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6/21 변태를 부르는 패션?
오늘 동경은 아침부터 산뜻하게 맑지 않아 눅눅하지만, 비가 오지 않아서 집에서 지내기에는 쾌적한 날씨다.
요즘 이사 문제로 너무 피곤해서 오늘 아침에는 일찍 일어날 수가 없었다. 어제는 1교시에 수업이 있는 친구가 문자를 보냈다. 오다큐선이 전날 탈선사고로 복귀가 안되었으니 학교에 올 때 다른 전철을 쓰라는… 정말로 하루하루를 무사히 평온하게 보내기가 힘들다. 보통은 편도 한시간 반에 가는 길을 어제는 두 시간 이상이 걸렸다. 그리고 모르는 길을 가서 대중이 안잡혔다.
가끔 놀러 오는 일본 아줌마가 문자를 보내왔다. 몸이 아팠다고, 오늘 시간이 괜찮으면 놀러온다고… 집에서 빨래하면서 쉬려고 놀러 오라고 했다.
지난 주 금요일 학교에서 이상한 동료가 스쳐 지나가면서 내 허벅지를 만진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주는 장마철이라, 계속 비가 와서 우울한 날씨였다. 금요일은 오랜만에 맑아서 상쾌하고 화사하게 일주일을 마감하고 싶은 기분이라, 옷을 좀 화사하게 입었다. 빨강 원피스에 빨강색과 흰색 꽃무늬의 컬러가 큰 옷이었다(사진참조). 여성 동료들은 한 마디씩 한다. 화사해서 좋으네요. 귀여워요 등 인사다. 사실, 장마철 우울한 분위기에서 화사한 걸 보면 기분이 좋다. 그렇게 학생들 기분이 좋으라고 옷을 입는다. 어쨌든 나는 무대에 서는 입장이라, 무대의상인 것이다. 결코 누군가에게 섹스어필을 위한 복장이 아니다.
그런데 이상한 동료는 작년인가, 재작년부터 내가 화사한 옷을 입은 날에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가까이 접근해서 나를 공포에 떨게 했다. 지난 번은 녹색 옷을 입었을 때였다(사진참조). 그러기를 두 번, 세 번째는 드디어 우연인 것처럼 손가락으로 내 허벅지를 만졌다. 그 순간은 도대체 뭔일이 일어나는지 믿을 수가 없었다. 학교 복도가 그렇게 좁은 것도 아니다. 그 전에 두 번이나, 나에게 접근을 한 적이 없었다면, 뭔가 우연히 일어난 사고라고 칠 수도 있다. 그러나 나에게는 세 번째,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우선 친구에게 이상한 동료가 내 허벅지를 만졌다고 말했다. 친구는 그전부터 일어나는 상황을 알고 있다. 그리고 젊은 여직원에게 말했다. 그런 일이 있다는 걸 알아두라고… 아무래도 다른 직원에게도 말을 해둘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 나이가 든 여직원에게도 말했다. 여직원이 하는 첫마디가 내가 뭔가 착각을 한 게 아니냐고 한다. 그렇지않아도 바쁜 데, 내가 헛말을 한다는 말인가, 아니다. 두번이나, 화사한 옷을 입었을 때 접근해서 공포에 떨었다고, 그날 입었던 옷을 기억한다고 했다. 여직원이 하는 말이, 그분이 장애가 있어서 자기네와도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하다고… 아니 그런 사람이 대학에서 강의하고 학생들과 커뮤니케이션은 가능하다는 말인가? 여기도 문제가 복잡하다. 어쨌든 그런 일이 있었다는 걸 보고해 놓는단다.
내가 경험하는 일본에서 이런 일은 일상적이다. 단지 이번에 내가 주위에 말을 한 것은 대학 내에서 성희롱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어난 일을 그날 같은 복장으로 주위에 말할 수 있다는 것은 그래도 다행이다. 사람들이 느끼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어쩌면 내가 섹시한 복장으로 그런 행동을 유발시켰다고 제멋대로 상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으니까.
지난 화요일에 젊은 변태에게 시선을 받은 옷차림(꽃무늬 원피스에 흰쟈켓)으로 목요일 여성학 수업을 했다. 수업시간에 화요일에 있었던 일을 말하면서, 내 복장이 변태에게 자극을 줄 요소가 있었는지 학생들, 특히 남학생들에게 검증을 받는다. 남학생들은 꽤 솔직하게 의견을 말한다. 그 옷차림은 세상에서는 보통 일지 몰라도, 여기에서는 좀 화사한 편에 속한다고, 그러나 젊은 남성들 시선을 끌 요소는 없단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내가 보기에는 스커트 길이, 복장이나, 연령이 문제가 아니다. 학생들에게 요새 그런 사람들에게는 연령제한이 없는 걸까? 했더니, 모르겠단다.
변태를 만났을 때 입었던 복장을 검증할 때는 같은 옷을 직접 입거나 아니면 가져가서 많은 학생들에게 보여서 검증을 받는다. 옷차림에 문제가 있었는지? 검정원피스위에 입었던 휫셔 핑크 니트 원피스를 보였더니 남학생들이 비명을 지르면서, 선생님 그 옷을 색상이 너무 위험하다고 해서 안 입기로 했다. 사실은 그 옷을 입었을 때, 30분 동안에 세명이나 변태가 다가온 내 인생에서 최단시간, 최다변태로 기록을 남긴 옷이기도 하다. 내 나이가 몇인가, 아는 사람 다 안다. 왜 이런 일이 이렇게 자주 일어나는지 모르겠다. 여성학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선생님에게 문제가 있는 게 아니란다. 수업효과가 있기는 있는 모양이다.
변태를 만났던 옷차림이다, 어떤 요인이 변태를 불렀는지? 이유를 알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