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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코로나 19

일본, 감동 없이 산만한 올림픽 개막식

NHK에 따르면 7월 23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1,359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196,400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2,277명으로 사망률 1.16%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4,225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862,855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5,129명으로 사망률 1.75%이다. 일본 백신 접종 실적은 연휴라서 업데이트되지 않았다.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1,630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185,733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2,066명으로 사망률 1.11%이다. 한국 백신 접종 실적은 16,723,537건이다. 

 

오늘 일본에서 100명 이상 신규 확진자가 나온 지역은 다음과 같다. 동경도 1,359명, 가나가와 652명, 사이타마 401명, 오사카 379명, 치바 334명, 후쿠오카 152명, 오키나와 100명 순이다. 수도권과 오사카 신규 확진자가 전체의 74%를 차지한다.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지역은 홋카이도 3명 등으로 합계 8명이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신규 확진자가 전체적으로 793명이 늘었다. 동경도 88명, 가나가와 206명, 사이타마 111명, 오사카 125명, 치바 57명 등이다. 후쿠오카가 이번 주 화요일부터 100명 이상으로 올라왔다. 오늘 동경도는 연휴 영향인지 아니면 동경올림픽 개막일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신규 확진자 확 줄었다. 가나가와, 사이타마, 치바, 오사카가 늘고 있는 걸 보면 동경도가 이상하게도 아주 적게 나온 걸로 보일 정도다. 그런 게 조금도 이상하지 않은 것은 지금까지 동경도의 신규 확진자는 비상사태 선언을 하게 되면 급격히 늘고 오늘 같은 날에는 줄 수도 있는 고무줄 같다는 걸 알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제 남아공과 일본 축구 경기가 있었는데 일본이 1대 0으로 이겼다. 남아공 감독이 시합이 끝난 후 코로나 검사로 양성 판정을 받은 선수가 있다고 예의에 어긋난 취급을 받았다고 고언을 했다고 한다(https://news.yahoo.co.jp/articles/a9f06067b9c2a7acbf5db5f665f45c91c41eaa3b?tokyo2020). 남아공 감독이 아닌 사람이 봐도 남아공 선수들이 '차별 대우'받는 걸로 보였다. 일본 유명 선수인 구보가 남아공 선수가 양성 판정을 받은 것에 대해 자신들에게 손해는 없다는 발언을 했다. 나는 아무리 속내가 그렇다고 해도 일본은 호스트로 손님을 맞은 입장이다. 거기에 같은 선수 입장에서 올림픽에 출전해서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상대방을 배려하는 발언을 할 수 없었을까 했지만 어디까지나 내 생각일 뿐이다. 일본에서는 자신들이 홈그라운드인 걸 유리하게 이용해서 '텃세'를 하면서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많이 따는 것만이 목적인 것 같다. 그 기사에 달린 댓글에 '좋아요'가 75,022로 가장 많이 받은 걸 소개한다. "차별적인 취급을 받은 것처럼 어필하기 전에 시합을 할 수 있었던 것에 먼저 감사를 표시해야 하는 게 아닌가?" 요새 이런 댓글이 많다. 올림픽 선수는 일본에 올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거기에 더 하면 '차별'을 받아도 어쩔 수 없으니 그런 말을 하지 말라는 걸로 들린다. 이게 현재 일본에서 주된 스탠스 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상대가 남아공이 아닌 미국이나 영국 선수에게도 같은 말을 할까? 나는 '차별 올림픽'이 현실이 되는 것 같아 슬프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일본이 개최하는 동경올림픽이니 그 올림픽을 어떻게 하든 일본 사람들이 결정한다. 

 

매일 코로나 검사를 받는 걸로 되어 있는데 PCR 검사 키트가 부족해서 일본 체조 선수와 일부 선수들이 검사를 못 받은 적도 있다고 한다. 부족한 검사 키트는 24일 대량 확보된다고 한다(https://news.yahoo.co.jp/pickup/6399536). 이번 '버블 방식'은 수많은 이유로 스스로 '붕괴'한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 

 

 

오늘은 그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동경올림픽 개막식 날이다. 나도 일본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행사이기에 관심을 가지고 봤다. 지루한 걸 참고 또 참으면서 보고 나서 후회했다. 나중에 하이라이트만 보는 것이 좋았을 것 같아서다. 인상에 남는 몇 장면을 소개한다. 

 

처음에 일장기가 입장했다. 일장기를 받들고 있는 사람들 중 한 명만 다른 옷을 입었는데 구급대원이었다고 한다. 일장기를 넘겨받은 것은 자위대인 게, 왜 자위대였는지 의문이다. 자위대가 받아서 일장기를 게양했다. 지금까지 국가행사에 자위대가 중요한 장면을 장식하는 역할을 한 적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이번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장면에 자위대가 나왔다. 이전에는 자위대를 전면에 내세우면 안 되는 분위기였는데 이제는 반대로 중요한 장면에 자위대를 등장시키는 모양이다. 이 부분을 다른 사람은 어떻게 보고 느꼈는지 나중에 물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주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상징적이기 때문이다. 

 

미샤가 '기미가요'라고 일본 국가를 불렀다. 나는 그녀의 빙수로 보이는 드레스가 재미있었다. 그녀에 대해서 일본에서는 가창력이 대단하다고 하지만 나는 특별한 느낌이 없다. 기사에는 '압권'이었다, '감동'했다는 내용이 많았다(https://news.yahoo.co.jp/articles/b5678b8ec8688f01ea77229de86f5204631e1ea6). 아마, 다른 사람들에게는 '압권'이었고 '감동'이었을 것이리라.

 

다음은 모리야마 미라이라는 배우가 댄스 퍼포먼스를 했다. 그는 효고 출신으로 고베 대지진에서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코로나 희생자에게 바치는 퍼포먼스를 한 후에 묵도를 했다(https://news.yahoo.co.jp/articles/ad4f11385e1fc90a3b347c116e82987fa12601b1). 그 퍼포먼스도 집중해서 봤지만 해설을 봐도 의미를 잘 모르겠고 아주 힘이 빡 들어간 느낌은 알았다. 이 퍼포먼스에 대해서도 SNS에서는 '감동했다' '압권이었다'라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 기사에 달린 댓글을 봤더니 내가 느낀 것과 비슷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아휴, 다행이다. 나만 괜히 트집이라도 잡는 것 같아 미안했는데 다른 사람이 봐도 그렇게 느끼는구나 싶었다. 일본 언론에서 개막식에 대해서는 '감동'과 '압권'을 키워드로 정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보는 사람들도 '감동'을 원한다. 

 

한국 선수단이 입장하는 걸 봤는데 선수들이 긴장한 느낌에 굳은 표정, 피곤한 얼굴로 보였다. 땀이 많이 나서 얼굴이 번들거리는 것 같았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얼굴이 비췄다. 아, 이번에 초대를 받은 건가? 했다. 백신 접종은 맞았겠지? 국립경기장은 덥지 않을까? 그런 것이 걱정스러웠다.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아 정말 다행이었다. 

 

다른 나라 선수단이 입장하는 것도 봤다. 선수단들은 대부분 즐거운 모습이었다. 하지만, 뭔가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선수들 복장이 더워 보이는 것도 많아서 냉방도 없다는 국립경기장에 조명도 많은데 선수들이 덥거나 피곤하지 않기를 바랐다. 앞으로 선수촌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할 것으로도 충분히 예상이 되었다. 

 

선수 입장에서는 일본 선수들이 가장 즐거워하는 모습이 보였다. 물론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니 얼마나 자랑스럽고 뿌듯했을까? 다른 나라 선수들을 보면서 일본의 축제, 일본 선수들을 위한 들러리로 보였다. 이건 일본의 축제를 위해 다른 나라 선수들을 동원한 건가? 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말로는, 슬로건은 모두를 위한 올림픽이라고 하지만 일본만을 위한 올림픽으로 보였다. 부디 일본이 자국 올림픽에서 역사에 남게 메달을 많이 따길 바란다. 그게 목적인 것 같으니 말이다. 

 

개막식이 후반에 접어들어 JOC 회장 하시모토가 인사를 하는데 나 홀로 감동한 스피치를 하고 있었다. 나는 하시모토의 자아도취한 모습을 보면서 아이고, 회장이 혼자서 감동하면 다른 사람들이 감동하지 못하는데 하면서 보고 있었다. 일본에서는 이런 자아도취가 많고 또 그걸 나쁘게 보지 않는다. 그런 걸 아무렇지도 않게 보면서 혼자만 감동하면 안 되지, 다른 사람들을 감동시켜야 하는 입장인데 하는 내가 있다. 바흐 회장 인사를 듣기 싫어서 듣지 않았는데 너무나 길었다. 세상에 13분이나 스피치를 했다고 한다. 

 

거의 막바지에 접어들어 성화봉송 주자에 일본 야구의 전설적인 인물 나가시마 시게오, 왕 정치, 마쓰이 히데키 선수가 등장했다. 나가시마 시게오 감독이 제대로 걷지 못하는 걸 마쓰이 선수가 옆에서 부축하고 있다(https://news.yahoo.co.jp/articles/e090119a5939eb9389e494d463fac98f78964ec8). 나는 그걸 보면서 왜 이런 장면을 연출했을까 싶었다. 일본에서는 국민영웅이니까, 무조건 감동적인 신이 될 것은 보증수표이다. 물론, 본인이 수락을 한 것이라 나왔겠지만 국민영웅의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모습을 보여야 했는지 의문이다. 나는 보기가 힘들었다. 그냥 전설로, 멋있는 모습으로 남는 게 좋지 않았을까 했다. 물론, 그 장면은 기사에 다 감동적인 대단원인 것처럼, 인간드라마로 묘사될 것이 분명하다. 내가 보기에는 억지로 감동을 연출하는 것 같아, 일본에서 잘하는 연출 수법이라는 걸 알지만 너무 그렇게 보였다. 그런데 세 사람 다 올림픽과는 그다지 연관이 깊지 않다. 일본 야구, 프로야구에서 전설적으로 '국민 영예상'을 받았다는 것과 요미우리 자이언트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동경올림픽 성화봉송 마지막 주자는 테니스 선수 오사카 나오미였다. 여기에는 일본에 살지도 않지만 흑인과 혼혈이라는 것이 일본의 '다양성'과 남녀평등을 보여주는 의미에서 그녀였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 오사카 나오미가 우울증이라서 인터뷰를 하는 게 고통스럽다는 이유로 대회를 중도에 포기한 걸 기억한다. 최종 주자가 오사카 나오미라는 것에 대해 일본에서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의견이 분분하다(https://news.yahoo.co.jp/pickup/6399549). 

 

기사를 보면 게임 관련 음악이 나와서 흥분했다, 어쩐다 했지만 나는 게임을 안 해서 그런지 전혀 몰랐다. 많은 사람이 게임하는 걸 당연하다는 전제인 것 같다. 개막식 전체를 보면 부분적으로 열심히 했지만 전체적으로 뭘 전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더라(https://news.yahoo.co.jp/articles/e248ed1b10d263a06c7c70a71e749cf7c884b0ab). 기사를 보면 나만 그렇게 본 것은 아니다. 평창올림픽 느낌이 막 나는 건 나만 느끼는 건가? 했다. 드론으로 동경올림픽 엠블렘을 그리고 지구로 변하는 것도 그렇고 마지막 성화에 점화하는 부분에서도 비슷한 걸 느꼈다. 개막식에서 아주 많은 걸 해서 늘어놨지만 산만하고 지루해서 전체적인 통일감이 부족하고 뭘 테마로 강조하는지,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잘 모르겠다. 연출팀이 소통이 되지 않았나? 할 정도였다. 마치 밀린 숙제를 억지로 하는 기분으로 봤다. 

 

개막식이 끝난 건 11시 30분이 넘었다. 개막식에 관한 기사가 올라오는 걸 보면 대부분 도가 넘치는 낯 뜨거운 '자화자찬' 일색이다. 예를 들어 드론 쇼에 대해 외신이 "일본 기술의 끝을 모르겠다"라고 했단다. 드론 쇼는 평창에서도 했지만 그게 '한국 기술'인 것은 아니다. 드론은 '중국 기술'이 아닐까? 칭찬하려면 드론 쇼의 연출이나 '예술성'이나 '표현력'이 아닐까? 그게 '일본 기술'에 속하나? 일본 정부와 언론이 힘을 합해서 동경올림픽 띄워서 전설로 만들려고 작정했나 싶을 정도다. 뭐, 왜곡에는 도가 튼 사람들이라서 아주 자연스럽게 아름다운 소설을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자신들을 '자화자찬'하면서 중국이나 다른 나라를 까는지 모르겠다. 이건 세트로 해야 되는 건가? 역시 '차별 올림픽'이라서 그런가?

 

요새 날씨가 덥다, 그래도 최고기온이 34도로 35도에는 미치지 못한다. 태풍 8호가 생겨서 동경을 강타할지도 모른다고 한다. 태풍으로 비가 오면 시원하다고 해야 할지? 다른 피해가 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