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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코로나 19

일본, 제3차 비상사태 짧게 끝날까?

NHK에 따르면 4월 23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759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133,662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869명으로 사망률 1.40%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5,113명으로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을 포함한 확진자 누계가 558,857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9,885명으로 사망률 1.77%이다. 일본 백신 접종 실적은 22일 현재 누계 2,517,045건이다.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797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117,458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811명으로 사망률 1.54%이다. 한국 백신 접종 실적은 누계 2,114,700건이다. 

 

오늘 일본에서 신규 확진자가 많이 나온 지역을 보면 오사카 1,162명, 동경도 759명, 효고 567명, 아이치 284명, 후쿠오카 239명, 가나가와 226명, 사이타마 207명, 홋카이도 158명, 치바 139명, 교토 130명의 순이다. 사망자가 많이 나온 걸 보면 오사카 15명, 효고 8명, 홋카이도와 동경도 각 5명, 미야기와 오키나와, 가나가와 각 3명으로 합계 56명이다. 

 

오늘 동경도의 신규 확진자는 지난주보다 92명 많고 오사카는 47명이 줄었고 효고는 57명이 많다. 효고는 오늘 하루 최다를 경신했다. 일본 전국적으로는 581명이 늘었다. 신규 확진자가 이전부터 크게 늘어도 사망자가 크게 늘지 않았는데 이번 주에 들어서 사망자가 확실히 증가하고 있다. 오늘처럼 오사카와 효고에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오늘 동경도와 오사카, 효고, 교토에 대해 제3차 비상사태를 결정해서 밤에 선언한 상태이다(news.yahoo.co.jp/pickup/6391457). 기간은 4월 25일부터 5월 11일이라고 한다. 짧게 집중적으로 한다지만 단순히 황금연휴를 집에서 지내라는 것과 같다. 스가 총리는 비상사태 선언을 하게 된 것에 대해 사죄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비상사태 선언을 하는 일이 없을 거라고 강조한다. 웃기지도 않는 게 바로 3주 전에 오사카와 효고는 비상사태 선언에 해당했는데도 불구하고 '만보' 적용을 했다. '만보' 적용으로 일을 크게 키워서 '의료 붕괴'가 심각한 상태를 만들어 그제야 비상사태 선언을 했다. 비상사태 선언을 하기 싫어서 '만보' 적용하는 꼼수를 썼다가 실패한 것이다. 아베 정권이 코로나 대책에 실패한 것이 크게 눈에 띈다면 스가 정권에서는 하는 것마다 코로나 대책과는 반대로 하고 있어서 엄청난 국가예산을 쓰고 엄청난 실패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언론에서 제대로 다루지 않는다. 아베 정권보다 언론장악이 더 철저하다는 의미다. 스가 정권은 '제3파'를 인정하지 않고 비상사태 선언이 늦은 관계로 전국적으로 '의료 붕괴'에 빠져 코로나 사망자 80%가 이 시기에 발생했다. 그전에 스가 정권에서는 'Go To 캠페인'으로 전국적으로 코로나 감염을 확산시킨 결과였다. 그 인과관계도 인정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일본에서는 국가예산의 낭비와 국민의 목숨을 지키지 못한 어마어마한 실책에도 일본 언론이나 국민은 아주 관대하다. 

 

영국형 변이종이 폭증한 오사카와 효고, 교토 관서지방의 비상사태 선언 요청에 갑자기 새치기해서 끼어든 동경도는 사실 비상사태 선언을 요청할 단계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한다. 일본 정부 기준으로 병상 사용률 50%대 이상으로 '스테이지 4'로 간주하는데 동경도의 병상 사용률은 20- 30%대라고 한다. 그래서 동경도 지사의 돌발행동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고 본다. 오사카부 지사를 견제하고 있다. 오사카부 지사에 관심이 쏠려서 동경도지사에 관심이 적어질 것을 피하고 싶었다. 스가 총리와 주도권 경쟁을 하고 있다. 자신은 책임을 지지 않고 모든 책임을 일본 정부에 떠넘기려고 한다. 동경올림픽 개최를 위해 신규 확진자를 줄이고 싶다. 마지막으로 바흐 IOC 위원장의 성화봉송을 위한 방문에 일정을 맞췄다는 등이다(news.yahoo.co.jp/articles/703d31b94fc3fbb8ebe1acfab517aa3be531b166). 일본에서는 5월 17일 방문하는 바흐 위원장 일정에 맞춤형으로 동경도가 비상사태 선언 요청을 했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한편 비상사태 선언을 하거나 '만보' 적용 지역 외에 다른 지역도 '만보' 적용과 비상사태 선언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홋카이도 삿포로시에는 4월 24일부터 5월 11일까지 음식점 등 영업시간 단축을 요청한다. 미에현에서도 26일부터 현내 음식점 등에 영업시간 단축을 요청한다. 기후현은 독자적인 비상사태 선언을 했고 일본 정부에 4월 26일에서 5월 11일까지 '만보' 적용 요청을 결정했다. 현재 '만보' 적용 지역은 수도권의 사이타마, 치바, 가나가와에 아이치, 오키나와, 미야기, 에히메이다. 요즘 신규 확진자가 계속 늘고 있는 후쿠오카도 '만보' 적용이나 비상사태 선언 행렬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에서는 코로나 감염 확대 국면에서는 비상사태 선언을 하면서 항상 세트로 백신에 대해 언급한다. 처음부터 백신과 감염 확대는 세트로 묶여 있는 모양이다. 오늘도 갑자기 7월까지 고령자 2회 백신 접종을 마친다는 발표를 했다(news.yahoo.co.jp/articles/6ee7406010a7012cd17e12057bcbb71d81d514d8). 스가 정권이 다급한 모양이다. 아무리 봐도 무리한 일정으로 실현 가능성조차 없어 보이는 목표를 발표했다. 7월까지라는 시한이 중요한 포인트로 동경올림픽 개최가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 개막 전에 고령자 백신 접종을 마치겠으니 아닥하고 동경올림픽 개최를 반대하지 말라는 걸로 보인다. 그런 한편, 지난 주말 현재 일본 의료종사자 백신 접종이 25%였다고 발표했다(news.yahoo.co.jp/articles/892ab945715fb012e3c2c44aaac75ba321d707c2). 하지만 의료종사자에 접종률을 실제보다 많게 잡은 걸로 보인다고 한다. 실제로 접종률은 더 적고 고령자에 대한 접종은 아예 없는 지역이 9개 현이라고 한다. 

 

한국 포털을 보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에 대한 공격이 도가 지나치다. 일본에서 화이자 백신 접종으로 193만 건 접종해서 10명이 사망했지만 인과관계는 모른다는 발표다(news.yahoo.co.jp/articles/156722c11cb6070561569cdee674084f588d8252). 한국이라면 물리고 뜯기고 발려서 백신 접종 공포증이 생길 것이다. 일본에서는 조용하다. 마치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말이다. 이것도 일본 언론이 정부에 대해 과잉충성을 하는 것이 아닐까? 참고로 일본 언론의 '보도의 자유도'는 67위로 G7 최하위로  한국에서 '기레기'로 욕을 먹는 언론이 42위일 정도니까, 일본 언론도 참 질이 떨어졌다(www3.nhk.or.jp/news/html/20210421/k10012988411000.html?utm_int=all_side_ranking-social_002).   

 

고이케 동경도 지사는 비상사태 선언과 관련해서 독단적으로 상업시설 등에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 먼저 시설 면적이 1,000 평방미터가 안 되는 상업시설에 대해 휴업 요청을 한다고 했다. 그에 대한 반발이 나와서 1,000 평방미터 이상 상업시설에 대해서도 휴업 요청을 한다고 했는데, 웬만한 백화점이나 쇼핑센터가 다 포함된다. 그에 대해서 반발이 나오자 이번에는 크기에 상관없이 생활필수품 판매와 관계가 없는 상업시설에 휴업 요청을 한다는 걸로 바뀌었다. 고이케 지사는 코로나 대책으로 밤 8시 이후 가게 간판이나 네온사인도 소등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news.yahoo.co.jp/articles/a71f1e7c3349529d8ba6ea26ab3b10ed8899331f). 처음부터 지금까지 코로나 대책을 성실하게 하지 않아서 이 지경이 되었는데 지금에 와서 '등화관제'를 시키는지? 거리를 마치 전시상황처럼 연출하고 싶은 모양이다. 하늘에서 코로나 폭탄이 쏟아지는 게 아니다. 거리에 불을 끄고 사람들에게 공포심을 조장하려는 의도인가? 그렇지 않아도 우울한 사람들이 많은데 '우울증 부추기'로 나오나?  

백화점에 휴업 요청을 하면서 '협력금'을 하루당 20만 엔을 지불하고 가게에는 2만 엔이라고 했다(news.yahoo.co.jp/articles/b3100ce9102768ecc9191e5e9e796b6080479d2d). 그에 대해 백화점과 쇼핑센터에서는 휴업 '협력금' 하루 20만 엔이 '말도 안 되는 금액'이라고 한다(news.yahoo.co.jp/pickup/6391479). 너무나 당연한 반응이다. 대목에 휴업하는 희생을 요구한다면 어느 정도 그에 걸맞은 보장을 해야 한다. 대목인 황금연휴에 휴업하라는 것도 참기가 힘든데 보상이라고는 하루에 20만 엔이라니 장난하나? 그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면 백화점은 벌금 내고 영업하는 것이 좋겠다고 한다. 

 

이번 황금연휴 기간에 작년 동기 대비 국내선 항공권 예약이 3-4배 증가했다고 한다. 지금 갑작스럽게 비상사태 선언을 하지만 사람들은 일찍부터 휴가를 계획해서 준비했을 것이다. 그에 대해 철도회사와 항공회사에서 편수를 줄이는 등 검토에 들어갔다고 한다(news.yahoo.co.jp/pickup/6391485). 

 

일본 정부나 지자체가 코로나 대책을 하면서 항상 경제를 죽이지 않는 걸 중요시하는 포즈를 취했다. 하지만 결국 최악의 패턴으로 소상공인은 말할 것도 없고 대기업까지 고루고루 목을 조르는 형태가 되었다. 기가 막히게도 일본 정부와 지자체가 앞장서서 자국 경제 죽이기에 나선 걸로 밖에 보이지 않는 대책을 거듭하고 있다. 희한하게도 일본 언론이나 국민들이 그에 대한 비판을 보기가 힘들다. 

 

 

그런 한편, 개강해서 2주 동안 학교에 오고 가며 주변과 학교에서 하는 걸 보면 일본에서 코로나가 오래오래 머물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지난 1년 이상 전철도 한 손으로 꼽을 정도밖에 타지 않고 주로 도보권에서 생활하다가 출근하기 시작해서 금방 일본에서 왜 감염 확대하는지 순식간에 이해가 되었다. 다 쓸 수는 없지만 어제와 오늘 경험한 걸 소개한다. 

 

어제 출근하면서 다치카와 역을 지나가는데 역 앞에 파칭코 가게가 개점하는지 사람들이 몇 백 명은 될 정도로 모였다. 마스크는 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지 않았다. 비상사태 선언이고 나발이고 없는 모양이다. 전철을 갈아탔더니 바로 옆에서 멀쩡한 여성이 마스크를 벗고 온갖 잘난 척은 다하면서 커피를 마시고 있다. 바로 옆이라서 나는 아주 불쾌하다는 시선을 보냈다. 다른 곳이라면 전철에서 내리라고 한다. 그런 일은 오늘도 있었다. 바로 옆자리에 앉은 젊은 여성이 태연하게 마스크를 벗고 커피를 마시고 있다. 사람들도 꽤 붐비는 전철에서 말이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뭔 죄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런 사람들은 외국인이 아니라, 일본인이다. 코로나 방역수칙을 지키는 걸 내 주변에서 보면 외국인이 더 민감하고 철저하다. 중국 유학생은 기본적으로 '의료용 마스크'를 장착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교실에 학생들을 거리두기도 없이 밀집시켜서 그걸 보고 나는 말도 못 하고 현기증이 났다. 투명 아크릴판을 설치했다고 빈자리도 없이 빽빽하게 앉아서 수업을 해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 대학에서는 방역수칙이 어쩌고 하는 문서가 수시로 날아온다. 하지만, 학교에서 교실을 그렇게 배정해놓고 다른 교실이 없다면 그런 상태에서 수업을 할 수밖에 없다. 학생들도 불안할 것이라서 나는 그런 상황에 죄악감을 느낀다. 물론, 환기에 신경을 쓰지만 요새 대학은 창문도 활짝 열지 못하게 고정되어 있다. 수업 환경이 안정되지 않아서 수업에 집중할 정신이 하나도 없다. 대학에 따라서는 코로나 감염 예방 대책이 확실한 기준이 없어 우왕좌왕하는 곳도 있다. 대학도 이런 상황인데 어떻게 동경올림픽이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대회가 될지 전혀 모르겠다. 

 

동경도 지사는 비상사태 선언에 백화점을 비롯한 상업시설, 극장에도 휴업을 요청하고 밤 8시 이후에는 간판과 네온까지 끄라고 요청한다. 말은 '요청'이지만 사실상 '행정명령'이나 마찬가지다. 거부하면 벌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치적을 위해서는 레인보우 브릿지에 점등하는 연출을 했던 인물이 지금에 와서 갑자기 '등화관제'도 아니고 코로나 19에 대해 '전시상황'을 연출해서 사람들 심리에 공포심을 심으려고 한다. 그러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주자가 달리는 성화봉송은 계속하고 올림픽 개최를 향해 나간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아니다, 모든 것은 올림픽을 개최해서 자신의 정치적 욕망, 일본에서 첫 여성 수상이 되기 위한 발판으로 삼기 위한 걸로 밖에 보이지 않기에 사람들이 화가 난다. 이런 과정을 보면서 그녀야 말로 수상이 되면 안 되는 인물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