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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셔니스타?

상자 속에서 2012/11/23 상자 속에서 오늘 동경 날씨는 아침부터 가을비가 촉촉하게 조용히 가랑비가 내린다. 창밖으로 바라보는 경치는 단풍이 들어서 예쁘다. 비록 작년보다 창밖 나뭇가지가 많이 잘려 나가 앙상해졌지만. 그리고 나뭇잎이 많이 떨어져서 나뭇가지 사이로 다른 집이 보인다. 여름에는 나뭇잎이 무성해서 거의 안 보였는데… 자신이 상자 같은 집에 살면서도 남의 상자는 보기가 싫다. 남의 상자를 보면, 자신이 상자에서 살고 있다는 걸 인식해야 하니까. 결국, 나의 일상은 작은 상자에서 먹고 자고, 움직이는 상자를 타고 일터에 가서, 더 큰 상자에서 일을 하는 거니까. 잘나 봤자 상자 속 인생이다. 홈레스는 길가에서 박스를 깔고, 박스에 둘러싸여 산다. 지진 피해자는 더 큰 상자 같은 건물, 피난소에서 박스를.. 더보기
냄새의 기억 2013/07/29 냄새의 기억 오늘 동경은 아침부터 가랑비가 내렸다. 가랑비가 그치고 벌레 우는 소리가 들린다. 가랑비가 그쳤지만 나뭇잎과 나뭇가지, 전깃줄에 물방울이 그렁그렁 맺힌 채로 떨어지지도 않는다. 아주 습기가 많다. 나는 밤새 창문을 열고 커텐을 닫고 잤는 데, 아침에 비가 와서 커텐을 열고 창문을 꽁꽁 닫았다. 창문을 열면 더 시원하지만, 습기가 많아서 싫다. 올해는 갑자기 폭염이 계속된 날씨 탓인지, 예년에 비해 모기가 많다. 그래서 모기향을 달고 산다. 요전날 낮잠을 자려다가 훅하고 이불에서 냄새가 났다. 그 냄새가 옛날 시골 할아버지 방에서 나는 냄새였다. 곰방대로 골초 담배를 피우는 담배냄새에 절은 냄새였던 것이다. 나는 깜짝 놀라서 기억을 더듬어봤다. 내가 어디서 이 냄새를 맡았을.. 더보기
더위 먹었나? 2013/07/18 더위 먹었나? 오늘 동경 날씨는 아주 맑고 더운 날씨였는 데, 저녁에 소나기가 잠깐 내렸다. 그로 인해 무더움이 조금 가셨다. 지난주에 폭염이 계속된지라, 이번 주도 덥지만 지난주 보다 기온이 좀 내려서 지내기가 수월하다. 그래도 아이스케키를 입에 달고 산다. 지난 주 폭염의 영향은 시간이 좀 지난 후에 나타났다. 그때는 어떻게 견뎠는 데, 폭염이 일주일 계속된 후에 사람들이 더위에 지쳤다. 학생들 조부모님들이 돌아가셔서 결석도 몇 명이나 있었다. 그래서 리포트를 못 내는 학생도 있었고… 이번 주로 학기말이 되는 수업과 다음 주로 끝나는 수업이 있다. 이번 주에 500명 수업과 오늘 했던 여성학, 노동사회학이 끝났다. 나는 시험을 안 하고 리포트 과제를 낸다. 어제는 500명 수업을 .. 더보기
개구리와 멜론 2013/06/30 개구리와 멜론 오늘 동경은 오랜만에 화창하게 맑은 날씨였다. 오전에는 화창하게 맑았다가 기온도 좀 높게 올랐는 데, 오후에는 흐려왔다. 저녁이 되니 기온이 낮아 춥게 느껴질 정도라서 창문을 닫았다. 오늘 아침은 몸이 노곤해서 그냥 늦게 일어났다. 어제 도서관에 가려다가 못 갔다. 도서관에 가려고 아침에 일어나서 할 일을 하고 차비를 마치니 오후 2시가 되었다. 햇살을 받아 뜨거워진 아스팔트 길을 걸어가려니 용기가 안 났다. 가서 피곤을 풀고 일을 하려다 보면 일도 제대로 못할 것 같아 도서관에 안 가고 집에서 소일했다. 그 대신 저녁에 산책을 나가서 오래 걸었다. 집에 돌아와서 주스를 만들려는 데, 믹서가 갑자기 안 돌아간다. 너무 많이 넣어서 작동이 멈춘 줄 알고 내용물을 덜어내고 .. 더보기
몰카 당했다 1 2017/06/23 도촬 당했다 1 오늘 동경은 최고기온이 31도까지 올라간 더운 날씨였다. 아침에 나가면서 일기예보를 봤더니 최고기온이 29도라고 해서 그다지 덥지 않을 줄 알았다. 그러나 웬걸 역까지 갔더니 만만치 않게 더울 것 같은 예감이었다. 예정대로 학교에 가서 더위 속에서 일을 하고 돌아왔다. 이번 주도 아주 힘든 일주일이었다. 집도 더웠는지꽃병에 꽂았던 수국도 축 늘어져 있었다. 지난주는 바쁜 일주일이기도 했지만, 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매일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 주 사건의 대미를 장식한 것은 금요일 출근길에 몰카를 당한 것이었다. 전철을 타고 앉으면 책을 읽는다. 책을 읽을 때는 집중해서 읽기 때문에 주위에 일이 있어도 잘 모른다. 그런 내 눈앞에 카메라렌즈가 있었다. 그냥 목에 걸어 놓고.. 더보기
변태를 부르는 패션? 2014/06/21 변태를 부르는 패션? 오늘 동경은 아침부터 산뜻하게 맑지 않아 눅눅하지만, 비가 오지 않아서 집에서 지내기에는 쾌적한 날씨다. 요즘 이사 문제로 너무 피곤해서 오늘 아침에는 일찍 일어날 수가 없었다. 어제는 1교시에 수업이 있는 친구가 문자를 보냈다. 오다큐선이 전날 탈선사고로 복귀가 안되었으니 학교에 올 때 다른 전철을 쓰라는… 정말로 하루하루를 무사히 평온하게 보내기가 힘들다. 보통은 편도 한시간 반에 가는 길을 어제는 두 시간 이상이 걸렸다. 그리고 모르는 길을 가서 대중이 안잡혔다. 가끔 놀러 오는 일본 아줌마가 문자를 보내왔다. 몸이 아팠다고, 오늘 시간이 괜찮으면 놀러온다고… 집에서 빨래하면서 쉬려고 놀러 오라고 했다. 지난 주 금요일 학교에서 이상한 동료가 스쳐 지나가면서.. 더보기
장마철에 밝은 옷 오늘 동경은 아침에 맑았다가 오후 늦게 흐리고 비가 살짝 뿌리는 날씨였다. 동경은 지난 금요일부터 장마철에 돌입했다. 이번 장마는 기온이 낮고 비가 올 때는 강하게 온다. 월요일이 가장 춥고 비도 많이 왔다. 최고기온이 17도로 전날보다 10도가량이나 낮았다. 도서관에 갈 때 집에서 바깥을 보니 비가 그리 세지 않게 내리는 것으로 보여서 크지 않은 우산을 가지고 나갔다. 우산이 크면 비를 덜 맞지만 무거워서 보통 사이즈를 택했다. 막상 밖에 나오니 집안에서 보는 것과 달리 비가 꽤 온다. 우산을 바꾸러 다시 집에 가는 것이 귀찮아 도서관에 갔다. 도서관에 도착했을 때는 양쪽 팔과 하반신, 발이 젖었다. 도서관에서 신발을 벗고 맨발로 있어야 할 정도였다. 돌아오는 길에는 비가 더 크게 와서 아침에 집을 나.. 더보기
금붕어의 외출 2013/06/09 금붕어의 외출 오늘 동경은 맑아서 따가운 햇살이 내 리쏘였다.. 나는 아침에 늦게 일어났다. 이번 주는 좀 피곤했는 데, 어젯밤에 잠을 늦게 잤다. 축적된 피로는 늦잠을 자게 한다. 늦잠을 자면 오전 시간이 짧아진다. 아침에 일과인 요가를 건너뛰고 어젯밤에 담가 뒀던 흰색옷을 손으로 빨아서 널었다. 아침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다시 손빨래를 해서 널었다. 어느새 점심때가 넘어섰다. 빌리고 싶은 책이 있어서 도서관에 가려고 점심을 해서 먹었다. 그런데, 바깥 햇살이 아직도 뜨겁다. 도서관에 가는 길이 햇살을 받아서 뜨거워져 있을 거다. 그리고 햇살도 따가울 거다. 아직 피곤이 풀리지 않아서 길을 나서기가 망설여진다. 더운 날씨라, 헐렁한 청바지에 컬러가 있는 반소매 셔츠를 입고 나간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