은 줄지 않아서, 특히 동경도 사망자는 여전히 많이 나오고 있다. 2-3월 매주 토요일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의 추이를 비교해 보기로 하자. 이번에는 일본 수도권을 따로 분류해서 넣기로 했다. 

신규/사망자 2월 6일 2월 13일 2월 20일 2월 27일 3월 6일 3월 13일
한국 393/5 362/7 448/3 415/10 418/5 490/5
동경 639/21 369/11 327/27 337/15 293/8 330/16
일본 수도권 1,273/41 736/29 702/48 768/31 629/22 737/35
일본 전국 2,279/94 1,362/65 1,234/78 1,214/41 1,054/40 1,320/51

표로 정리해서 보면 동경도와 일본 수도권과 일본 전국의 경향이 신규 확진자가 늘고 사망자도 줄지 않아서 2월 중순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동경도나 수도권이 현재 비상사태 선언하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신규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오사카에서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고 변이종 감염 확대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일본 정부에서는 수도권 비상사태 선언을 해제한다고 한다. 하지만 여론조사를 보면 수도권 비상사태 선언을 연장해야 한다가 57%라고 한다(news.yahoo.co.jp/articles/c908e48f21639108928eafe5fbc177be09f8771e).

 

결국, 일본 정부는 신규 확진자가 피크에 달했을 때 비상사태를 선언하더니 이번에는 감염 확대, 더군다나 변이종 감염 확대 국면에 비상사태 선언을 해제한다고 나섰다. 참 이해하기 힘든 타이밍을 고르는 선수 같다. 그동안 신규 확진자가 어쩌고, 의료 제공체제가 저쩌고, 변이종이 어쩌고, 과학적인 근거가 저쩌고 했던 것과는 아무 상관없이 '정치적 결단'을 내렸다. 어쩌면 예상을 하나도 빗나가지 않는지 모르겠다. 모든 것은 동경올림픽 개최를 향하고 있었다. 동경올림픽 개최가 목표였기에 신규 확진자가 피크에 이르렀을 때 비상사태 선언을 했고 신규 확진자가 줄어도 연장을 했다. 동경올림픽을 위한 시나리오를 썼는데 신규 확진자 증가에 변이종 감염 확대까지는 예측을 못했나 보다. 이제는 시간이 되었으니 올림픽 분위기를 만들어 줄 한일전도 코앞에 왔겠다 비상사태를 해제해야 한다. 사실, 수도권 비상사태 연장도 그냥 기간만 연장했기에 별다른 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비상사태니까, 아무래도 행동에 제한을 받고 영업시간 단축도 계속되어서 신규 확진자가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일본 정부가 하는 걸 보면 신규 확진자가 어떻게 될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걸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지금까지 말로는 그럴듯하게 어쩌고 저쩌고 해왔지만 1년 이상 매일 지켜본 결과 주먹구구도 아니고 그때그때 내키는 대로 하는 걸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일본의 코로나 방역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정치적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갖은 실패를 해도 절대로 수정하지 않고 같은 길을 간다. 그래도 이 정도 유지할 수 있던 것은 일본 사람들이 정부를 믿을 수 없어 각자도생 하는 마음으로 조심했던 덕분이라고 본다. 

 

오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관한 뉴스로 WHO에서 접종을 중지할 이유가 없다는 발표를 했다고 한다(news.yahoo.co.jp/pickup/6387595). 일본에서도 승인이 나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원액을 수입해서 병에 담아 3월 중에 3,000회분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한다(news.yahoo.co.jp/articles/4917ec85851f476c49c10f42f973f935068d1ad3). 일본 다이이치산쿄에서 수입한 원액을 병에 넣고 포장하는 작업을 한다고 한다. 

 

1월 하순 치바에서 해외로 출국한다고 검사를 받고 양성 판정을 받은 40대와 50대라는 남성 2명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뉴스가 나왔다(www.youtube.com/watch?app=desktop&v=RRbhZkJL_ts). PCR 검사를 받을 때 쓴 주소와 전화번호도 허위였다고 한다. 기가 막힌 것은 1월 하순 양성으로 판명되었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것에 대해 3월 중순이 되어 뉴스로 전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뭐, 관리가 전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걸 알려주는 뉴스라면 알겠지만, 이건 좀 황당하다. 일본에서는 황당한 일이 일상화된 상태이니 안심해도 되는 건가? 

 

코로나 19가 처음 집단감염으로 크게 알려졌던 우한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벚꽃을 구경하는 인파로 혼잡하다는 뉴스를 보고 솔직히 부러웠다(www.youtube.com/watch?app=desktop&v=xXg9IHTYiUg). 우한에는 벚꽃이 참 많다고 전한다. 그 뉴스에 달린 댓글을 보면 대부분 '헤이트 스피치'로 도배가 되어 있다. 나는 일본에서도 코로나 방역을 제대로 했다면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는 생활을 보낼 수 있었고 동경올림픽도 판이하게 다른 분위기로 개최할 수 있었다고 본다.

 

 

오늘은 날씨가 아주 나빴다. 늦게 일어나서 바깥을 봤더니 비가 오는 천둥 번개가 쳐서 낮부터 전등을 켜고 있었다. 바로 눈 앞에 번개가 번쩍해서 가까운 곳에 벼락이 떨어졌나 할 정도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비교적 가까운 곳에 벼락이 쳤다고 한다. 그래서 전철이 운행을 중단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보통 날씨라는 게 변화가 심하다. 어느 정도 변화는 당연한 것이지만 비가 오거나 천둥 번개가 치는 곧 자연재해가 된다면 아주 우울하고 힘든 일이다.

 

일본은 그저께 11일이 동일본 대지진 10주년 기념이었다. 당시 지진 피해를 입은 것은 후쿠시마 부근 만이 아니라, 널리 알려지지 않아도 큰 피해를 입은 곳은 많았다. 어제 12일은 나가노현 사카에무라가 지진 피해를 크게 입은 날로 10주년이 되었다(jp.reuters.com/article/idJP2021031201002789). 당시 진도 6강으로 사망자가 3명, 주택 200건이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그 후 복구에 힘썼지만 마을 인구가 2,330명에서 지금은 1,750명으로 감소했다고 한다. 인구가 약 4분 1이 준 것이다. 일본에는 지방에서 과소화로 인구가 급격히 줄고 있지만 사카에의 경우는 아무래도 지진 피해의 영향으로 인구 유출이 더 많았을 걸로 보인다. 사실, 후쿠시마에 관해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부흥'이라는 말을 쓴다. '복구'나 '재건'이 아닌 '부흥'이라는 말에 대해 '흥한 적이 없은데 어떻게 부흥하느냐'는 반응도 있다. 예를 들어 '복구'나 '재건'은 할 수 있을지 몰라도 거기에 살던 사람들이 떠나거나 살 수가 없게 되는 것에는 어찌할 도리가 없는 서글픈 일이다.  

 

지난달 13일에 있던 후쿠시마 지진도 진도 6강이었다고 한다. 피해가 크지 않은 줄 알았더니 어디까지나 인명 피해가 적었을 뿐이다. 후쿠시마현에서 사망 1명, 중경상 100명, 미야기현 64명 부상이다. 주택 피해는 후쿠시마현 6,114호, 미야기현 5,331호가 파손되었다. 당시 피해로 급식센터가 파손되어 가동을 정지한 상태라고 한다. 급식센터는 유치원과 초중학교 26군데 하루 2,900식을 제공했다. 급식센터가 가동을 정지해서 아이들은 도시락을 지참해서 등교하고 있다. 맞벌이하는 엄마는 도시락을 만들기 위해 1시간 일찍 일어나야 해서 부담이 크다고 한다. 급식센터 복구공사는 4월 말까지 걸려서 5월 연휴가 끝나면 재가동할 예정이라고 한다. 소마시 노포 여관도 지진 피해로 객실 천정이 낙하, 14 객실 전부 벽에 균열이 생겼고 목욕탕 배관도 손상되어 지금도 임시 휴업을 하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에서 쓰나미 피해로 4층 건물 1층까지 침수했다가 5개월 후에 영업을 재개했다.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 국면에 손님이 없어 힘든 상황이었는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지진 피해를 입어서 수리할 엄두가 나지 않는 모양이다. 지진 피해를 입는 지역은 죄가 없는데 자꾸 피해를 입고 어려워지고 있다. 

 

오늘 관동지방 날씨가 매우  나빴다. 이렇게 매일 같이 자연재해 피해를 의식하는 나날이다. 날씨가 춥고 비도 오고 천둥 번개가 쳐서 3월에 눈이라고 내리나? 했다. 그런데 뉴스를 보니 동경에서도 토사 유실로 전철이 운행을 정지했고 요코하마에는 집중호우로 맨홀에서 폭포가 역류하듯 물이 솟구치고 있었다. 치바에서도 동경과 가까운 지역이 도로가 침수되어 자동차가 멈추고 각처에 피난 권고가 내릴 정도였다. 이치카와, 마쓰토, 후나바시, 미나미보소 등에 피난 권고가 내렸다. 여러 곳에 벼락이 떨어졌다고도 한다. 벼락으로 신호체계가 고장 나서 JR이 일시 운행정지를 하기도 했다. 오늘 내렸던 경보도 참 다양했다. 토사 유실 경보, 호우경보, 홍수경보, 돌풍 경보 등이다. 지역에 따라 우박도 내렸다. 내일은 강력한 돌풍이 분다고 한다. 나는 하루에 이렇게 다양한 경보가 한꺼번에 내리는 걸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 저 멀리 미에현에서는 시간당 120mm라는 엄청난 비가 내렸다고 한다. 다른 지역 폭우량도 들었는데 미에현 인상이 너무 강해서 메모하는 걸 잊고 말았다. 일기예보 용어를 찾아봤더니 시간당 30mm 이상이 '매우 강한 비'라고 한다. 시간당 120mm는 '물폭탄'이라는 표현을 하는 모양이다. 다른 지역에도 '물폭탄'을 맞은 곳이 꽤 있는 모양이다. 

 

요새 일본에서는 대지진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보도를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www.youtube.com/watch?app=desktop&v=Wsz7-msrAew). 사람들은 애써 모르는 척하고 싶지만 항상 지진이 있는 곳이라서 불안하다. 물론 그런 보도는 만약에 지진이 일어나도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편이라는 걸 알지만 사실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지 잘 모른다. 일본은 '재해 열도'로 불리듯 어느새 자연재해도 일상화가 되었는지 모를 정도로 재해가 많은 인상이다. 편안한 날이 없는 느낌이 든다. 그래도 다행이었던 것은 저녁에 날씨가 개어서 잠깐 석양이 빛났다. 오랜만에 굵고 선명한 무지개, 일본에서는 거의 본 기억이 없는데 무지개가 가깝게 떴다. 쌍무지개가 될 것 같더니 다른 하나는 희미해서 잘 보이지 않는 사이에 사라졌다. 나는 그걸로 오늘 일어났던 이상한 날씨가 좋게 끝났다. 내일 다시 돌풍이 분다고 하지만, 내일은 내일이니까, 가끔은 가까이서 굵고 선명한 무지개를 보는 것 같은 좋은 일도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