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뜨개질 이야기

친근감 만들기

2013/11/11 친근감 만들기

 

오늘 동경 날씨는 바람이 세게 불었다가 멈추고, 흐렸다가 개이고 비가 오다가 그치고 따뜻했다가 춥고 변덕스럽기가 짝이 없는 도대체 종잡을 수 없는 날이었다.. 어제는 최고기온이 22도나 되는 따뜻하고 습기가 눅눅한 날씨였는 데, 오늘은 최고기온이 16도에 최저기온이 4도란다. 최저기온을 보면 분명히 한겨울 날씨인 것이다. 세상에 아직 가을도 제대로 오지 않았는 데, 어쩌라고…요새는 날씨의 변화가 전혀 자연스럽지 않고 급격한 변화다. 롤러코스터처럼 급격히 왔다 갔다 한다. 인간의 적응능력을 실험한다는 것인지…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컴퓨터회사에 연락했다. 고장난 곳을 말하는 것과 메모리 증설시켜 달라는 걸 전하려고 채팅으로 할 걸 다했더니 한 시간이나 걸렸다. 채팅이라 집중이 필요해서 하고나면 큰 일을 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피곤해진다. 저녁에 전화가 온 걸 들으니, 고장난 건 고쳤다고 메모리 증설은 못한다고 그냥 메모리를 샀다. 내가 하려고…채팅할 때, 신경써서 처음에 인사하고, 마지막에도 고맙다는 말을 한다. 좋은 일주일을 보내라고도… 일부러 신경 써서 인사를 건넨다. 팍팍한 세상이라, 자연스럽게 인사를 안하기 때문에 나를 위해서 인사한다. 인사 안 하는 데 길들여지기가 무서워서 신경을 쓴다. 버스에 타고 내릴 때도 잊지 않고 인사한다. 내가 버스를 타는 것은 학교에 가는 일 밖에 없으니까, 학생들이 같이 타서 본다.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이 아니라, 운전사를 향한 것이 아니라 미안하지만… 그렇게 한다.

오전에 어제 하던 여성학 수업준비를 마저 했다. 컴퓨터회사와 연락 등으로 오전 중에 일을 벌써 많이 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여기서 기분전환하는 휴식에 들어가서 머리숱을 살짝 쳐내고, 머리를 감았다. 국수 국물을 만들면서 목욕탕 청소도 하고… 옷을 너무 많이 껴입어서 몸이 둔해졌다. 옷을 껴입은 수준은 벌써 한겨울이다. 허걱…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따뜻한 국물이 땡긴다. 국물을 만들려고 멸치와 다시마를 물에 넣어서 불린다. 새우가루도 넣어서 국수 국물을 만들었다. 야채가 없어서 샐로리를 넣고 계란을 풀어 넣고 김을 구워서 많이 넣었다. 국수가 안보일 정도로. 두그릇째는 김대신 파래를 넣고 깨도 뿌렸다. 오랜만에 따뜻한 국물에 국수를 먹으니 기분이 좋다. 한그릇을 먹고 적당히 좋았는 데, 국물이 맛있는 사이에 먹어야 할 것 같아 한 그릇을 더 먹었다. 배가 너무 불러서 뒤로 넘어질 것 같다. 꽈당. 피가 위로 몰렸는지 정신이 혼미해진다. 국물에 넣은 소금기가 혓바닥에 남아있다. , 커피를 마셔야지. 커피에 필리핀 흑설탕을 넣어서 달달하게 만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필리핀 흑설탕도 거의 없어져 간다. 어디서 파는지 알면 다시 사고 싶다. 달달한 커피를 마셔도 개선된 상태가 여의치 않다. 이런 상태에서 일을 못한다. 포기하고 심심한 짦은 드라마를 봤다

블로그도 좀 들여다본다. 자주보는 블로그에 프라우고님은 마치 친구처럼 친근감이 있다. 한번도 뵌 적도 없지만 블로그를 통해서 생활을 보면 아는 사람 같다. 내 블로그를 읽는 사람도 그럴까? 뜨개질도 조금 하면서 휴식을 취한다. 모헤어로 앞판을 짜서 예상보다 예쁘지 않아 기분이 안 좋았는 데, 뒷판은 예쁘게 나올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졌다. 밤에 색을 배합하면 형광등 불빛이라, 낮에 자연광에서 보면 안 좋은 경우가 있다. 지금 뜨고 있는 지난 여름바다라는 것이 그렇다. 모헤어실로 여름바다의 잔상을 옮긴다. 사실 나는 여름에 바다에 가질 못했지만 말이다. 지독히 뜨거웠던 여름도 잔상으로 옮기면 아련히 아름다운 추억처럼 보인다. 여름바다가 지독히 더운 것만은 아니니까, 어디까지나 머리속에 있는 이미지니까… 날씨가 바쁘게 흐렸다 개였다 하더니 결국 비가 온다. 계속 비가 오나 싶었는 데, 또 개인다

정신 차려서 내일 수업 준비에 들어간다
. 어떻게 이번학기 NPO매니지먼트론은 시원치 않다. 아무래도 경영학적인 부분이 많이 들어가서 그런지 학생들이 어려워한다. 나도 사실 쓰는 책이 재미없다. 그래도 그중 나은 거라 쓰고 있는 거다. 그래서 수업 준비를 할 때도 좀 부담스러워서 진도가 잘 안 나간다는… 날씨가 개었다. 서쪽하늘을 보니 해가 난다. 일찌감치 나가서 가을이 제대로 왔는지 확인하고 사진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들고나갔다. 바깥은 정말로 추웠다. 산책을 하면서 이건 완전히 겨울 날씨네, 근데 아직 가을도 제대로 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가을이 왔나 했더니, 곧바로 겨울이 쳐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다. 아직 겨울준비는 전혀 못했는 데…아, 정말 헷갈린다. 날씨에 따라 내 마음도 종잡을 수가 없어.

주위를 봐도 아직 가을이 제대로 오지 않았다. 나뭇잎도 아직 노랗게, 빨갛게 물들지 않았는 데, 벌써 겨울이 온 것처럼 춥다. 좀 짧게 산책을 하고 돌아왔다. 아무래도 산책을 하니 체온이 올라갔다. 집이 아주 따뜻하게 느껴진다. 점심을 많이 먹어서 저녁은 생략, 사과를 깎아 먹고 남은 일을 했다. 내일 수업은 즐겁게 진행이 될까? 좀 어려울 것 같다… 오늘은 추우니까 목욕을 일찍 해서 침대에 들어가고 싶다. 뜨개질을 하면서 휴식을 취한 다음에 하자.

핑크색 캐시미어 니트는 원래 좋은 캐시미어였는 데, 햇볕에 탔다. 그걸 말했더니 그냥 가져가란다. 가끔 들르는 우체국 옆에서 지역 노인분들을 위해 도시락을 만드는 NPO 활동하는 곳에서 재활용품을 판다. 거기서 받아온 것이다. 햇볕에 탄 쪽은 못 입을 것 같아서 뒤집었다. 그리고 초록색으로 스커트처럼 뜨개질을 했다. 표딱지는 떼서 안에다 달아야지. 이걸 원피스처럼 입을 때는 안에 검은색 속치마를 입는다. 그리고 검정색 타이츠를 신고, 검정색 부츠를 신는다. 색상이 화려해도 검은색과 맞는 것은 쓰기가 편하다. 밝은 색이라, 추운 겨울에 기분을 밝게 해 줄 것이다. 소매를 떼어내는 게 좋을지, 아직 고민 중이다..

이 베스트도 소재가 좋아서 산거다. 알파카라고 해서다. 그런데 기장이 좀 짧고 색이 어려워서 그냥 그대로는 안 입을 것 같아 기장을 길게 짰다. 이색으로 기장을 길게 하니 좀 부드러워져서 표정이 생겼다. 그런데 어떻게 입을지 잘 모르겠다. 은행잎색 코트에 빨간색 머플러와 같이 하면 좋을까? 밤색 계통은 그다지 어울리지 않아서 어렵다. 나에게 어려운 상대(옷)는 뭔가 살짝 바꿔서 친근감을 만든다





'뜨개질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황금 햇살 일요일  (0) 2019.11.26
월동 준비  (0) 2019.11.25
소설책과 뜨개질  (0) 2019.11.09
왕자님 포스 베스트?  (0) 2019.11.04
가을의 길목  (0) 2019.10.28