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동경은 최고기온 17도로 기온이 낮았지만 아침부터 쾌청하게 맑았다. 어제는 기온도 낮고 오후부터 비가 와서 날씨가 매우 추웠다. 어제 오전에는 택배가 온다고 해서 집에서 기다렸다. 홋카이도에서 후배가 아스파라거스와 명이나물을 보냈다. 친구가 유이에서 시라스라고 신선한 잔멸치를 삶아서 급속 냉동한 걸, 현지에서 가장 맛있는 걸로 주문해서 보냈다. 택배를 받아서 바로 점심에 시라스를 밥 위에 얹어서 먹었다. 집에 있으니 밖에 비가 오는 게 산책을 나가도 괜찮을 것 같았다. 금난초도 보고 싶고 산책을 나가고 싶었다. 산책을 넓은 범위로 갈 작정이었다. 우선은 마트에 가서 필요한 식료품을 사러 가기 전에 좀 먼 곳에 있는 금난초를 보러 갔다. 비가 와서 가까이 가서 보려면 신발이나 옷도 젖으니까, 가까이서 볼 수는 없었다. 이 근처에서 금난초와 은난초가 가장 많은 곳인데 올해는 별로 많이 피지 않은 것 같다. 다음에 마트에 가서 필요한 걸 샀다. 다음은 집 뒤쪽에 있는 금난초가 있는 걸 보고 싶다. 마트에서 나와 좀 공원을 거쳐서 집 뒤쪽 금난초를 보러 갔는데 피기는 폈지만 좀 빈약하다. 비를 맞으면서 보러 갈 정도는 아니다.
가까운 공원에 죽순이 나는 곳도 가서 봤는데 죽순은 보이지 않았다. 비가 오는데 주변을 걷다 보니 신발로 젖고 바지도 젖는다. 비도 생각보다 많이 온다. 예정으로는 마트에서 돌아와 집에 짐을 놓고 다시 죽순을 캐러 갈 생각이었다. 죽순을 캐러 가는 곳은 좀 먼 공원이다. 그런데, 비가 오는데 걷다 보니 춥기도 하고 죽순을 캐는 곳은 수풀 속에 들어가야 해서 신발도 완전히 젖고 바지도 많이 젖을 것 같다. 오늘은 택배도 받아서 먹을 것도 많다. 비가 오고 추운데 꼭 죽순을 캐러 가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죽순을 캐러 가는 걸 포기했다. 어제저녁에는 아스파라거스를 버터로 살짝 볶고, 명이나물과 시라스를 넣고 볶다가 계란을 풀어 넣었다. 어제는 두 가지로 저녁 식사를 했다. 다 두 가지였지만 재료를 생각하면 아주 호화판으로 맛있게 먹었다.
요새 동경 날씨가 들쑥날쑥하다. 날씨가 맑다는 일기예보에도 오늘처럼 아침부터 쾌청하게 맑은 날은 거의 없고 아침에는 안개가 낀 것 같다가 햇볕이 나고 낮부터 기온이 올라가는 식이다. 이른 오후가 가장 따뜻하다. 오늘은 드물게 아침부터 쾌청하게 맑아서 이불도 말리고 빨래도 해서 널었다. 내일도 비가 온다고 한다. 그 많던 죽순도 오늘 아침으로 다 먹었다. 오늘은 날씨도 좋기에 죽순을 캐러 가기로 했다. 아침에 늦게 일어나서 간단히 요가를 하고 빨래할 준비를 하는데 큰 언니가 전화를 했다. 전화를 집중해서 길게 하다 보니 시간이 훅 지나갔다. 매우 늦은 아침을 먹고 좀 있다가 늦은 점심을 일찍 먹고 죽순을 캐러 나가려고 친한 이웃에게 전화했다. 오늘 산책을 충분히 했는지, 오후에 산책을 간다면 죽순을 캐러 간다고 같이 가자고 했다. 죽순을 캐러 가는 공원에 가는 길에 만났다. 지난주와 이번 주에도 항암치료를 못해서 속상하다고 안정적으로 항암치료를 받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친한 이웃은 아주 걱정하고 있어서 같이 속상해한다.
죽순이 있는 공원에 가서 친한 이웃이 죽순을 캐라고 도구를 가져왔지만 캐는 건 힘드니까, 그냥 발로 꺾어서 껍질을 벗기기로 했다. 나는 좀 자란 죽순도 발로 꺾었다. 삶으면 부드럽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친한 이웃은 정말 윗부분만 가져간다. 나는 죽순을 많이 캐고 다음은 부추를 베러 간다고 했다. 다른 이웃과 죽순이 나는 곳에서 만나기로 한 친한 이웃을 거기서 기다린다고 한다. 나만 혼자서 경사진 곳에서 부추를 골라 베고 있었다. 경사진 곳이라서 미끄러지지 않게 다리에 힘을 주고 서서 허리를 굽히고 다른 풀과 섞이지 않도록 부추를 골라서 베어야 한다. 한참 집중해서 하고 있더니 친한 이웃과 다른 이웃이 왔다. 다른 이웃도 주변에서 자생하는 산나물을 채취하는 사람이라서 내가 베는 부추가 있는 줄 몰랐다면서 여기 부추가 많이 있었네 한다. 나도 부추 베는 걸 멈추고 셋이 산책을 시작했다. 셋이 다 식물에 관심이 있어서 주위에 핀 꽃을 보고 저게 뭘까 궁금해하고 셋 중에 내가 제일 식물에 대해 모르는 데 어쩌다가 내가 꽃 이름을 맞추기도 한다. 오늘도 그런 날이라서 나무에 하얀 꽃이 많이 펴서 저 꽃은 뭘까 해서 유심히 봤더니 아카시아였다. 친한 이웃과 다른 이웃도 모르겠다고 한다. 아카시아 나무가 너무 크게 자라서 꽃이나 잎이 잘 보이지 않아 모르는 모양이다. 옛날에는 아카시아 나무도 많아서 아카시아 향기가 나곤 했는데 요새는 아카시아 나무를 보기가 힘들다. 올해는 벚꽃이 좀 늦어서 벚꽃이 지기도 전에 많은 종류의 꽃이 막 펴서 정신이 없다. 벚꽃은 늦었는데 다른 꽃들이 이르게 펴서 계절감각이 혼란스럽다.
금난초와 은난초를 화제로 올해는 어디 금난초가 좋더라는 말을 하면서 서로 사진을 보인다. 친한 이웃과 다른 이웃도 사진을 찍었는데 옆으로 금난초 전체가 보이게 찍었다. 나는 금난초 꽃을 강조한다고 주로 위에서 꽃만 찍는다. 나처럼 위에서 찍는 사람은 별로 없는 모양이다. 위에서 찍으니까, 꽃이 예쁘게 나온다고 한다. 나는 식물 사진을 어떻게 찍는 건지 모른다. 그냥, 꽃이 예쁘게 나오게 찍는 거다.
셋이 걸어서 다른 공원을 거쳐서 오면서 다른 이웃이 친구와 머위를 많이 땄다고 한다. 식물에 관심이 많은 이웃들은 주변에서 뭐가 어디에 있는지 아주 상세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그에 비하면 내가 알고 있는 건 정말로 적다. 머위 얘기를 하기에 내가 머위가 많이 나는데 경사지지 않고 허락을 받지 않아도 딸 수 있는 곳을 알려준다고 했다. 내가 머위 밭으로 생각하는 곳을 알려줬더니 아주 좋다고 감탄한다. 나도 다른 이웃에게 알려줄 수 있어서 좋다. 다른 곳도 머위가 나는 곳은 많지만 주로 경사진 곳이 많아서 나이 먹은 사람들이 머위를 따기는 좀 신경이 쓰인다. 머위가 나는 장소에 따라 먼지가 많거나 차가 다니는 가까운 곳도 바람직하지 않다. 머위가 있어도 많지 않은 곳도 있다. 내가 알려준 곳은 머위도 좋고 많이 있고 경사도 없고 허락을 받을 필요도 없는 환경이 좋은 곳이다.
도중에 작은 공원도 곁눈으로 봤더니 등나무 꽃이 폈다. 다른 곳 등나무 꽃은 벌써 꽃이 폈다가 졌다. 작은 공원 등나무 꽃은 올해 많이 피지 않았다면서 너무 일찍 폈다고 한다. 나도 꽃을 보면서 뒤죽박죽 펴서 계절이 헷갈리는데 꽃이 제멋대로 일찍 피는 걸 어쩔 수가 없다. 셋이 다른 공원에 살짝 앉아서 쉬고 헤어졌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친한 이웃이 나와 다른 이웃을 기다리느라고 혼자 피곤했을 것 같다.
나는 집에 오는 길에 금난초를 보러 들렀더니 옆에 골프 연습을 하는 아저씨가 있다. 올해는 금난초가 많이 피지 않았네요 했더니 많이 피지 않았다고 한다. 빈약하지만 은난초도 있으니까, 보고 가라고 한다. 집에서 가까운 곳이라서 그 길을 지났는데 그동안 금난초를 본 적이 없었는데 금난초가 보이기 시작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았다. 금난초를 다른 곳에서 가져다 심었냐고 물었더니 자생하는 것이라고 한다. 야생이라서 가져다 심을 수가 없다고 한다. 쓰레기 투성이었던 곳을 말끔히 정리해서 관리하기 시작했더니 금난초와 은난초도 보이기 시작했다고 아마 예전부터 있었는데 쓰레기로 뒤덮여서 보이지 않았을 거라고 한다. 아, 그러고 보니 쓰레기를 정리해서 그 주변이 변했구나 싶다. 금난초와 은난초가 나는 곳은 사람들이 밟지 않게 주위에 막대기를 세워서 줄로 구분을 했다. 다른 장소에서 보면 금난초나 은난초 옆에 막대기를 꽂아서 밟히지 않도록 하는 곳도 있다. 나도 그런 게 없는 데서 금난초나 은난초를 보면 밟지 않도록 옆에 막대기를 꽂아둔다. 금난초와 은난초도 올해는 일찍 폈다고 한다. 주변에서 올해 금난초와 은난초가 핀 걸 보면 단지 바로 옆 공원 뒤쪽이 가장 많이 핀 것 같다. 당분간 거기에서 금난초와 은난초를 집중해서 봐야겠다.
저녁을 준비하면서 죽순을 삶았다. 가장 큰 냄비 하나로는 부족해서 다른 냄비도 동원해서 삶았다. 삶은 죽순은 식혀서 담을 그릇이 없어서 지퍼백에 넣고 냉장고에 보관했다. 저녁에는 모렐 버섯을 버터로 볶아서 스파게티 위에 고명으로 얹었다. 모렐 버섯을 볶고 난 소스가 남은 곳에 삶은 스파게티를 넣고 볶아서 소스도 다 활용했다. 곁들이는 반찬으로 명이나물을 데쳐서 초고추장에 무쳤다. 냉장고에 있던 모렐 버섯을 빨리 먹지 않으면 상해서 버리게 된다. 오늘 처음으로 볶았는데 아주 맛있는 소스가 나고 식감은 고기 같았다. 모렐 버섯이 아주 많아서 스파게티반 모렐 버선 반인 초호화판 파스타를 저녁으로 먹었다. 파르메잔 치즈가 있었으면 더 좋았는데 치즈가 없었다. 내일을 죽순을 닭봉과 같이 조릴 생각으로 닭봉을 냉동실에서 냉장실로 옮겨뒀다. 부추도 다듬어서 깨끗이 씻었다. 부추를 맛있게 먹으려면 만두를 만들어야 하나? 어떻게 맛있게 먹을까? 오늘도 세 시간 정도 밖에서 지냈더니 몸이 노곤 노곤해지는 느낌이 든다.
사진은 2년 전에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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